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범어 다함께돌봄센터, 부모와 아동 의견 반영…획기적 ‘돌봄 모델’ 제시
[나는 청년입니다] 범어 다함께돌봄센터, 부모와 아동 의견 반영…획기적 ‘돌봄 모델’ 제시
  • 윤덕우
  • 승인 2024.04.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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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다함께돌봄센터’
2024년 전국 1천104개 운영
서울 264·경북 67·대구 13개
범어다함께돌봄센터에서아이들과 메이커 프로그램 활동
범어다함께돌봄센터에 서아이들이 메이커 프로그램 활동을 하고 있다.

△자녀 돌봄에 대한 요즘 부모들의 단상

선거 시즌마다 정치권은 점점 더 심각해지는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약속한다. 이런 공약들은 때때로 대중의 큰 호응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실제 효과성은 미미할 때가 많다. 이는 양육 문제의 다양성과 복잡성 때문에 단일 해결책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필자가 현장에서 만난 많은 부모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연대와 지지에 기반한 돌봄 시스템’이었다. 가족 중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성장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돕는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의견이었다.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진심으로 지지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것은 정책 결정 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만한 점은, 이미 가동 중인 돌봄 시스템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대표적인 돌봄시스템 중 하나이다. 2018년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다함께돌봄센터’ 지원사업은 지역 기반의 돌봄체계 구축과 초등학생 대상 틈새 돌봄 기능 강화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3월 현재, 전국에 1,104개의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기 운영되고 있는 전국의 센터들는 맞벌이 가정을 포함한 많은 가정에서 그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로 인해, 센터의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국 5대 광역시 중 센터의 수가 대구가 제일 적다는 사실을 이번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서울 264개, 대전 29개, 부산 64개, 광주 30개, 경북 67개, 대구 13개).
 

지자체 조례 영향 예산 한정적
센터 운영·교육 질 직접적 영향
지자체 적극적 관심·개선 필요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늘봄학교의 차이점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는 모두 ‘돌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과 서비스에서 차이가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복지와 ‘정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조한다. 반면, 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학생을 위한 돌봄을 강화하고, 학습 프로그램을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아동센터는 취약 계층 아동을 우선지원하는 반면, 다함께돌봄센터는 보편적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운영 시간은 방학 기간에만 다함께돌봄센터가 더 길다. 법적 근거와 설립 배경에서도 두 센터는 차이를 보인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시설로, 다함께돌봄센터는 방과 후 서비스 조직으로 시작되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지역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필요로 하며, 아동 돌봄의 질을 높이고 복지와 성장을 위한 포괄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하다. 한편, 최근 정부의 주요 공략으로 학교 안의 돌봄인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학교안팎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하여 양질의 미래형·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육·돌봄(Educare) 통합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돌봄을 키워드로 한 센터의 운영은 지역사회의 구체적인 필요와 요구를 바탕으로 하며, 지역 구성원들의 다양한 역할과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그 설립과 지속 가능한 운영이 어렵다. 이는 이러한 보육지원 제도가 단순히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획기적인 돌봄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러한 모델은 우리 사회의 아동 돌봄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아동복지와 가족의 성장을 위한 포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문읽기·기후 교육·리빙랩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개발·제공
마을 공동체 기여 ‘우수 공로상’

△수성구 범어 다함께돌봄센터

대구시 수성구는 2020년 첫 다함께돌봄센터(해바라기방과후)를 개소한 이후 현재 7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경력보유 여성들의 커뮤니티 「마마플레이트(김소향 대표)」가 있다.

“소셜벤처 맘쓰랩으로 시작된 마을커뮤니티 활동이 마중물이 되어 「수성함께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이라는 결실로 맺어졌습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대구시와 수성구가 함께 예산을 매칭 해서 운영되는 사업이라 비영리 법인만 수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구지역에는 아동복지, 교육 비영리법인이 많지 않은 실정이어서 확장이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부모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커뮤니티를 통해 온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입니다”라고 말했다.

센터의 운영 시간과 프로그램은 부모와 아이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하여 운영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운영 방식이 센터를 움직이는 우수한 인력을 유입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범어다함께돌봄센터는 센터의 목적과 운영 취지 및 방향을 특별하게 여겨 일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있다. 문경자 센터장과 김은지 보육교사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외에도 수성 시니어클럽에서 파견된 선생님 3분과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시니어 선생님, 지역 대학의 장학 근로 학생, 장애인, 자활대상, 봉사자까지 매일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일터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돌보는 현장이 마을 공동의 일터가 된 것이다.

개소부터 현재까지 센터장을 맡고 있는 문경자 센터장은 “채용 공고를 내면 100명이 넘는 분들이 지원해 주십니다. 많은 분들이 하루 4시간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특히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끼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희 센터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종사자들에게도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특별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센터의 특별함을 소개했다.

수성함께돌봄 사회적협동조합 김소향 이사장은 “협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5년 동안, 저희는 아동 돌봄뿐만 아니라 토요 꿈다락, 대구 교육청의 학교 폭력 예방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에 기여하며 우수 공로상을 수상하는 등 마을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마을을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영리 협동조합으로서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임대료 문제가 컸으며, 조합원 부모님들의 출자금과 기부금으로 임시방편을 마련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제공되는 예산이 한정적이어서, 임대료와 종사자의 경력에 관계없이 제공되는 지원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이는 돌봄 센터의 운영과 교육 질, 종사자의 처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선이 필요합니다.”라고 당부했다.

▶ 다함께돌봄센터에서 일하는 현실 청년 김은진 씨의 ‘함께 성장’ 이야기

범어 다함께돌봄센터에는 자신의 삶에 성의를 다하며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돌봄교사 김은진 씨(33세)가 있다.

“하교 후나 미등교 시간에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보호’와 ‘학습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말이 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냥 ‘보육 도우미’라고 보시면 돼요. 수성구에서는 문경자 센터장님의 지도 아래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업무를 하며,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 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는데, 공부하는 과정에서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줄 곳 아이들을 돌보거나 가르치는 일을 해왔어요. 가장 오랫동안 해온 일은 어린이집에서 영아들을 돌보는 일이었어요. 제 적성에 맞는 일은 누군가를 돌보는 ‘돌봄’ 그 자체라는 것을 그때 명확히 깨닫게 되었죠. 학창시절, 명확한 꿈은 없었지만 장래 희망을 적어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누군가를 돌보거나 돕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희미하게나마 해왔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지역의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여 사회의 일원이 되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김은진 씨는 사회복지사로서, 보육교사로서 ‘돌봄’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분명했다. “돌봄 서비스의 최종 구매결정권은 보호자에게 있어요. 보호 대상자와 보호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의 강화가 요구되죠. 그런데 돌봄을 키워드로한 사회서비스 현장에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여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범어 다함께돌봄센터는 지역의 부모들의 커뮤니티(마마플레이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우다다 뉴스(신문읽기 프로그램), 기후 교육, 리빙랩, 체인지메이커, 고전 읽기 등 아이들의 성장과 학습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저는 정말 행운아 인거죠.”

미래에 현재의 청년세대가 살아갈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인구 감소를 막고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유지하려면,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환경, 즉 돌봄 인프라의 구축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청년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발벗고 나서는 현상은 주목할만한 사회적 변화이기도 하다. 사회복지사로서, 보육교사로서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이 지역 아이들의 돌봄과 맞닿아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김은진 씨는 지역사회의 숨은 일꾼이자 보석이었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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