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무엇이 외과 의사를 수술실에서 멀어지게 했을까?
[의료칼럼] 무엇이 외과 의사를 수술실에서 멀어지게 했을까?
  • 승인 2023.07.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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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호 대구경북 외과의사회 회장, 황금빛 학문외과 원장

얼마 전 동구 지역주민 대상으로 강의 중 “여러분! 밤에 복막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아야만 한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많은 주민이 “대학병원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답은 동구 종합병원 1곳과 달서구 2곳의 병원이다. “대구지역 대학병원에 외과 전공의가 없어서, 야간 응급수술을 할 수 없습니다. 밤에 수술한 환자를 볼 의료인력이 없어요. 교수는 다음 날 진료 및 예정된 수술이 있으니까요”. 외과 몰락의 시작이자 필수 의료의 위기이다. 무엇이 외과 의사를 수술실에서 멀어지게 했을까?

장기적으로 제일 큰 원인은 수가이다. 예를 들면, 치핵을 완전히 제거하는 치핵 근치술 수가는 2011년에 230,880원에서 2023년 251,470원으로 12년 동안 10%도 인상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은 2011년 4,32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2배나 올랐는데 말이다. 저 수가는 바로 외과 의사의 낮은 연봉과 병원에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를 본 젊은 의사는 외과를 외면하였다.

둘째, 한국이 영국보다 895배나 많은 현상이 있다. 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기소하고 형사처벌 하는 비율이다. 영국보다 의료수준이 900배나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의료과실에 대한 기소도, 형사처벌도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이다. 민사 소송은 더욱더 많고. 피부과에서 진료 중 다칠 일이 있을까? 거의 없을 것이다. 외과 특성상 수술 후 일정 부분 합병증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는데, 환자 측은 민사 소송으로, 경찰과 검사는 기소 및 형사처벌로, 판사는 보험 수가와는 무관하게 많은 배상금과 징벌로 판결하는 게 현실이다. 얼마 전 모 대학교수가 수술 후 사망한 사건에 보호자가 형사 및 민사 소송을 걸어서, 소송 준비 및 경찰서와 검찰 출석 후 너무 힘들다며 나에게 하소연 한 적이 있다. 그 후 교수는 대학을 떠나 버렸다. 다시는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서. 최근 보호자 없이 혼자 온 9세 아이를 진료하지 않고 돌려보내자, ‘진료 거부’로 민원을 건 보호자로 인하여 그 지역에 유일한 소아청소년과가 폐원한 한 경우가 있다. 아마 그 지역 아이들은 아프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악성 민원과 소송을 남발하면 결국 부메랑으로 환자들 역시 불행해진다.

셋째, 지난 4월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면허 박탈법’이 있다. 의료인이 성범죄나 살인 등 중대 범죄도 아닌 단순 교통사고로도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형 집행 후 2-3년간 추가로 면허를 박탈하는 법이다. 문제는 ‘수술실 CCTV 설치에 관한 법(이하 CCTV 법)’과 면허 박탈법이 이중으로 작동되는 점이다. CCTV로 촬영한 영상정보가 분실, 도난, 유출, 변조 또는 훼손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즉 누가 병원에 들어와서 영상정보를 훔쳐서 퍼트리면, 관리책임자(의사)는 2년 이하의 징역형과 추가로 2년간 면허정지를 받게 된다. 병원 문 닫으라는 소리이다. 이런 현실이 있는데 개인 병원에서 수술실을 운영할 수 있을까? 나 자신도 이 법이 통과된 후 수술실을 폐쇄하였다. 울고 싶은데 뺨 맞는 격이다. 많은 외과 의사가 수술실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넷째,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발의한 ‘CCTV 법’이다. 의사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겠으니 감시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이 법은 외과 붕괴를 초래하고 수술 참여 의료인 등에 대한 사생활 비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과 직업수행의 자유 및 초상권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있는 악법이다. 이 법으로 인하여 외과 전공의 기피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수술할 수 있는 외과 전문의는 더욱 귀해질 것이며, 필수 의료 의료기관의 폐업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불 난데 기름 붓는 격이다.

외과 붕괴는 기정사실이 되었다. 외과의 붕괴는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인도하게 될 것이다. 누가, 어느 집단이, 외과 붕괴에 큰 기여를 한 지는 모두가 잘 알 것이다.

정부와 국민은 더 이상 적은 돈으로 지금 같은 외과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사실을 인정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또한 외과 붕괴의 주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인 법적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과 면허 박탈법, CCTV 법을 취소하거나 개정해야 한다. 시간이 정말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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