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불치병, 희귀질환이라도 언젠가는 치료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의료칼럼] 불치병, 희귀질환이라도 언젠가는 치료기회를 가질 수 있다
  • 승인 2023.08.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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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목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오늘은 다시 진료실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본지 2023년 3월 5일 자 의료칼럼 ‘치료가 없는 질환, 희귀질환이라도 무작정 덮어 두지는 말아야’를 통해 필자는 당장에 치료 방법이 없고, 최종 진단에 이르는 과정이 힘들더라도, 불치병 및 희귀질환을 끝까지 진단받도록 권유하였다. 그 이유는 언제라도 신약이 소개될 수 있으며, 임상시험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루게릭병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 원래 명칭은 근위축측삭경화증이라 불리며, 전체 신경계 중 운동신경만을 침범하여, 최종적으로는 눈 움직임만을 제외한, 팔다리 근육, 호흡근, 삼킴 관련 근육의 위축 및 근력저하를 초래하는 병이다. 기전은 운동신경의 퇴행으로 설명을 하지만, 아직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아 병의 경과를 바꿀 수 있는 치료는 현재 없고, 다만 경과를 늦추는 약제만 소개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전체 근위축측삭경화증 환자 중 약 10%는 유전성이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가족이 근위축측삭경화증으로 진단받으면, 직계 보호자가 본인도 이 질환에 걸릴 수 있을지 물어오기도 한다.

유전자 이상이라면, 해당 유전자가 발현하는 단백질 이상으로 병의 기전을 설명하기에 약제를 개발할 대상을 정할 수 있다.

물론 그 단백질 발현 이후 과정에서 조절도 필요하겠지만, 해당 유전자 교정을 통해 치료를 해봄 직하다.

지난 4월 토퍼센(tofersen)이라는 약이 미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조금 자세히 설명하자면, SOD1 유전자 이상을 보인 근위축측삭경화증에 쓰이는 약제이다. 이 유전자 이상을 보이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2~3%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기전적으로는 이 유전자가 발현하는 단백질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아 독성효과를 일으키는데, 약제는 유전자의 양을 조절하여 궁극적으로 발현 단백질량을 줄인다.

근위축측삭경화증은 대개 5~60대에서 많이 발생하며, 적극적으로 진단을 받기를 원하지만, 유전자 검사는 대개 꺼린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유전자 이상이라고 하면, 집안의 수치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 와중에도 여자 환자 1명은 형제 중에 근위축측삭경화증이라고 진단받았다고 하여, 적극 유전자 검사를 권유하였으며, 결국 SOD1 유전자 이상으로 확인되었다. 지금까지는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약제로만 치료하였다.

평소 척수성근위축증 약제로 알고 지낸 제약사로부터 토퍼센을 조기접근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을 통해 제공 가능하다고 알려 왔다.

이는 제약사가 실제 약을 시장에 출시하기 이전에 선의의 목적으로 환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본인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현재 해당 약제를 환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각종 서류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금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이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 필요성을 설명하였고, 환자 또한 받아들여 진단을 완료한 것이 참 다행이다.

다시 한번 독자에게 현재 치료법이 없다 하더라도 진단을 끝까지 받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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