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담' 24일 첫 정기연주회…연주에 노래·전통무·사설과 함께
'해담' 24일 첫 정기연주회…연주에 노래·전통무·사설과 함께
  • 황인옥
  • 승인 2024.04.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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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연주자 12명 어우러지는 소리
지역 음악 해금만의 앙상블로
곡 파트 나눠 합주로 풍요롭게
‘정체성’은 퓨전보다 전통 집중
영남해금앙상블해담연주
영남해금앙상블 해담 공연 모습.

지금이야 장르별 분화가 엄격하지만, 근대 이전까지만 해도 국악인들은 장르의 경계에 민감하지 않았다. 국악의 범주 내에서 종합적으로 역량을 발휘하려 노력했다. 한 사람의 국악인인 악기연주와 소리, 연기, 춤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그들은 곧 종합예술인이었다. 그들이 다방면을 섭렵하며 추구한 것은 예술적인 완성도였다. 다양한 역량을 소화하며 창작에 깊이와 다채로움을 확보하려 했다.

제1회 정기연주회 ‘새녘’ 공연을 앞두고 있는 ‘영남해금앙상블 해담(이하 해담)’의 무대는 그 옛날 선배 국악인들의 전통에 한 걸음 다가간다. 해금 연주단체지만 연주와 더불어 노래와 전통무가 사설도 함께 한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설레고 긴장되기 마련인데, 첫 정기연주회를 앞둔 해담 단원들의 모습에선 설레임이 긴장감을 저 만치 밀려나고 있다. 관객과 보다 다채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긴장감을 불식시키고 있다. 특히 12명의 해금연주자들이 어우러지는 소리가 어떨지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도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다.

해금의 첫 정기연주회의 제목은 ‘새녘’이다. ‘동쪽’을 의미하는 순 우리말이다. 우리 지역의 음악들을 해금만의 앙상블 구성으로 재해석한다는 의지에 대한 표명이다. 첫 정기연주회의 방향성은 지역의 음악으로 관객에게 신선함을 전하고, 단원들은 한 단계 성장한다는 데 맞춰졌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로 공연을 구성한다.

이날 연주곡은 동부 지역 음악을 주제로 ‘동부소리’와 ‘숨은 동해 굿소리’, ‘박대성류 아쟁산조 해금합주’ 등이다. ‘동부소리’는 지역 농요와 민요들을 엮어 해금을 위한 합주로 구성한 작품이다. 연주자별 개성있는 독주와 합주가 어우러지며, 메나리토리의 특질이 잘 나타나는 농요와 통속 민요들을 모아 구성한다.

‘숨은 동해 굿소리’는 동해안 별신굿의 화려한 무가와 부산 기장 오구굿의 김동언 명인의 무가 선율을 바탕으로 구성한 곡으로,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다. 부산 기장 오구굿에서 연행되는 발원굿은 죽은 자들을 천도하기 위해 행해지는 굿으로, 원래 해금은 사용되지 않고 무가와 타악을 중심으로 연행하며 판소리와 같은 이야기를 담은 서사무가다. 이번 공연에선 해금으로 재해석하고, 사설, 노래, 해금이 주고받으며 극적 형식을 보여준다.

‘박대성류 아쟁산조 해금합주’는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된 박대성류 아쟁산조를 해금합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우조와 계면조의 분명한 선, 청의 이동과 성음의 변화가 뚜렷하고, 산조 연주 시 매번 다르게 표현되는 즉흥적인 가락을 해금만의 감수성으로 만난다.

해담은 영남대 음악대학을 졸업한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해담이 창단되기까지 이승희 영남대 음악학부 교수의 역할이 컸다. 그는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젊은 국악 연주자들의 무대가 부족하고, 그에 따라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 활동이 위축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젊은 연주자들이 스스로 공연을 만들어서 능동적으로 공연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 아래 제자들에게 앙상블 창단을 제안하면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현재 해담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이승희 교수는 이번 공연에도 연주회의 방향성이나 곡 구성 등을 조언하며 힘을 보탰다.

해담은 2019년 KBS 국악한마당 출연, 수창청춘맨숀 수창청춘극장 공연 등을 통해 연주활동을 시작하고, 2022년에 창단연주회를 열며 세상에 해담의 존재를 알렸다. 이후 영남대 개교 70주년 기념공연, 국악방송 국악콘서트 판 공연 등에 출연하며 활동력을 넓혀왔다.

해담의 장점은 해금 연주자들로만 단원을 구성됐다는 점이다. 단원들 간의 이해의 폭은 넓이 넓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단원들 간의 해금 특유의 꾸밈이나 연주법들은 충분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귀뜸이다. 공연 연습 때나, 무대에 올랐을 때 합주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깊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물론 하나의 악기가 주는 단조로움은 피할 수 없는 조건이 되지만, 곡의 파트를 풍요롭게 나누고 소리나 사설들을 가미하며 단조로움의 여지를 차단한다.

첫 정기연주회지만 단원들의 자신감은 충만하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곡들로 구성하며 도전을 감행했지만 단원들 간 충분한 아이디어 공유로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해담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임다슬과 악장을 맡은 최유하 단원이 입을 모아 “대구에 있는 다양한 해금연주팀과 비교했을 때 ‘해담’만의 색깔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했고, 전통성과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는 노래 나 사설과 같은 요소들을 가미하여 새로운 해금 앙상블을 선보이는 것을 우리의 정체성으로 정했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는 그들의 기조가 반영되어 퓨전보다 전통에 집중했다. 해담의 제1회 정기연주회는 24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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