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4일 동안 행해진 단식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면서 국정 쇄신과 전면 개각 등을 요구했다. 좋은 말들이지만 요구를 받는 입장에서는 애매모하기 짝이 없는 요구 사항들이다. 하다못해 그동안 야당에서 주장했던 특검이라도 요구사항에 있었다면 여당과 국민들이 이 대표 단식에 대한 구체적인 명분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흔히들 하는 얘기가 본인의 구속을 막기 위해서 단식했느냐란 말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나왔다.
기소도 하지 않았고 재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재명 대표는 평범한 국민 한사람이 아닌 제1야당 대표이다. 즉 사법적 판단보다 정치적인 판단을 적절히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야당이 바로 서야 정부도 일을 잘할 수 있고 잘못된 국정에 대해서 견제도 할 수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러질 못했으니 이 책임은 이 대표에게 가장 클 수밖에 없다. 물론 뚜렷한 결과 없이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사를 질질 끌고 왔던 윤석열 정부 검찰에게도 매우 큰 책임이 있다. 한마디로 1년 동안 국정과 국회가 마비상태였다.
이제 26일 밤이나 그 이튿날 새벽이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만약 법원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는 두말할 필요 없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언론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옥중공천’ 얘기가 정말로 실현된다면 또 하나의 대한민국 막장 정치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그런 모습까지 봐야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하지만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면 윤정부와 검찰은 이제 정치 수사를 멈추고 자중해야 한다.
알 수 없는 미래이기 때문에 필자 또한 쉽게 단언할 수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 마비된 대한민국 정치가 조금이라도 활기를 띄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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