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1+1 = 0”
[의료칼럼] “1+1 = 0”
  • 승인 2023.09.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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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한 대구시의사회 기획이사 수성아동병원 원장
숫자 1에 1을 더하면 결과가 2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명제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이 규칙에 벗어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1+1]이 3이나 4가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0이나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생긴다. 사회현상이나 문제를 단순히 수학 연산에 근거해 접근할 경우 엉뚱한 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제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상정된 법안에는 의료계의 관심을 끄는 것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이 중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눈길을 끈다. 해당 법안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운영하고, 졸업한 의대생이 국가자격시험에서 합격한 후 10년간 지정받은 의료기관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의사 면허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사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의료취약지역이나 도시라도 응급·심뇌혈관 등 필수 의료서비스의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하는 법안의 취지는 십분 이해하지만, 의료취약지역과 필수의료 인력부족의 근본적 원인이 전체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열악한 필수의료 환경 등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면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이런 종류의 법안 발의는 무의미해 보인다.

실제로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된다 해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지원할지 의문이며, 10년이라는 장기 의무복무로 중간 탈락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부실 의료교육의 결정판인 2018년 일어난 서남의대 폐교사태를 계기로 반면교사해야 한다. 1명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재정지원이 필요한데, 현재의 의과대학 이외에 새로운 대학을 설립해 이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문제는 자칫 서남의대처럼 부실 의대 수만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또한 이 법안은 여러 법적 분쟁 가능성[직업선택의 자유, 비례의 원칙(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이 헌법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이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 거주 이전 자유 등]이 크고, 개인 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공의 정원 배정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발표한 필수의료 대책 중 하나인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배치 조정안(현행 6:4에서 5:5로 조정)을 강행한다고 발표해 일선 의료현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필수의료 인력 재배치 방안의 하나로 진료과목별로 수도권 전공의 자리를 줄이고, 비수도권 전공의 자리를 늘리자는 것인데, 단순히 지방병원 전공의 자리를 늘린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지방병원으로 의사들이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현재에도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과의 경우 수도권 전공의 지원이 미달인데, 지방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를 늘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사실 필수의료 영역의 의사 감소, 수도권-비수도권 의료불균형 현상은 의료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사회 모든 직역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바탕으로 이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여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 전체 구성원이 의견을 조율해 나아갈 때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필수의료 영역과 비수도권에 있는 의료인들의 생활 및 의료 환경을 개선시킨 후 사람들이 그 곳으로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나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앞서 언급한 법안이나 정책만을 만들어 필수의료 영역과 비수도권에 의사수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결국 [1+1=0]을 만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사상누각’, ‘탁상공론’일 뿐이다.

제발 국회의원이나 정부가 [1+1=2]라는 초등학교 수학 개념을 벗어난 사고로 지속가능하고 현실적인 의료법안과 정책을 조속히 만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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