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긴 연휴, 마지막까지 즐겨야죠”
“오랜만의 긴 연휴, 마지막까지 즐겨야죠”
  • 유채현
  • 승인 2023.10.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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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곳곳 나들이객 ‘북적’
대구수목원 가족단위 방문객
두류 야외음악당 돗자리 가득
경주 황리단길 발 디딜틈 없어
고령군 문화유적지 ‘인산인해’
북적이는두류공원
연휴 끝자락인 2일,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을 찾은 시민들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다.
 
시민들로북적이는동성로
1일 오후 3시께,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로 동성로 일대가 북적였다. 유채현기자

추석 연휴 끝자락 대구·경북 곳곳은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추석명절인 만큼 거리엔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늦더위 속 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진 지난 2일, 대구 동성로는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길거리에서 산 주전부리를 들고 걷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야외무대 인근에는 플리마켓과 다양한 버스킹 공연이 열려 행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역 유원지도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방문객들이 몰렸다. 대구수목원은 손주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대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잡기 놀이를 하거나 울긋불긋 물든 나뭇잎을 줍고 노는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온 김창수(71)씨는 “날씨도 시원하고 풀 내음도 좋고, 손주와 함께 오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면서 “저녁 전에 산책이나 할 겸 나왔다. 손주가 곧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벌써 아쉽다”며 웃었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선선해진 날씨에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로 형형색색의 돗자리가 알록달록하게 어우러졌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던 시민들은 해가 지자 저마다 준비한 담요와 램프를 꺼내 들었다. 밤이 깊도록 두류공원 일대는 가을밤을 만끽하는 시민들의 웃음소리가 멈출 줄 모르고 이어졌다.

연휴 기간 대구의 대표 테마파크인 이월드는 일평균 1만2천여명의 방문객이 놀이기구를 즐겼다. 연휴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이월드 일대에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 기간 경북 곳곳도 인파로 북적였다. 경주 황리단길은 발 디딜 틈 없이 방문객으로 가득찼다. 유명 상가 앞으로 늘어선 대기줄에서 재잘거리는 말소리와 행인들의 발걸음은 거리에 활력을 더했다.

일부 시민들은 한복까지 갖춰입고 가을 정취를 느꼈다. 황리단길 일원에서 열린 음악공연 ‘황남동 카니발’과 엑스포대공원, 국립경주박물관 등지에서 열린 축제 등도 나들이객의 흥을 돋웠다.

경주역사지구와 금관총 등으로도 연휴 막바지 여유를 즐기려는 가족·지인·연인 단위 행락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과 경주를 찾은 최모(31)씨는 “가만히 벤치에 앉아 쉬거나 잔디밭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며 “서울에서 운전해 오기는 힘들었지만 그만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라며 웃어보였다.

최근 가야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고령의 문화유적지도 관광객이 몰렸다. 지산동 고분군 인근 주차장은 이른 시간임에도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고령 지역 유원지도 막바지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쌍림면의 한 캠핑장을 찾은 이미령(여·55)씨는 “텐트 밖으로 보이는 산과 하늘, 흐르는 물소리가 너무 좋다. 경기도 용인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이라면서 “계곡에서 고디(다슬기)를 잡으려고 했는데 벌써 물이 많이 차가워져서 못 들어갔다”며 아쉬워했다.

대구공항과 동대구역은 길었던 연휴를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동생, 친구와 일본에 다녀왔다는 대학생 한모(여·22)씨는 “쉬는 날이 길어서 더 재미있게 놀았다. 친구와 일정 맞추기도 편했던 것 같다”며 “동생의 첫 해외여행이라 더 즐거웠다. 부모님께는 돌아왔다고 바로 인사드리러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귀성·귀경객과 나들이객으로 고속도로는 예년보다 더욱 꽉 막혔다.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1일 사이 하루 평균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587만대로 추산됐다. 지난해 추석연휴였던 9월 9~12일 기간 동안 555만대가 오갔던 데 비해 5.8% 증가한 수준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전쟁통을 방불케하는 모습이었다. 주차난도 벌어졌다. 화장실에 들리기 위해 비상등을 켠 채 이중주차를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같은 기간 휴게소 매출은 110억원으로 70억원 수준이던 지난해보다 57%가량 늘었다.

조혁진·유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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