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회전교차로
[대구논단] 회전교차로
  • 승인 2024.04.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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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요즘 어느 도시를 가든 회전교차로가 많다. 회전교차로는 십자 교차로 대신에 도로가 만나는 중심부에 교통섬을 두어 차량이 똑바로 가지 못하고, 교통섬을 돌아가도록 만든 것이다. 신호등이 없어서 정차하지 않고 저속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원활한 교통과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전통적인 교차로에서는 신호를 무시한 차량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에, 회전교차로에서는 이런 위험이 적다. 일단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려면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속이나 수직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날 가능성은 줄어든다. 또한 회전교차로에서는 마주 보는 방향에서 오는 차량의 좌회전이 없다. 따라서 이들 차량의 좌회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없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장점도 있다. 우선 회전교차로는 신호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설치비용과 유지관리 비용이 적게 든다. 모든 차량이 속도를 줄인 뒤 오른쪽으로 진입해 출구로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회전교차로에서는 자동차가 정지하는 돌발적인 사고가 없는 한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이 정지할 필요가 없어 지체시간이 감축되고, 불필요한 연료 소모와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다. 미국 연방교통청 자료에 따르면,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면 기존 교차로나 신호등을 사용한 네거리에 비해서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 등의 교통사고를 8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도로교통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회전교차로는 2010년 시범사업 시행 이후 매년 100개 이상 신규 설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108개였던 전국의 회전교차로는 작년 기준 2천 525개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회전교차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건수도 꾸준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회전교차로 교통사고는 2013년에 593건, 2015년에 783건, 2017년에 920건, 2019년에 1천 367건, 2021년에 1천 521건, 2022년 1천 402건이 발생했다.

회전교차로는 원래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큰 것이 장점인데, 교통사고가 자꾸 발생하는 이유는 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정확하게 모르거나 통행방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작년에 성인 남녀 운전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다’는 답변은 36%에 불과했다. 이는 회전교차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지만 통행방법에 대한 시민교육과 홍보가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들을 대상으로 회전교차로의 통행방법에 대해서 물어 보아도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회전교차로는 신호등이 없기 때문에 특히 ‘통행규칙’이 중요하다. 교통 당국은 지금부터라도 언론과 SNS, 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시민들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전교차로는 먼저 진입해서 ‘회전 중인 차량’에 통행 우선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운전자는 회전교차로에 진입 전에 서행하거나 정지해서 회전 중인 차량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만약에 해당 차량이 있다면 먼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 뒤에 진입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진입하다가 회전 중인 차량과 충돌사고가 발생하면, 과실 비율이 80%에 이를 수 있다. 그리고 일단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면 멈추지 말고 서행하면서 운전자가 목적한 방향대로 빠져 나가면 된다. 진입이나 출입할 때는 반드시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회전교차로의 기본 운영원리는 양보이다. 회전교차로에서는 ‘진입 시 양보, 주행 시 서행’의 준수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 회전교차로의 장점을 최대한 잘 살려서 교통흐름도 원활하게 하고, 시민들의 교통안전도 확보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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