대구교대부초 김영호 교장 ‘학교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출간
대구교대부초 김영호 교장 ‘학교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출간
  • 황인옥
  • 승인 2023.05.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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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교직생활 보따리 풀다
“교육 현장에 답 있다고 생각
학생과 소통하며 직접 수업”
교육철학·인생철학 등 구성
퇴직해도 ‘선생님의 글’ 연재
학교가는길-집으로가는길
김영호 교대부초 교장의 교육 에세이집 ‘학교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책 표지.

대구교육대학교대구부설초등학교(이하 교대부초)의 아침을 여는 사람은 늘 김영호 교장이다. 아직 단잠에 빠져있거나, 한참 출근 준비로 분주할 시간인 7시 이전이면 이미 근무지인 교대부초에 도착해 불을 켜며 밤새 고요했던 교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겨울이면 난방기를, 여름이면 냉방기를 가동하며 교사들과 학생들이 등교 전에 공부하기에 쾌적한 상태를 만들어 놓는다. 그의 일상을 지켜보면 그가 평소에 가장 좋아하고 즐겨 쓰는 단어인 ‘제일머슴’은 그를 위해 존재하는 말처럼 들린다.

김영호 교대부초 교장이 교육 에세이 ‘학교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을 출간했다. 오는 8월 31일 정년퇴직을 앞두고 지난 40여년의 교직생활을 정리하고, 퇴직 후의 삶을 설계하며 출간했다.

그는 대구교육대와 한국교원대 대학원(초등국어교육 전공, 석사)을 졸업하고, 대구매천초, 삼영초, 경운초, 관음초, 교대부초, 북부초, 함지초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대구광역시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대구광역시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 대구태현초등학교 교감, 교대부초 교감, 대구광역시남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대구교동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다. 2020년 9월 1일부터 교대부초에서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자의 교육철학과 인생철학이 담긴 책은 그가 교대부초에서 수업한 내용과 학교에서 느낀 단상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한 ‘학교 가는 길’과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을 현재의 삶이나 미래의 꿈과 연계해 놓은 ‘집으로 가는 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가 “그동안 수업에 관한 내용을 4권의 책으로 엮어냈는데, 이번 책은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 내용들을 전체적으로 정리한다는 의미로 펴내게 됐다”며 이번 책 출간의 의미를 짚었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동안 학교 가는 길은 제게 늘 화양연화였습니다. 이제 집으로 가는 길 앞에 서 있는데 그 길도 늘 화양연화이길 소망합니다.”

교장에게는 교육 활동 전반에 관한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장하는 임무가 주어지고, 수업은 맡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례일 뿐, 엄격한 규칙은 아니다. 그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교대부초 1년에 4회에 걸쳐 교내 18개 학반에서 수업을 해왔다.

수업은 교육 공동체인 학생, 학부모, 교원 모두가 공감하고 만족하는 내용들을 다룬다. 수업의 주제는 행복, 용기, 칭찬, 사랑, 책임감, 열정, 감사, 정감 등 30여 가지다. 교대부초의 모든 교육공동체가 오늘은 어제보다 더 좋은 수업,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해서 겸손과 열정으로 일신우일신하는 마음의 결정체라고 소개한다.

굳이 맡지 않아도 되는 수업을 그가 고집하는 이유는 “교육현장에 교육의 답이 있다”는 소신 때문이다. 현장의 답을 찾기 위해 그가 주목하는 것은 소통이고,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 것 또한 소통을 위한 방법론이다. 소통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담임교사가 보조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다.

그에게 수업은 학생들과 교사들의 고충을 몸소 이해하고, 적확한 교육정책을 찾아가는 방편이다. 여기에 향후 교장이 될 후배들에게 길을 안내하려는 의도도 부가된다. “대구시교육청에서는 수업에 대한 좋은 정책을 많이 펼치고 있습니다. 그 정책의 구현은 바로 교육 현장에 있거든요. 그래서 직접 수업을 해 보는 것만큼 좋은 해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수업 시작 전에 그는 담임교사와 연구부장과 충분한 협의 시간을 가지며 수업의 충실을 기한다. 학생들의 정보나 수업의 흐름, 학습 준비물, 에듀테크 활용 등을 자유롭게 협의하고 수업 방향과 내용을 결정한다. 이때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학생이다. 함께 수업할 학생 한 명 한 명의 장점과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점을 꼼꼼히 체크한다.

그가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교육환경은 많이 달라졌다. 지난 40여년을 돌아보며 회환으로 남는 것이 없지는 않다. 80~90년대의 엄격했던 교육 분위기 탓에 보다 자유롭고 능동적인 수업을 펼치지 못했던 것. 그 회환을 그는 지금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수업 시간에 풀고 있다. 그가 “지금의 교육환경은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고, 학생들에게나 후배 교사들에게 교본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고 싶어 매해 최선을 다해 수업에 임해 왔다”고 말했다.

교직 생활 중 가장 보람으로 남는 것은 후배 교사들이 그를 “롤 모델”이라고 말해 줄 때다. 그들의 말 속에 그의 교직생활의 결실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다.

퇴직 후의 제2의 인생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그는 고향 김천에 3천여m² 과실 농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퇴직 후에는 농사일에 더 매진하게 된다. 퇴직 후 그는 3도 4촌의 삶을 계획하고 있다. 고향을 위한 봉사의 의미로 이장일도 생각하고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3일간은 교육현장과 관련되거나 개인사 등을 주제로 한 글쓰기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2020년 8월부터 대구신문에 매월 ‘선생님의 글’을 연재해 왔다. 퇴임 후에도 그의 연재는 계속된다.

“고향에 농가 주택을 짓고 땅을 일구며 땀을 흘리는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지난 40년간 교육현장에서 흘렸던 땀과는 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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