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탄핵은 제 불찰”, 文도 실정을 반성해야
[사설] 박근혜 “탄핵은 제 불찰”, 文도 실정을 반성해야
  • 승인 2023.09.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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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 맡겨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실패한 정부’라는 평가에 대해 억울해하면서도 탄핵에 대해 솔직히 사과하는 모습은 전직 국가지도자로서 진솔한 품격을 엿보게 한 훌륭한 기회였다. 이는 퇴임하면서 “잊힌 삶을 살겠다”고 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율배반적 모습과 전혀 다르다.

문 전 대통령은 ‘잊힌 삶’의 약속과 달리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에 대해서도 “정부 대응이 아주 잘못됐다. 방류에 반대한다”고 했다. 재임 시절 “국제원자력기구의 결론에 따르겠다”고 한 것을 뒤집었다. 문 정권의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여정 하명법’이다. 김여정이 대북 전단을 비난하며 “(금지)법이라도 만들라”고 하자 정부는 4시간여 만에 ‘전단 금지법’ 추진을 발표했다. 전단을 보낸 탈북단체를 처벌하라고 하자 ‘엄정 처리’를 다짐하는 등 종북자세로 일관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퇴임후 상황은 재임시와 극명하게 다르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부터 산업화의 주인공인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박근혜 등 대부분의 대통령이 퇴임 이후 비극적인 운명에 휘말렸다. 더욱 대부분의 대통령이 형극의 길을 걸으면서도 반성의 빛은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박 전 대통령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 및 해명하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귀감이다.

박 전 대통령은 5선의 국회의원에 대통령 당선, 탄핵, 수감, 사면복권 등 영욕의 세월을 보낸 나라의 큰 어른이다. 더이상 탄핵 문제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재임 당시의 정책 실패를 일절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 국민 편가르기, 현직 대통령 폄훼를 일삼는 문 전 대통령은 자숙해야 마땅하다. 고용, 가계 소득 등 통계를 조작해 실정을 미화한 문 전 대통령도 자신의 과오를 시인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 발언이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눠 판단하는 양극화된 정치 현실을 타개하고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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