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에 "여성은 대통령 될 수 없나요?" 당돌한 질문했던 대학 1년생, 첫 단추 끼웠다
DJ에 "여성은 대통령 될 수 없나요?" 당돌한 질문했던 대학 1년생, 첫 단추 끼웠다
  • 이기동
  • 승인 2024.04.1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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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조지연 당선인 ‘성장 스토리’ 화제
경산 하양서 태어나 영남대 졸업
우동기 위원장과 대학시절 인연
“왜 정치 하려고 하느냐” 질문에
“세상 바꾸고 싶어서” 당찬 대답
朴 탄핵 이후 시민운동 앞장
尹 “내 머릿속 들어 있는 사람”
조지연 당선인
조지연 당선인

 

제22대 총선 대구경북(TK) 최대 격전지 경산시 선거에서 승리한 30대 여성 정치인 국민의힘 조지연(37) 당선인은 4·10 총선 최고의 화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유권자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향수(鄕愁)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경산시에서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4선 중진 최경환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TK가 아무리 보수의 텃밭이라고 해도 젊은 여성, 특히 정치 신인에게는 총선 도전 자체가 쉽지 않았음에도 선거 초반 절대적 약세를 딛고, 막판대 역전극을 벌이며 총선 두 번째 도전 만에 당당히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조 당선인은 최경환 후보가 경제부총리를 역임할 당시 청와대(지금의 용산 대통령실) 뉴미디어 정책비서관실 직원(7급)이었기에 그의 당선은 더욱 주목을 받는다.

특히, 그는 완벽한 흙수저에 지방대를 나온 경산 토박이다.

경산 하양읍에서 태어나 하양초·하양여중·하양여고·영남대(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일명 ‘토종 청년’으로 지방 소멸을 걱정하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지역을 대변할 가장 적합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조 당선인의 후원 회장을 맡았던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과의 오랜 인연도 화제다.

우 위원장은 대구신문과 통화에서 지난 2006년 조 당선인을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영남대 총장이었던 우 위원장은 3월 21일 고 김대중 대통령을 대학에 초청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특강을 들었다고 한다.

강의가 끝나고 한 학생이 “대통령님 저 질문을 좀 받아주십시오”라고 손을 들어 자신은 지난 3월 2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1학년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학에 입학하니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다들 여성은 정치하기 어려우니까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대통령님, 여성은 정말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까?”라는 당돌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참석자들 모두 당황하고 있던 찰나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곧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거다. 또 (다양한)직업 중에 남자들이 여성들에게 빼앗길 직업 중에 하나가 정치인 인데,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여성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라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정치를 하는데 훌륭한 정치인이 되려면 서생과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상인과 같은 현실 감각을 가져야 한다”며 “국민들보다 앞서가도 안 되고 뒤쳐져 가서 가도 안 된다. 국민들 손을 꼭 잡고 같이 가는 것이 정치의 단계”라고 역설했다.

당시 10여 분 가량 학생의 질문에 추가 강의(?)를 했던 김 전 대통령은 자리를 뜨기 전 우동기 총장에게 “이런 학생이 영남대학에 입학한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이 학생이 정치에도 성공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잘 가르치고 많이 지도해 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우 총장은 다음 날 이 학생을 총장실로 불러 “열심히 해서 훌륭하고 성공한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하며, (훗날)정치할 때 나한테 연락하면 내가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했다는데 지난해 말 누군가 연락이 와 만나보니 조 당선인이 바로 그때 그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우 총장은 그러면서 당시 조지연 학생에게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정치를 하면 제가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습니까?”라는 당찬 대답을 들었다며 18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대학 1학년 때부터 당돌했던 조지연 학생은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청와대 7급 직원으로 근무하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까지 4년을 모셨고, 탄핵 이후에는 광화문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문재인 정부와 조국 교수의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비판하며, 시민운동에 앞장 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할까 말까 고심할때 메시지 팀장 제의를 받아 대선 후보 때부터 정권 출범 초반까지 윤 대통령의 머리 역할(메시지 담당)을 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TV 대담에서 2년 전 직원 한 명을 데리고 취임사를 썼다고 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조지연 당선인이다.

윤 대통령은 조 당선인에 대해 “깊은 통찰력과 깊은 사고를 지녔고 또, 정치 철학이 같다”며 “그는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는 얘기도 있다.

다수의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정치인 보좌관을 했거나, 유력 인사의 소개를 받는 속칭 배경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조 당선인은 자기 능력으로 본인 스스로가 개척해 박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을 모신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조 당선인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경산의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절실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는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과 개혁은 그 자체가 어려운 것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며 “저에게 새로운 정치를 실천하라는 시민들의 명령을 받들어 늘 시민 곁에서 함께하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뛰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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