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공무원의 성과평가
[대구논단] 공무원의 성과평가
  • 승인 2024.04.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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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우수한 조직은 성과가 높다. 성과가 높은 조직은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있고, 또한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있다. 사전에 평가 기준이 직원들에게 공개가 되고, 이 기준에 대한 직원들의 합의가 있는 조직이 건강한 조직이다. 이런 점에서 성과평가가 중요하다. 공무원의 성과평가는 공무원을 체계적이고 정기적으로 평가하여 각종 인사관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조직 전체의 능률을 향상시킨다.

보통 기업체와 같은 민간조직에서는 성과평가가 공공조직에 비해 쉽다. 민간기업은 판매량, 생산량, 이윤 등과 같은 계량적인 평가기준이 공공조직에 비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익을 추구하는 공공조직에서는 성과평가 기준과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임진왜란 때는 중국 진나라의 상수공법(上首功法)을 도입해서 수급(首級)의 숫자로 장수들의 성과를 평가했다. 즉, 전쟁에서 베어 얻은 적군의 머리 숫자로 평가하는 것이다. 선조 임금도 이 방법을 선호했는데, 이 방법은 문제가 있었다. 당장 적과의 전투에 집중하기 보다 수급을 베어 자신의 실적을 높이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편끼리 다툼이 생기기도 하고,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기 보다는 적의 목을 베는데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니 전투에 충실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무리하게 머리를 베다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순신 장군은 수전의 특성 때문에 수급이 전공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전투 중에 적군이 바다에 떨어지면 건져서 머리를 베고, 이를 보관하려 하면 전투에 지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전투를 마친 후에 적군에게 포로로 잡혀 있던 무고한 조선 사람의 머리를 베어서 거짓 보고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우리 조선 백성인 고기잡이의 목을 몰래 베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은 새로운 성과평가 방법을 도입한다. 적의 목을 베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운 자의 공을 높여주는 방법이다. 이 모든 것을 세밀하게 관찰해서 평가하겠다고 사전에 공지하고, 실제로 이 방법을 시행했다. 기존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이 성과평가 방법은 적의 목을 베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고, 본연의 전투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로 인해 더욱 효과적으로 전쟁에 승리하게 된다. 열심히 싸우면 싸운 만큼 공을 인정해 주었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의 부하들은 용감하고 소신있게 전투에 임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있다. 적의 수급 숫자로 성과를 평가하는 것을 ‘정량평가’라고 하고, 열심히 전투에서 싸우는 것을 지휘관이 평가하는 것을 ‘정성평가’라고 한다. 정량평가는 숫자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객관적이고 공정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또한 정성평가는 지휘관의 주관적인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하지 못하면 부하들의 불만이 많을 수 있다. 정성평가에 대한 직원들의 이의제기가 많고, 불신이 많으면 그 조직에서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사심없는 공정한 성과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에서도 대구경찰청 관내 11개 경찰서 자치경찰 부서의 성과를 평가한다. 각 경찰서의 범죄예방대응과, 여성청소년과, 교통과의 자치경찰 사무가 그 대상이다. 성과평가 결과는 치안종합 성과평가에 반영되고, 열심히 근무해서 우수한 성과를 낸 경찰서에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고, 승진 등 인사에도 반영이 된다. 단속 실적과 같은 정량평가와 함께 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과 같은 정성지표를 잘 혼합해서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올해 성과평가 지표를 미리 각 경찰서에 통지하고, 경찰서에서는 이 기준을 참조해서 시민안전을 위해 열심히 근무한다. 대구시민을 위한 문제해결적 경찰활동, 생활질서 위반 단속·수사활동, 소년범 선도·보호 지수, 사회적 약자 보호 주요 활동, 국민편익 위주의 교통경찰 활동이 주요 성과평가 지표이다. 대구경찰청 11개 경찰서 중 올해는 어느 경찰서가 탁월한 성과를 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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