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질문을 허용하는 가정
[교육논단] 질문을 허용하는 가정
  • 승인 2024.04.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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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 영선초 교사, 교육학 박사
교육에 있어서 ‘아이들의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하여서 논한다는 것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질문이 있는 수업은 교사 대부분이 인정하는 ‘좋은 배움’이 일어나는 필수 조건이다. 이러한 관심에 따라 ‘하브루타(havruta)’, ‘질문 교육과정(question curriculum)’ 등 여러 교육자들의 이론이나 교육과정들이 번져가는 한편, 자발적 교사 연구체 역시 꾸준히 맥을 잇고 있다. 질문은 수업을 자기 주도적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한편, 학생들을 정말 탐구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심리학자 스턴버그는 문제 해결의 능력보다 문제 제기의 능력을 강조한다. 문제해결능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를 찾아내지 못하면 문제해결능력이란 시작될 수도 없다. 이 외에도 많은 학자들은 새로운 사회 변화 속에서 학습자는 스스로 문제를 찾고, 이에 대한 의구심과 궁금증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공동의 주장을 하고 있다. 질문을 가지는 것이 미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꼭 갖추어야 할 역량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은 학교 수업에서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평소 생활에서도 너무나 중요하다. 가정에서도 질문이 살아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정에서의 질문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만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과 사회성 형성, 더 나아가 가족 공동체의 유대감, 친밀감 등에도 깊게 영향을 미친다. 앞서 언급했던 ‘하브루타’ 또한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하면서 논쟁하는 유대인들의 가정교육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네 가정에서의 ‘질문’은 어떻게 치부되고 있는가? 바쁜 가족 개인의 생활 속에서 질문은커녕 대화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가정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혹 어른인 구성원만이 발언권을 가진 가정이라면 ‘질문조차 필요 없는’ 가족 내부의 상황이 당연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가족 내부에서 이미 다양한 문제 상황을 겪고 있기에 질문 따위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정에서 질문을 시작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질문을 일으키는 첫 번째 방법이자 가장 중요한 방법은 바로 질문거리가 있는 집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질문은 알고자 하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알고 싶은 것이 없다면, 질문하고 싶은 것도 없다. 가정에 항상 특별한 것을 준비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대화가 이어지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주말마다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고, 가족이 일상적으로 같이 하는 일을 일주일에 한 번쯤은 만드는 것도 좋다. 일단 이야기를 시작해야 질문거리가 생긴다.

더불어 질문거리가 생겼다 해도 질문을 하고 싶게 만드는 대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에게 질문이 생겨났을 때의 가족이 보이는 태도 말이다. 무시하거나, 면박 주거나, 성의 없는 대답은 아이의 질문을 포기하게 한다. 그리고 함께 질문하자. 아이에게만 질문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질문하는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질문이 허용된 아이들은 어떠한 삶의 국면에서도 호기심, 그리고 적극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원동력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아이들은 어떠한 상황이든 궁금한 점, 해결하고 싶은 것, 나누고 싶은 맥락이 있다. 똑같이 배워도 받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삶의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스로 의문을 가진 아이들은 고민하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 하게 되고, 이는 온전히 이 아이만의 성장점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이는 좋은 답변을 하는 태도로 번져나간다.

사실 일반적으로 모든 가정은 한때 아이들에게 질문을 허용하는 곳이었다. 아이들이 ‘이게 뭐야?’를 연발하던 때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부모님 모두는 그 어떤 말도 안 되는 질문에도, 수십 번 반복되는 같은 질문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답을 해 주었고, 끊임없이 격려했다. 온 집안에 아이들의 질문거리가 가득했고, 부모님 모두는 그런 아이들을 사랑으로 바라봐 주었다. 과장하거나 특수한 유형이 아닌, 정말 일반적인 가정 이야기다. 전혀 없었던 일이 아닌 분명 존재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때의 아이도 그대로고, 아이에 대한 사랑도 변한 것이 아니다. 이제 질문이 가득했던 그때의 가정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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