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퓨전 클래식그룹 ‘비아트리오’, 글래스톤베리 올해도 초청 받아
지역 퓨전 클래식그룹 ‘비아트리오’, 글래스톤베리 올해도 초청 받아
  • 황인옥
  • 승인 2024.04.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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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최대 뮤직 페스티벌에 5번째 초청 공연 ‘쾌거’
국내 아티스트 중 최다 공식 기록
동서양 악기·음악 통섭 의지 영향
아리랑 들려주러 무작정 영국行
버스킹 소문 듣고 한인회서 초청
7번 유럽 투어·260회 이상 공연
국악·K-pop 등 퓨전 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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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힘 비아트리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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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톤베리 축제에 참가한 비아트리오 모습.

퓨전 클래식그룹 ‘비아트리오’는 2011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하 글래스톤베리)에 한국 아티스트 최초 초청되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2013년, 2017년, 2023년, 2024년에도 연이어 초청되며 국내 아티스트 중 최다 공식 초청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글래스톤베리는 영국 최대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이자 영국을 대표하는 뮤직 페스티벌이다. 팝 음악, 록 음악, 힙합, 재즈, 레게, 블루스, 하드코어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어우러지고, 음악 공연을 중심으로 서커스, 카바레, 전시회, 극, 코미디, 춤 등 다양한 현대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현대에 존재하는 다양한 예술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기 축제다. 그룹 세븐틴이 오는 6월 열리는 ‘글래스톤베리’에 K-팝 아티스트 최초로 메인 무대에 초청될 만큼 권위가 높은 축제다.

대구 지역에 근거지를 둔 비아트리오가 세계적인 축제에 국내 아티스트 최초 초청, 5회 연속 초청은 의미 있는 성과다. 글래스톤베리의 권위만큼이나 높은 문턱을 뚫었기 때문이다. 비아트리오의 글래스톤베리 진출 비결은 두 가지다. 동서양 음악을 넘나드는 비아트리오의 음악적인 확장성과 해외 진출을 위한 팀 차원의 노력이다.

피아노 김진민, 첼로 강혜원 , 바이올린 이주희를 단원으로 2007년 창단한 비아트리오는 음악적인 제약을 두지 않는다. 해금, 판소리, 기타, 바이올린 등 동서양 악기 연주자들로 단원들을 꾸린 것에 동서양 음악을 통섭하려는 팀원들의 의지가 담겼다.

이들은 클래식과 국악, 가요와 팝송을 융합하며 비아트리오만의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왔다. 클래식 음악이나 민요를 서양악기와 국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과 정서가 통하는 가요와 팝송을 하나의 음악으로 엮는 등의 형식 파괴를 감행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동시대인들의 음악적인 감수성을 충족시켰더라도 불러주지 않으면 홀로 피고 지는 꽃에 불과하다. 지방을 근거지로 둔 비아트리오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축제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화려하게 꽃 피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처음은 여느 아티스트처럼 미약했다. 유럽인들에게 우리 음악, 정확히는 ‘아리랑’을 들려주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2009년에 무계획으로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최근 만난 비아트리오 송힘 대표가 “국내 공연 비수기인 6월과 7월 여름시즌에 유럽으로 무작정 갔다”고 회상했다. 불러주는 무대가 있으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거리의 악사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비아트리오의 유럽 투어 주제는 ‘아리랑을 들려주러 유럽 간다’였다.

영국을 떠나기 전, 나름의 노력은 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문화원이나 대사관, 한인 신문사에 유럽 공연 관련 자료 요청을 의뢰했고, 그들로부터 300여개의 공연 관련자들의 이메일 주소를 회신으로 받았다. 주저없이 받은 이메일로 빠짐없이 비아트리오 자료를 보냈다. 그러나 진입 문턱은 예상보다 높았다. “개런티 없이 공연하겠다는 데도 한 군데도 연락이 오지 않았어요.”

떠나기전의 노력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무계획으로 영국으로 떠나게 됐다. 무작정 거리 공연을 펼쳤다. 그러면서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예술공연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프린지’에 신청서를 냈다. 참가 허가가 떨어져 유럽 첫 투어의 의미있는 성과가 만들어졌다.

2009년 투어에서 또 한 번의 행운이 우연히 찾아왔다. 영국 런던시 남서지역 소재의 킹스턴(Royal Borough of Kingston upon Thames)에서 열리는 유럽최대의 한인축제인 킹스턴 한인 축제(Kingston Korea Festival)에 초청됐다. “한인회에서 비아트리오의 버스킹 공연 소문을 듣고 저희를 축제에 초청했습니다.”

이때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는데, 그가 글래스톤베리 관계자였다. 물론 당시 단원들은 그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킹스턴 시장도 참석하는 큰 행사였지만 음향시스템을 지원하는 전문가가 상주하지 않아 축제 기획자와 송힘 대표가 음향감독을 하게 됐는데, 그 기획자가 글래스톤베리 관계자였다. 비아트리오를 눈여겨 본 거는 클래스톤베리와 비아트리오를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을 자처했다. 당시 그는 “유명한 페스티벌이 있는데 2011년에 공연하러 올 수 있겠냐”고 제안했고, 단원들은 쾌재를 부르며 “무조건 간다”는 답을 주었다.

2011년도에 두 번째 유럽투어를 떠났다. 이번에는 글래스톤베리에 정식 초청팀으로 가는 투어였다. 첫 투어 때와 달랐다. 아리랑을 유럽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애초의 유럽 투어의 목적을 글래스톤베리라는 큰 축제 무대에서 달성하게 됐다는 생각에 단원들의 가슴에는 충만감이 차올랐다.

한 번 인연을 맺자 글래스톤베리와의 인연은 계속됐다. 총 5회에 걸쳐 초청되고, 매 공연마다 기립박수를 받았다. “텐트를 치고 밤낮없이 공연을 하는 페스티벌인데, 우리의 첫 공연이 대박을 쳤습니다. 첫 공연에서 존재감을 강하게 각인됐죠.” 비아트리오는 공연과 함께 글래스톤베리 참가 아티스트들의 음악으로 음반을 제작하는 기획에도 참여했다. “축제 측에서 음원 녹음 요청이 와서 우리의 음악을 세계 아티스트들과 함께 녹음을 하게 됐어요. 아쉽게도 음반 발매까지 연결되지는 못했죠.”

축제 무대 외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투어를 계속하며 아리랑을 유럽 곳곳에 알렸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아리랑을 들려주러 유럽에 간다’라는 제목으로 총 7번의 유럽투어, 330여일 동안 25개국 64개 지역에서 260여회 이상의 공연을 펼쳤다. “우리를 찾아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무작정 다가가서 우리 음악을 알렸더니 응답이 왔고, 세계적인 축제에서 우리의 음악과 팀의 이름을 알릴 수 있어 기뻤습니다.”

투어 첫해는 자비로 시작했지만 두 번째 투어부터는 현지에서 경비 조달이 가능해졌다. 글래스톤베리에선 개런티를 받지 않았지만, 축제 참가팀이라는 인지도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유럽의 다른 곳에서 공연 문의가 이어졌고, 개런티를 받는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비아트리오는 지금까지 총 5장의 앨범을 냈다. 이들은 향후 책과 앨범과 공연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형식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주제를 정하고 스토리를 구성한 만화 형식의 책을 발매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8개 정도의 곡을 만들고 앨범을 발매하고, 공연 콘텐츠로 제작해 무대에 오르는 방식이다. 현재 앨범 제작은 미뤄두고 있지만 책과 함께 하는 공연은 시도 한 상태다.

비아트리오의 첫 책 제목은 ‘퍼플엘리 에펠탑에서 사진찍기’였다. 이 책을 콘텐츠로 10회의 공연을 펼쳤다. 지난해 ‘퍼플엘리 런던에서 뮤지컬보기’를 주제로 한 책을 냈다. 곧 공연 콘텐츠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향후 두 권의 책을 소재로 곡을 만들고 앨범도 낼 예정이다.

‘책과 함께 하는 공연’ 형식은 비아트리오가 세계 최초다. 직접 창작한 책을 공연 전에 관객에게 배포한다.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과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지고, 연주를 시작한다. “관객들이 책과 함께하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을 접하며 ‘놀랍고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여 주셨어요.”

비아트리오는국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비아트리오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일등공신은 그들의 레퍼토리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장르적 콜라보가 그것이다. 아리랑과 어메이징 그레이스, 춘향가의 갈까부다와 김광석의 60세 노부부를 컬래버레이션하는 방식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한다.

동서양 음악의 소통은 동서양 어디에서 공연해도 공감대 형성은 따 놓은 당상이다. 비아트리오는 작년부터 전통 소리꾼 구다영을 멤버로 영입해 음악적인 확장을 감행한다. 기존에 해오던 판소리 춘향가에 더 깊게 들어가기 위해 소리꾼을 영입했다. 전통 국악에서 K-팝까지 우리 음악의 변천사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공연인 K-POP의 과거와 현재 시즌1으로 이미 공연을 했다. “앞으로도 퓨전적인 시도는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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