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맨발걷기 열풍! 제대로 알아 봅시다
[의료칼럼] 맨발걷기 열풍! 제대로 알아 봅시다
  • 승인 2023.09.0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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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대구시의사회 논설위원, 행복한재활의학과 원장
최근 맨발걷기는 단순한 바람을 넘어 돌풍에 가깝게 유행을 타고 있다.

매스컴과 동호인들은 왜 맨발에 열광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그 중 일부는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고, 근거가 부족한 내용도 있다. 때로는 터무니 없이 과도한 기대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우선, 맨발걷기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접지 효과이다. 인체는 신경계 뿐 아니라 혈관, 근육, 힘줄, 인대, 뼈와 같은 다양한 조직들이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다양한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는 전자가 부족한 상태이다. 짝을 이루지 못한 활성산소는 전기적으로 불안정하게 되어 세포를 파괴하고 유전자의 변형을 일으킨다. 노화와 암을 포함한 많은 질병의 원인 중 하나로 활성산소를 꼽고 있다. 인체가 대지와 접지한다는 것은 대지에 있는 자유전자를 흡수하여 전기적으로 불안정한 활성산소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이런 접지 효과는 염증을 줄이고 혈액의 흐름을 부드럽게 한다는 논문이 여럿 발표되었다.

둘째, 풋코어 강화 효과이다. 코어근육이라는 말은 관절에 안정감을 주는 근육이라는 뜻이다. 척추에 안정감을 주는 코어근육들이 있는 것처럼 발에도 안정감을 주는 작은 근육들이 있다. 이런 근육들은 발에 있는 수많은 관절들을 촘촘하게 이어주면서 발이 흔들리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면에 단단하게 고정하도록 한다.

아쉽게도 현대인들은 너무도 성능이 좋은 신발 때문에 풋코어 근육을 쓸 일이 거의 없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 사이사이에 지방이 끼고 근육의 부피는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발의 안정감은 떨어지게 된다. 노인은 넘어지기 쉽고, 젊은 사람들은 발을 접지르기 쉽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풋코어 근육이 약해지면 혈액이 심장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풋코어 근육과 장딴지 근육이 약하면 혈액순환이 안되어 발과 다리가 쉽게 붓고 묵직한 증상이 생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고장나고 결국 정맥이 부풀어 올라 정맥류가 생기기 쉽다. 맨발걷기를 많이 한 사람들은 풋코어 근육이 튼튼해지므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여 이런 증상을 예방하고 완화할 수 있다.

셋째, 지압효과이다. 발맛사지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굳어진 발근육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문명들이 발에는 몸의 장기와 연결되는 특별한 지점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것들은 아직 과학적으로 모두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공짜로 지구로부터 발맛사지를 받는다는 느낌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평온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접지, 풋코어 강화, 지압효과와 같은 물리적인 효과 외에도 더 가치 있는 효과도 있다. 그것은 맨발로 걷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표정이 더 밝아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인류의 뿌리가 흙이고, 우리모두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갈 존재라는 것을 맨발로 대지와 만날 때 감각적으로 알아채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맨발로 걸을 때면 지구에게서 받은 많은 혜택에 비해 우리는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겨우 할 수 있는 것이 흙길에 박혀 있는 유리 조각과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오는 정도이다.

어린 아이들이 맨발로 걸으면 자연보호 캠페인을 따로 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기업인들이 맨발걷기를 하면 ESG 경영을 법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맨발걷기의 다양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맹신하거나 의학적 치료를 대체하는 것처럼 과도하게 의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기존의 표준적인 치료를 잘 받도록 체력을 보충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무척이나 고무적이지만 의학적 치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은 좀 더 신뢰도가 높은 검증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앞에서 설명한 원리도 아직은 완전히 객관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며 일정 부분은 가설에 의한 추론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하자면 자신의 체력수준에 맞는 안전한 장소를 고르고 적당한 맨발걷기 시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모든 기준은 자기 자신임을 명심하고 발바닥이 약하거나 처음 하시는 분들은 남들은 한 시간을 걷더라도 본인에게는 5분 정도가 적당할 수도 있다. 면역이 약하신 분들은 파상풍 주사를 맞는 것을 추천드린다. 맨발걷기 후에는 발에 상처가 없는지 꼼꼼하게 씻으면서 평생동안 나를 떠받쳐 주는 소중한 발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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