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민심이 천심일까?
[수요칼럼] 민심이 천심일까?
  • 승인 2024.04.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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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신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예측하는 의석수에는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시중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여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치룬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했다. 앞으로의 치러지는 4·10 총선의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번 총선은 큰 파장을 이끌고 올 가능성이 크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쟁점은 국정 안정인냐 혹은 정권 심판인냐이다. 여당은 윤석열 정부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다수당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한다. 반면 범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외친다.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야당은 비판만 잘해도 큰 점수를 얻는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공격이 수비보다 유리하다. 특히 비판 전문가들이 포진한 야당이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란 여당에 절대 유리한 것은 명백하다.


이번 총선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 두 가지 측면을 언급하고 싶다. 먼저, 총선에 임하는 여당의 자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선거 때만 되면 슈퍼스타 효과에 의존하려고 한다. 김영삼 정부시절 정치적 경험이 없는 이회창 전감사원장을 총리에 전격적으로 발탁했다. 이 전총리는 김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대쪽 같은 이미지로 대권 후보로 등장했지만 실패했다. 그 이후에도 이명박 전대통령, 박근혜 전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도 개인적인 인기에 의해 정치권으로 긴급하게 수혈되었다.


이명박 전대통령은 현대건설의 신화를 쓴 후 정치권으로 영입되었으며,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이라는 경험을 축적한 후 대통령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박근혜 전대통령도 오랜 은둔 생활 끝에 정치권으로 불려나와 국회의원과 여당대표를 경험한 후 대권에 도전하여 대통령이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재임 중 탄핵을 받았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선거대책위원장은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느 날 갑자기 유명 정치인으로 부각됐다.


범여권에 인재가 부족해 외부에서 수혈을 받은 것은 아니다. 여권에는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경력과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선거를 앞두고 불임정당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도 외부에서 수혈한 인사를 원탑으로 내세워 선거를 치러야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하게 새겨야 할 사항이다.


둘째, 선거는 진영싸움이다. 대통령 선거든 국회의원 선거든 여야 선거전은 이미 진영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 이때 진영이라 함은 자칫 보수와 진보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구도가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보수와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로 구분할 때 어느 지역이든 기본적으로 20~30%가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물론 후보의 개인적인 인지도에 따라서 그보다 낮게 혹은 높게 나올 수 있지만, 그 비중보다 낮다면 지역구도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선거가 끝나면 지역균형 혹은 지역화합을 얘기한다. 그러나 선거가 시작되면 진영싸움이 꿈틀거리면서 결국에는 진영싸움에 기대는 선거가 된다. 왜냐하면 표를 얻기 위한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지역구도에 기반한 진영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비명횡사·친명횡재'라는 비판 속에 김영주 의원 등 비주류 6명이 탈당하고, 또한 이낙연 전총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미래당이 창당되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젊은층을 대변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대표가 탈당해 만든 개혁신당의 영향력도 찻잔속의 태풍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미 예견된 일이다. 오히려 정체성이 뚜렷한 조국신당이나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의 영향력이 더 크다.

이처럼 진영 구도하에서 선거를 치루게 되면, 여야는 양진영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야당은 비판을 무릅쓰고 자기들의 입맞에 맞는 공천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이라는 명분으로 선거 때마다 표를 몰아 준 보수층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보수층은 이러한 국민의힘이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에 냉소적이고 화가를 내고 있다. 따라서 여당은 화난 지지층을 어떻게 달래는냐가 마지막 선거운동의 관건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말이다. 여야는 선거에 불리하면 남탓을 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후 민심에 따르길 바란다. 그러나 이런 선거를 계속해야 되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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