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사후약방문’ 재난 관리…국가 아닌 민간주도 예방 필요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사후약방문’ 재난 관리…국가 아닌 민간주도 예방 필요
  • 채영택
  • 승인 2023.11.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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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시대의 산림재해 예방과 대응
예고 없는 자연재해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올 여름 경북지역 산사태와 비슷
전 지구적 지형 파괴·기후 변화
에너지 불균형이 재난 불러와
시스템의 한계
경북 산사태 취약지역 4900곳
올해 산사태 그 외 지역서 발생
사태 예방 근본 원인 규명보다
사진1
배수시설과 경사면에 옹벽을 설치하지 않아 산사태 위험이 있는 임도.

지난 2011년에 일어난 우면산 산사태를 기억하는가? 100년 만에 폭우와 집중 호우로 당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이 100m/m가 넘어서면서 강남 일대는 물바다가 되었고 우면산은 그렇게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대형 산사태의 참사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당시 기상청은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해 “남·동 중국해를 지나는 따뜻한 수증기를 머금은 하층의 제트기류와 중국 내륙 상층 저기압으로부터 침강하는 건조한 찬 공기가 중부지방에서 만나면서 비구름대가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호우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북동쪽 사할린 부근에 지상에서 상층까지 잘 발달한 키가 큰 고기압으로 인해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좁은 지역에 강수가 집중되었다.”라고 분석했다.

내용을 잘 살펴보면 현재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의 한 양상임을 알 수가 있는데 과거처럼 단순히 예측 가능한 기류의 변화가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폭발적인 에너지의 증가 즉 시너지 효과로 발생한 자연 재해로 보는 시각이 맞을 것이다. 앞으로 자연 재해는 이렇듯 예고 없이 찾아 올 것이며 수천 수만년 동안 안정화된 지형의 변형과 파괴, 그리고 무차별적인 화석 연료의 채굴과 사용은 지구 온난화의 범위를 넘어 지구 열대화를 초래해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고스란히 우리의 삶에 재난이라는 이름의 달갑지 않는 검은 그림자를 수시로 드리울 것이다.

2023년 여름, 경북 지역에 일어나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혔던 산사태도 결국 우면산 산사태의 모습과 맥락은 비슷하다. 지형의 에너지가 안정화되어 있던 상태에서 개간이나 대규모 벌목, 그리고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태양광 설치 등으로 에너지 균형의 불안정으로 이러한 사태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인간의 편리를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새롭게 조성되는 변형된 지형에 달라진 힘의 균형을 제대로 복구 유지시켜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이유가 이러한 사태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임야의 비율은 약 63%다. 산림은 빠른 속도로 다른 용도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적 산림의 가치체계는 생존 수단이었다. 그 후 근대에 와서 산림은 조림, 숲가꾸기 등을 통한 산림경영으로 목재 생산을 위한 이윤 추구와 자본 축적이 목적이었고, 현대적 의미의 산림은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산림교육 산림치유 도시숲과 정원 등 지역의 모든 숲이 있는 곳은 환경과 바이오산업, 문화관광산업, 그리고 생태적 가치를 아우르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미래에는 결국 이 모든 가치를 아우르는 통합가치를 지향하는 쪽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매카니즘은 결국 산림자원이 사적 소유와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공유의 비극을 넘어 공적 영역을 확대하여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시대로 접어들 것이다.

‘공유의 비극을 넘어’의 저자 엘리너 오스트롬은 약탈이 일어나는 공공자원과 산림자원의 비극을 막기 위한 방식으로 ‘주민들 자율적 관리가 정부규제보다 효율적이다’라고 언급한다. 국가적 관리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지역산림 활성화라는 미시적 관점으로 이행해야 하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제6차산림기본계획의 산림재해 예방과 대응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3대 산림재해를 언급하고 있다. 즉 산불, 산사태, 산림해충이 그것이다. 특히 산불의 경우 산림임목 축적의 증가와 산림과 가까운 곳으로의 생활권 확대 등으로 대형 산불 피해 위험성은 날로 늘어난다고 언급한다.

우리나라 산림의 소유권별 분포를 보면 국유림이 26.3%, 공유림이 7.7%, 그리고 나머지 66%는 사유림으로 되어있다. 산림청은 전국의 산림·지역 특성을 고려한 산사태 재해 안전망 구축에 따른 산사태 발생 우려 지역으로 토석류 위험지역 18만개 중 주요 생활권지역 7만 8천개를 우선 지정한다고 했다. 그 중 경북지역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4천900개가 있는데 이번 경북 지역의 산사태는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는 곳에서 발생했다.

중앙집권적 재난방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 되었더라도 사태는 방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두고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는 산사태 피해 지역의 80-90%는 인간이 건드려서 발생되었다고 말한다. ‘대통령직속 민간 재난예방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던 이 교수는 재난 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려면 국가 주도가 아닌 민간주도의 재난 예방 조직을 구성해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재해가 터지고 나서야 사방댐 건설이다 복구다 해서 사후 약방문 식으로 재난 관리를 해온 것도 사실이다. 산림청 훈령 ‘임도설치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도 기후 변화와 폭우에 대비한 산사태 예방에 대한 구체적 조항이 없다. 다만 본 규정 제12조(실시설계) 2항 6에 ‘임도상부에 토석·유목이 흘러내려와 배수구·암거 등이 막힐 우려가 있는 지역은 골막이·소형사방댐 등이 시공되도록 설계’할 것과 7에 ‘임도 예정노선 하부에 민가 등 보호가 필요한 시설 등이 있으면 옹벽·석축 등 피해방지 시설이 시공되도록 설계에 반영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사방댐 등 산사태 예방사업과 연계되도록 사방계획에 반영’하도록 한 내용인데 이는 사태 예방을 위한 근본 원인 규명을 위한 규정이라기보다 사태 후 복구에 중점을 둔 규정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산림의 미래가 통합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보았을 때 소규모 휴양지 개발이나 정원의 조성 등을 위해 가장 필요한 시설은 임도의 개설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사안은 임도 개설로 인한 산림훼손을 최소화하고 특히 기후변화형 폭우로 인한 산사태 예방책이라 할 것이다. 임도 설치 규정에도 토석류의 방지를 위한 시설물 설치가 주된 사항이다. 따라서 이번 경북지방의 산사태를 바라보면서 최근 특허 출원인(人) 겸 발명자인 배○호의 ‘산사태 및 화재 예방을 위한 다목적 임도 시공구조’라는 기술분야 특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기술특허의 요점은 산에 임도(林道, forest road)를 개설할 시 빗물의 배수를 원활하게 하면서 산사태 방지도 효율적으로 담당할 수 있고, 신속한 화재진압도 가능하게 하는 등 여러 목적을 갖는 임도 시공구조에 관한 것이다. 배○호는 또 임도는 산이라는 특성상 정상을 향해 임도를 낼 경우 상향 경사와 하향 경사가 함께 존재하므로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릴 경우 많은 유량 뿐만 아니라 토석도 함께 쓸려 내려올수 있으므로 이의 효과적인 방지책으로 맨 하부의 지방도로나 간선 도로와 연결되는 곳에서부터 지그재그로 곡선부를 두며 임도 바닥은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을 하되 임도의 절취 사면 위험 지점은 방호벽을 설치하고, 상단의 배수유역 빗물 추정량에 따라 도로에 벤치플륨관의 횡단 배수로를 임도의 중간 위치에 임도를 횡단하는 방향으로 일정 간격으로 설치하고, 도로 중앙에 설치된 집수정과 연결되는 우수관을 임도를 따라 산 아래까지 연결하여 구성함을 특징으로 한다.

아울러 임도의 옆 가옥이나 시설물이 있는 근처에는 일정 간격으로 소화전을 설치한 후 상수도관을 연결하여 산불진화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근처에 전기통신 연결맨홀과 상하수도 연결맨홀을 설치하여 전기통신관의 전기통신선을 가옥이나 시설물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아울러 상수도관 및 하수도관을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함을 특징으로 하는 발명이다. 또 배○호는 이번 기술특허의 효과로 ‘상향 경사면으로부터 유입되는 빗물이 임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부분 배수가 이루어지게 되므로 임도를 가로질러 하향 경사면으로 흘러내리고 물의 양이 불어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으며, 아울러 빗물과 함께 임도로 유입되는 낙석이나 토사도 하향 경사면으로 흘러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산사태를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 발명은 상수도관이나 지하수관을 임도를 따라 매설하였고 도로 중간에 소화전을 설치하여 연결하였으므로 산불 발생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게 되는 장점이 있으며, 전기통신선로 역시 지중화함에 따라 합선이나 누전으로 인한 산불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이 기술특허의 의의를 이야기한다.

산림의 다양한 활용의 시대에 이번 특허가 현실에 적용되어서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을 기후 위기로 촉발되는 각종 산림 재해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재해 예방의 기준 설정에 도움이 되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기대한다.
 

 

임종택<생태환경작가·다숲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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