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도시도 브랜드다
[박명호 경영칼럼] 도시도 브랜드다
  • 승인 2023.06.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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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고공 행진하던 소비자 물가가 한풀 꺾였다. 모처럼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2021년 10월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서비스 물가도 3%대로 내렸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고물가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소비자 물가가 높았던 지난 1분기에도 다행히 유통업체의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대형마트 3사인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는 자신들의 PB에 힘을 쏟으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애써 왔다. 또한 GS25와 CU등이 주도하는 편의점과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의 PB 상품도 인기를 끌면서 판매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의 주력 PB인 ‘노브랜드’와 홈플러스의 ‘홈플러스 시그니처’가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마스터 PB인 ‘오늘좋은’을 론칭했고, 트렌드를 입힌 차별화된 PB 상품으로 매출을 크게 높여 나가고 있다. 이처럼 주요 유통업체들은 PB 상품의 차별화 및 품질을 높이는 전략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사로잡고 있다. 그 결과 PB 상품은 ‘가성비와 가심비(價心比)를 동시에 충족하는 상품’이라는 인식으로 소비자의 수요가 점점 높아져서 향후 PB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PB 상품의 개발력이 유통업체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결과 유통업체는 가성비뿐만 아니라 품질과 트렌드에 집중한 PB 상품을 점점 늘려갈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PB 상품으로 차별성과 정체성은 물론이고 유통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빛을 발휘하는 시대가 된 듯하다. 이처럼 대다수 유통업체가 PB 상품을 크게 확대하면서 PB 시장에서의 치열한 브랜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자의 제품 판단에 미치는 브랜드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훌륭한 브랜드는 불황이나 역경을 이겨내고, 미래시장을 여는 힘이 크다. 특히 강한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고객확장력은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중요한 역량이 된다. 따라서 브랜드 전략은 상품이나 서비스 마케팅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은 기업뿐만 아니라 여러 유형의 조직들, 스포츠와 예능, 나아가 도시와 기관, 심지어 개인까지도 브랜딩에 사활을 건다. 이처럼 모든 것이 브랜드화 되면서 바야흐로 브랜드 만능시대가 열렸다.

도시도 도시 브랜드를 철저히 관리해야 경쟁력이 있다. 도시 브랜드가 도시의 호감도와 매력은 물론이고 도시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 도시 발전의 핵심 엔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강하고 친근한 도시 브랜드는 도시의 이미지와 명성까지도 높여준다. ‘아이 러브 뉴욕(I♥NY)’으로 각인된 미국 뉴욕시 브랜드나 ‘역사가 작품이 되는 도시’로 브랜딩된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는 도시 브랜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 문화의 변화를 추구하는 작업이다. 잘 정립된 도시 브랜드는 주민에게 자부심과 행복감을 안겨주고, 그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인상과 만족감을 주어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인다. 오래전부터 부산은 ‘국제문화관광도시’로 브랜딩해 왔다. 지금은 나라 전체가 ‘2030 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년전 ‘뉴욕타임즈’는 부산을 2017년에 꼭 가봐야 할 52개 장소 중 하나로 추천했다. 도시 여행, 소도시 여행, 골목길 여행, 테마 여행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어 도시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최근 박형준 부산시장은 ‘엑스포’가 개최되려면 개방성, 다양성, 그리고 높은 수준의 도시여야 하며, 부산이 ‘가스트로노미(Gastronomie) 도시’ 즉, ‘미식문화도시’라는 평판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부산음식세계화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스마트 도시평가 19위 달성’,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선정 여행지’ 등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부산의 도시 브랜드 수준은 매우 높아졌다. 여기다가 ‘미식도시’라는 이미지를 더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한다. 부산의 경쟁력을 도시 브랜드와 문화에서 찾으려는 것이다.

대구의 도시 브랜드는 무엇인가. 지난해 7월 시정 슬로건으로 등장한 ‘파워풀 대구’의 정체성은 모호하다.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도시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 나타내려는 대구의 참모습이 불분명하다. 대구를 ‘대구답게’ 브랜딩하려면 대구의 매력과 개선점, 강·약점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브랜드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과 이해도 절실하다. 대구의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려면 반드시 시민들의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도시 브랜드가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필수 요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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