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당 직전의 민주당과 무기력한 국민의힘
[사설] 분당 직전의 민주당과 무기력한 국민의힘
  • 승인 2023.09.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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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후 하루 만인 22일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 힘을 모아달라며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해 옥중에서도 내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리의 당초 예측이 빗나가지 않을 것 같다. 이 대표와 친명계는 그러면서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지금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자당 의원들을 색출해 처벌하겠다고 혈안이 돼 있다. 임시 당 대표 역할을 하는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놓고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은 것”이라 했다. “배신자를 처단하자”, “정치생명을 끊어야 한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강성 지지자 중에는 소총을 준비해야 하겠다며 가결 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테러를 암시하는 주장까지 나왔었다. 정말 분위기가 살벌하다.

민주당 비명계는 ‘책임져야 할 사람은 이재명’이라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시절부터 불체포특권 폐지는 자기의 소신이라 했다. 지난 6월 국회에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대국민 약속까지 했다. 이 대표는 수도 없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는 막상 국회 표결 직전에는 부결시켜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국민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이 대표나 그를 따르는 민주당 친명계가 참으로 안타깝다.

안타깝기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이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대선 공작 허위 인터뷰 등 겹겹이 쌓인 민주당의 악재에도 국민의힘은 반사이득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총선을 100일 앞두고 한국갤럽이 19, 20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각각 33%로 동률이었다. 그만큼 국민의힘이 무기력하고 국민에게 다가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과연 구속될지, 민주당이 분당 사태로까지 갈지 정국 변수는 많다. 그러나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이 대표가 끝까지 물러나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 또한 현재의 지지도로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총선 D-200’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확실한 전기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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