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의대증원을 타협하여 생명을 지켜라
[대구논단] 의대증원을 타협하여 생명을 지켜라
  • 승인 2024.04.0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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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전북대 초빙교수
총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시끄러운 판에 의대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사협회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는 영 보기가 안 좋다. 19년간이나 단 1명의 증원도 없이 질질 끌어왔던 문제가 문재인 정권 초창기에 4백명 증원을 발표했다가 의료파업이 시작되니까 백기를 들었기에 지금 양상이 터졌다고 보여진다.

이 사태를 국민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시하고 있다. 벌써 몇 달째 끌어오면서 의협 지도부가 바뀌고 전공의들도 집단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의대교수들까지 사퇴를 공언하고 있어 양측의 공방이 끝장을 볼 태세다. 이게 정상은 아닐 텐데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의협은 점점 강경해진 모습이다.

새로운 집행부는 의사 집단의 권리를 고수하기 위하여 윤석열정부 퇴진까지 부르짖을 태세다. 이 싸움판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말할 나위 없이 국민이다.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많은 환자들이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 다니다가 생명을 잃는 불상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정부와 의사 그리고 환자 중에서 가장 약한 고리가 환자다. 환자가 기댈 곳은 오직 의사뿐인데 의사가 없는 황량한 병원에 가봐야 어떻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겠는가.

한국의 의료보험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시스템으로 정착되어 많은 혜택을 받고 있어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의료 시스템인데 그 중심에 있는 의사들의 파업으로 가장 골탕을 먹고 있는 환자들은 어서 빨리 이 난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정부와 의협이 평행선으로 달리고 있으니 그렇게도 타협을 이룰 수 없단 말인가.

정부에서는 오랜 연구 끝에 2천명의 의대생증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어느 누구든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본 사람은 ‘3분 진료’를 경험한다. 환자는 밀려드는데 의사가 모자라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좀 더 진지하게 의사의 설명과 앞으로의 경과사항 등을 듣고 싶은 게 환자의 심정이지만 더 머뭇거릴 여유를 주지 않는다.

환자 앞에서 절대적 권위를 과시하는 의사에게 감히 질문이나 항의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의사부족 현상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역대 정부가 의료파업이 무서워 의대 증원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이다. 다행히 윤석열정부가 과감하게 이를 실천에 옮겼는데 예상대로 의협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이미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의 의대에게 내년도에 뽑을 수 있는 의대생의 숫자를 통고했다. 서울 지역의 의대는 지역편중을 막기 위하여 제외하고 절대적 수요조차 확보하지 못한 지방을 배려한 것이다. 비교적 많은 연구와 검토가 있었을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현실이다. 2천명씩 늘리더라도 의사증원의 효과는 10년쯤 흘러가야 나온다. 지난 19년 동안 1명도 늘리지 못했기에 이런 현상이 터졌다면 정부는 의협과 좀 더 차근하게 협상을 벌려야 한다.

협상을 아예 팽개치고 의사면허의 주도권만으로 밀어 붙이는 것은 하지하책이다. 의협에서도 2천명이라는 숫자를 트집 잡는다. 2천명 식 5년이면 1만 명의 증원이 되는데 이를 1천명 씩 10년으로 넉넉하게 제시한다면 의협에서도 타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는 정부가 지는 게임이 아니다.

지금 급박해하고 있는 환자들의 실정은 의사의 복귀다. 중병환자들의 희생이 더 늘어난다면 오히려 정부를 원망하게 된다. 숫자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신축성을 발휘하는 여유를 보여야만 정부와 의사 그리고 환자의 삼위일체가 공동선을 추구하는 일이 된다. 의협이 1천명조차 거부한다면 이번에는 국민 모두의 원성(怨聲)으로 병원이 날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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