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찾은 행복]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 “맨발 걷기 가장 큰 매력은 흙을 느끼는 것”
[맨발로 찾은 행복]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 “맨발 걷기 가장 큰 매력은 흙을 느끼는 것”
  • 이지연
  • 승인 2023.11.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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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여곳 ‘맨발학교’ 운영
땅속 음이온 활성산소 제거 효과
“단지 병 치료만을 위한 곳 아냐
자연과 함께하는 삶 꿈꿔”
권택환-대한민국맨발학교장
권택환 대한민국 맨발학교 교장.

그야말로 열풍(熱風)이다. 언젠가부터 해질녁 학교 운동장에는 조깅(jogging)보다 맨발로 걷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일 정도다. 단순히 걸을 뿐인데, '학교'도 있다. 졸업장 대신 배지를 준다. 포기하지 않은 스스로에게 주는 상이다.

2013년 세워져 10년째 운영 중인 '대한민국 맨발학교'에는 현재 전국 100여개 지회가 있다. 권택환 교장의 휴대전화 메신저 단체방 목록에는 전국 각지 '교실'들로 가득 차 있다. '교실'에선 일일 목표를 달성한 스스로를,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11월의 첫날 권택환(58) 맨발학교 교장이자 대구교육대학교 특수통합교육과 교수를 만났다.

- 맨발학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교육부에서 오래 일했다. 일에 쫓겨 안구건조증과 이명, 비문증에 늘 시달렸고 정신없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2002년(제9권) 현장특수교육 책을 만들면서 맨발로 뛰고 난 후 아이들의 주의 집중이 달라졌다는 결과가 크게 와닿았다. 여러 여건상 실천이 쉽지 않았지만 주말이라도 짬을 내 맨발로 흙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등산이 인기를 끌던 시기라 남들이 등산로 앞에서 신발 끈을 묶을 때 나는 오히려 신발을 벗기 시작한 거다.

-왜 맨발 걷기 '학교'인가.

△맨발 걷기 학교는 맨발로 걸으면 무조건 모든 병이 낫는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아니다. 아픈 사람들이 병의 치료만을 생각하며 모인 곳 역시 아니다. 자연과 더불어 함께하는 삶을 꿈꾸기에 모임을 '학교'라 지었다. 학교는 체, 덕, 지를 고루 갖추기 위해 함께 공부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단순히 몸의 건강(체)만을 지향하는 게 아니다.

-맨발 걷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흙을 느끼는 것이다. 땅속 음이온이 발바닥과 뇌를 잇고 활성산소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그렇기에 비가 온 후의 땅이 좋고, 차가운 땅은 더 좋다. 뇌는 쾌락과 고통을 같은 부위에서 처리한다. 즐거움을 느끼려면 내가 선택한 고통이 전제돼야 한다. 뇌과학자들이 찬물 샤워를 권하는 이유다. 한겨울 꽁꽁 싸매고 맨발 걷기를 하고 나면 발바닥이 후끈해진다. 발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온다. 순간을 넘으면 내 몸 안의 모든 열기가 발로 내려가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유치원생들도 겨울에 맨발걷기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어싱(earthing)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어싱과 맨발 걷기는 어떻게 다른가.

△단순히 말하자면 어싱은 지구를 딛고 서 있는, 접지(땅과의 접촉)에 가깝다. 맨발 걷기를 설명하기에 4분이 1정도 차지할 뿐이다. 어싱에 일정한 시간 이상의 걷기가 동반돼야 맨발 걷기다. 맨발 걷기는 흙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데 어싱만으로는 겨울 맨발 걷기가 왜 좋은지 도파민 분비 등에 대한 설명이 어렵다.

-어싱에 대한 연구결과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맨발 걷기는 비교적 최근 현상이 아닌가.

△실제 미국 등 외국에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김치 성분을 미국에서 연구해 발표한다고 김치가 미국 것인가. 삼국시대 제작으로 추정하는 대련도(벽화, 북한)에는 맨발로 수련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현대생화학용어인 활성산소 대신 선조들은 탁기(濁氣)를 썼다. 우리 선조들은 흙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황토욕을 했던 민족아닌가. 맨발 걷기는 분명한 K문화다.

-얼마 전 저서 '맨발혁명'을 펴냈다. 긍정적인 면 동시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을 것 같다.

△최근 EBS와 함께 책을 폈다. 인쇄비를 받지 않는 조건이었다. 계약금 4쇄 인쇄분까지 예상해서 오히려 자비를 보태 학교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내가 몸 담고 있는 대구교대에서 1천원의 아침밥으로 쓰이고 있다. 맨발 걷기가 인기를 얻자 관련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맨발 걷기로 좋아진 사람을 내세워 제품 홍보를 한다. 맨발학교는 회비가 없다. 후원금도 받지 않는다. 돈과 관련되면 정보가 왜곡되고 본질이 멀어진다.

-맨발학교 운영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나

△흙을 만나고 음이온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알게 돼서 궁극적으로 병원에 두 번 갈 것 한 번 가는 게 내 목표다. 개인이 건강하면 국가 재정도 튼튼해진다. 아들이 의사인데, 아들 직업을 바꾸게 하고 싶다면 나보고 또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겠지. 하하하.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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