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친구와 지인을 구별하라
[대구논단] 친구와 지인을 구별하라
  • 승인 2024.03.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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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 행복학교 교장·경제학 박사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또 양지가 되는 게 세상 이치야, 너무 걱정 마, 곧 너에게도 좋은 날이 올 거야”라 말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어휴, 어떻게 해, 앞으로 경기가 더 어려워질 거라는데 걱정이다, 걱정 !” 우울한 감정에 기름을 붓는 친구도 있다. 향후 경기 전망을 떠나 두 사람의 말 온도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좋은 날을 기다려 보자는 친구, 아니면 당면한 오늘이라는 숙제조차 힘들어하는 이에게 팩트라며, 작은 희망조차 무참히 찢어버리는 사람. 지금 당신의 주위에는 어떤 사람이 있는가?

같은 날에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도 자라며 성격이 달라지듯, 세상에 같은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마음 같은 사람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삶의 결이 비슷한 사람, 마음의 속도가 비슷한 이를 우리는 친구라 부르고 인연을 잇는다. 친구는 행복이란 방정식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는 그저 알고 있는 지인을 친구라 부르며, 감정의 울타리를 함부로 열어주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어쩌면 불청객이 되어 내 마음에 크고 작은 폭풍을 만들 수도 있음에도 말이다. 그래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쉽게 마음을 열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누군가 나에게 지인과 친구를 어떻게 구별하느냐 묻는다면 ‘눈빛’이라 말한다. 진정한 관계에서 주고받는 눈빛은 보통의 눈빛과는 다르다. 그 안에는 다른 관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숨어있다. 무미건조한 눈빛이 아닌 촉촉한, 바로 사랑이 스며들어 숨 쉬고 있다.

모든 사랑의 시작은 어디서 시작될까? 바로 측은지심에서 비롯된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관심과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눈빛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가까이 있는 그를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마음의 온도를 맞추려 노력하는지 아니면, 내일 헤어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모습으로 그냥 자리만 지키는지 말이다. 그렇다. 친구라는 이름의 시작은 바로 측은지심에서 생겨난다.

정현종 시인의 시처럼, 누구를 만난다는 일은 실로 엄청난 일이다. 그의 힘들었던 과거를 받아주며, 앞으로 다가올 밝은 미래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시간 내어 어떤 이를 만난다는 것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이유가 숨어있다. 가령 당신의 업무나 수입과 관련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아니 더 이상의 이유가 마치 실타래처럼 엮여있을 수 있다.

사회라는 섬, 이해관계로 얽혀져 있어서 천편일률적으로 A라서 B를 만난다고 말하기 어렵다. 관계라는 것이 마치 구름과 같아 어떨 때는 아름다운 푸른 뭉게구름이었지만, 때로는 검은색 먹구름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내 마음 같은 절대적인 내 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나에게 눈빛이 고운 함께 하고픈 친구가 어떤 사람일지 묻는다면 나는 ‘배움과 함께 하는 이’라 말하고 싶다. 손바닥만 한 핸드폰만 있으면 전부 다 해결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며,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 한 권을 보더라도 행간의 의미를 몰라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으려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오늘은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뒤 그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질 것이다. 비록 얼굴에 주름이 지더라도 마음에는 꽃이 피고, 얼굴은 밝아질 것이며, 주위에는 비슷한 결을 가진 고운 이들이 함께할 것이다. 반면 배움이 멈춘 사람의 마음은 서서히 메말라간다. 이러한 생각은 최근 발표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정신건강학회에 따르면 늘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의 뇌는 그렇지 못한 사람과 큰 차이를 가지고 이는 치매의 속도에도 유의미한 관계를 가진다고 발표하였다.

오늘 우리가 만나야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스펀지에 물이 서서히 스며들듯이,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우리는 그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배움을 멀리하고 같은 생각의 흐름 속에서 늘 같은 고민의 쳇바퀴를 도는 사람들과는 잠시 이별하여도 좋다.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나를 배움의 길로 인도하는 사람, 만나는 자체로도 배움이 이어지는 그런 눈부신 사람을 만나야 한다. 배움은 학교에만 있지 않다. 당신의 오늘이 평온할 수 있게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바로 배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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