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매년 힘들게 왜 두릅을 따냐고?…“나누면 즐거우니까”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매년 힘들게 왜 두릅을 따냐고?…“나누면 즐거우니까”
  • 채영택
  • 승인 2024.04.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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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봄 선물
두릅과 엄나무 순
자연이 선물하는 녹색의 축복
한번 맛 보면 잊지 못하는 매력
봄의 새순을 보는 즐거움과
가시에 찔리는 아픔이 교차
나누는 기쁨
고마웠던 지인들에 매년 선물로 보내
성가시고 힘들지만 작은 성의 표시
엄나무순
꽃 모양을 한 엄나무 순이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겨울 같은 겨울을 보내지도 않았는데 슬며시 봄이 왔다. 봄이되면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이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는 아니지만, 한동안 소식 없던 지인들을 전화하게 만드는, 매년 자연이 선물하는 녹색의 축복은 올해도 돌아왔다. 무엇일까?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축복이 감사해야 될 일들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 많은 것 중의 하나는 두릅과 엄나무 순을 먹는 것이 아닐까? 한번 맛본 사람들은 잊지 못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봄이 되면 많고 많은 자연의 선물들이 우리 인간들에게 찾아와 우리들을 즐겁게 해준다. 심지어 물 한 방울 주지도 않았는데 자연은, 그 식물들은 부모님의 내리사랑처럼 우리 인간들을 즐겁게 해주고 먹여 살린다. 지금이야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시장으로, 마트로 달려가 먹을 것을 살 수 있지만, 먹을게 흔지 않던 1970년대 전까지 자연은 오랜 세월 우리나라 사람들을 먹여 살린 고마운 존재가 아닌가?

올해도 나물들이 올라왔고 두릅과 엄나무 순 맛을 본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람들이 먹는 식물들 중 쑥과 원추리들을 먼저 만났다. 우리 경상도 지역에선 원추리로 나물을 안해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충청도와 강원도 등에서는 원추리를 즐겨 먹는다.

엄나무 제일 위의 어떤 순들은 예쁘게 피어 꽃 같기도 하다. 먹는 것은 쉬울 수도 있지만 그 두릅과 엄나무 순들을 먹기까지 많은 공이 들어간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공짜는 더욱 없다. 가시가 많아 따기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엄나무는 두릅에 비해 순이 늦게 올라오는데 가시가 크고 질리면 여간 아픈게 아니다.

작년 이맘때 특별한 경험을 했다. 두릅과 엄나무 순들을 따서 지인들에게 보내주었다. 잎들을 하나하나 따고 우체국에 가서 소포로 만들어 보내주어야 했다.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번거러워서 나중에는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구나 하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 일이 생겼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힘들게 보내고 나면 고맙다고 먼저 전화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가 전화를 먼저 해야하는 경우에는 화가 났다. 보내고 난 뒤 소포 안의 두릅과 엄나무 순들의 상태가 괜찮은지 걱정도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받는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하는 걱정도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릅과 엄나무 순을 따서 보내는 첫 경험을 하였다. 나중에 매년 두릅을 따는 친척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가 와서 따 가게 해라”고 말씀하셨다. 매우 공감되는 말이었다. 우체국에 가는 것도 일이고 매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봄이 되니 올해도 아버님이 십 여년 전 심은 두릅들과 내가 심은 엄나무들에서 이쁘고 귀여운 순들이 나왔다. 작년과 다른 것은 오래된 두릅들이 많이 죽었고 양지바른 곳의 두릅 일부를 주인인 나보다 먼저 누군가가 따갔다는 것이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두릅을 딸때는 무조건 따는 것이 아니고 잎의 오른쪽과 왼쪽을 따고 중간에 아주 작은 순들이 올라오는 것은 그대로 두어야 빠른 시간에 한번 더 딸 수 있다. 주인인 나도 잘 몰라서 처음엔 막 따기를 십여 년 하였다.

그러다 최근 3년 전부터는 함부로 따지 않는다. 양쪽으로 따고 중간의 잘 보이지도 않는 새 순은 남겨둔다. 그러면 발리 올라온다. 그 순을 또 따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세 번은 확실히 딸 수 있다.

올해의 나무 순 중에서 가죽 순 맛을 먼저 보았고 다음이 두릅 그리고 엄나무 순 이었다. 모를 땐 괜찮았는데 가시에 찔리는 등 따는게 보통일이 아니라서 봄의 새순을 보는 설레임과 가시에 찔리는 작은 아픔의 경험이 생각나 즐거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시간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

두릅가시에 찔리는 것은 엄나무 가시에 비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엄나무 가시에 찔리는 것은 엄청나게 아프고 오래된 기억을 갖게해 준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시 없는 두릅과 엄나무를 심는다.

두릅과 엄나무 순들을 따서 보내는게 올해도 걱정된다고 하니 작년에 엄나무 가지를 함께 자른 선배가 말했다. “그 짓을 왜 하나?‘

작년에 서울에 갔는데 우리 집에서도 손님이 와서 자는게 안 되는데 멀리서 왔다고 자기 집에서 자게 해준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두 번이나 방을 내어준, 금융감독원에 다니는 고등학교 동기와 반포자이 아파트의 호스트 룸을 빌려 자게 해준 초등학교 동기에게는 꼭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베풀어준 배려에 대한 조그만 감사의 표시다.

우포늪 근처의 산에 심은 두릅을 따서 대구 집에 가져와서는 우체국에서 부쳤다. 부치고 나니 또 신세 진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또 부쳤다. 두 번째는 엄나무 순들이 많이 올라와서 엄나무 순들을 따는게 이번에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가시에 찔리고 특히 한번은 얼굴에 가시가 박힐 뻔한 일을 경험했다. 조금만 고개를 늦게 돌렸으면 가시가 얼굴에 박힐 뻔한 일이 생긴 것이다. 천만 다행이었다. 병원에 갈 뻔 한 것이다.

두릅과 엄나무 순들이 올라오면 이렇게 보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성가신 일이긴 하지만 잘 해준 사람들에게 보내는 작은 성의이다. 내년에도 또 하게 될 것이다. 전지를 해서 큰 나무들은 키를 낮추고 주변 풀 정리도 해야한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독자분들에게는 가시 있는 두릅과 엄나무는 사지 말기를 권한다. 가시 없는 두릅과 엄나무들을 권한다. 보내기 위해 하나 하나 잎들을 따고 소포로 보내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받는 사람의 즐거움을 생각하면 중단하기가 쉽지는 않다. 아니면 그냥 와서 따가라고 할 수도 있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지만 심고 물주고 정성을 쏟아야 하늘도 준다. 뿌린 만큼 심은 만큼 거둔다.

농사일도 시기가 있어 시기를 놓치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때가 있는 법이다. 작은 농사일을 하면서 배우고 또 배운다. 고향에, 근처에 땅이 없으면 도시 텃밭을 신청해서 해보시기를 권한다. 배우고 느끼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 고생을 내가 왜 해?”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하든 안 하든 그것은 여러분 몫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는지?
 

 

노용호<경영학박사·한국생태관광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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