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장 기각으로 사법리스크 끝난 것 아니다
[사설] 영장 기각으로 사법리스크 끝난 것 아니다
  • 승인 2023.09.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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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로써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나 대북 송금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동력을 잃게 됐다. 이 대표로서는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 제1 야당의 대표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되찾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비록 구속을 면했다 하지만 그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 내분을 추스르는 것도 그의 앞에 놓인 난제이다.

어제 법원은 영장 심사에서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백현동 배임 의혹에 대해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 면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증거인멸 우려 주장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장 기각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준 법원에 감사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사필귀정’이라 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이번 판단이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법원의 실질 심사 결과에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이 죄가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며 검찰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수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입장으로는 우선 구속을 면한 것이 다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그러나 분당 직전의 민주당 계파 갈등을 봉합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더 큰 과제가 남아있다. 민주당 친명계는 국회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이나 이 대표 영장 기각 탄원서에 서명하지 않은 위원 등을 색출해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한다. 그게 이 대표의 뜻이라면 민주당이 단합하거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새옹지마이다. 민주당과 이 대표의 오늘 승리가 내일의 승리일 수는 없다. 지금도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검찰도 수사를 보완해 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이끌며 총선에 나서는 것이 민주당에 유리할지도 의문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제 3라운드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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