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올바른 선택을 하는 요령
[의료칼럼] 올바른 선택을 하는 요령
  • 승인 2023.11.2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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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곤 대구시의사회 의무이사, 율하연합가정의학과의원 원장
삶을 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있다. 진학, 취직, 결혼, 이사 등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양자택일의 경우도 있고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도 있는데 선택의 폭이 좁다고 결정이 쉬운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심사숙고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내린 결정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생각이 정리 되다가도 다른 사람의 조언, 충고를 들으면 또 다른 쪽으로 마음이 돌아서기도 한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처럼 오래 고민한다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중요한 결정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힘든 법이다.

힘겹게 결정을 하고나면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결과가 드러나는데 크고 중요한 선택일수록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곤 한다. 올바른 선택을 했을 때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끼지만 아쉽거나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는 후회와 좌절을 겪기도 하는데 어떤 선택의 결과는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필자도 지금까지 수차례 선택의 순간을 맞이했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탁월한 선택과 신중하지 못한 결정으로 크게 고통 받은 선택들을 거쳤다. 몇차례 경험을 통해 선택을 해야할 때 단순하고 효과적이라 생각하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에게도 언젠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번 기회에 지면을 빌려 소개해본다.

의사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고민은 전공과를 결정하는 문제일 것이다. 여기에 대해 예전부터 선배들에게서 후배들에게로 전해져 내려오는 팁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과, 좋아 보이는 과를 찾느라 이리저리 고민하기 전에 나랑 맞지 않거나 선택하지 않을 과를 배제해가면서 선택지를 좁혀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소거법을 좀 더 수월하게 하려면 선택 항목을 큰 덩어리로 분류한 뒤 점점 좁혀가는 방식이 유용하다 예를 들면 외과계열, 내과계열 중 수술하는 의사가 되고 싶고 내과는 맞지 않다 생각하여 외과계열을 선택했다고 가정하자. 그 다음엔 사람의 생명과 직결 될 수 있는 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들과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덜한 정형외과, 성형외과 등과 외과와는 다른 영역의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의 수술과로 나눈 뒤 하나를 선택한다. 이렇게 선택지를 분류해서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지우는 결정을 반복하면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훨씬 편해지고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확연히 줄어든다.

이 방법은 좋아 보이는 선택지를 모아서 그중에 결정을 내리려 할 때 이건 이래서 좋아 보이고 저건 저래서 좋아 보이고 도무지 선택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방법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하나의 선택지를 결정하고 난 뒤에 배제한 선택들에 대해 다시 관심을 보이거나 미련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선택을 배제해 버릴 단점도 있기에 최종선택의 순간에 내가 선택할 길이 없다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거나 뒤돌아 보는게 맞다. 하지만 한참 선택해나가던 중 다시 뒤 돌아보게 되면 그동안 고민한 노력과 시간이 아무 의미 없는 낭비가 될 것이다.

의사들의 전공 선택을 예시로 들었지만 이 방법은 누구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종종 이해할 수 없는 법안, 정책을 만들어 내시는 국회의원, 공무원들께서도 한번 활용해보시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복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최근 필수의료 위기가 이슈가 되면서 그 대처법으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의사수가 모자라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입장이고 국민 대다수도 여기 동의하고 있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환경이 너무 열악하여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된 것이 문제니 자발적으로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을 하자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에 정말로 의사가 부족한가? 갑자기 아플 때 의사를 만나지 못할까봐 걱정한 적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답이 뻔한 질문이다. 필수의료 환경이 열악한가? 불과 얼마 전 분만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에 의사의 과실이 없다면서도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아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있었다. 1 더하기 1 만큼이나 정답을 고르기 쉽지만 신기하게도 틀린 답을 되풀이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친절히 정답풀이를 해드려보았다.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의료정책을 결정하는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리는 분들이 국민을 대표하여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라며 배제해야 될 선택은 미련을 가지고 돌아보고나 기웃거리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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