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우리 경제에도 봄바람은 불어오는가
[박명호 경영칼럼] 우리 경제에도 봄바람은 불어오는가
  • 승인 2024.05.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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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봄바람이 분다. 바람과 함께 봄이 우리를 찾아왔다. 봄바람에는 봄의 훈기가 들어있다. 봄바람은 따스한 봄의 내음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봄바람이 세차게 불 때면 나무의 줄기가 부러지기도 하고 나무뿌리가 뽑혀 나갈 듯 드세다. 그 까닭은 봄바람이 땅속의 뿌리를 흔들어 깨우기 위함이다. 땅속 깊은 물을 뽑아 올려서 싹과 움을 트게 하기 위한 자연의 조화다. 따라서 봄의 초록은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봄바람 덕분이다. 그래서 봄날 거칠게 부는 바람은 풀과 나무에는 시련이지만 축복이다.

봄바람은 사람들에게도 큰 축복이다. 생각을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바꾼다. 설한풍에 움츠렸던 모습에서 벗어나 따스한 날들에 대한 희망과 기대치를 높여준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게 한다. 가족, 친구, 학교, 직장 등 삶 전반에 걸쳐서 심리적·정서적 안정감을 가져와서 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게 한다. 특히 올해 봄은 우리 국민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코로나19로부터의 완전 해방이고, 우리 경제가 저성장에서 드디어 회복할 것이라는 큰 기대다.

지난 1일, 코로나19 감염병이 사실상 종식되었다.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조정되면서 병원급 의료 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자율화됐다. 2019년 11월에 발생하여 전 세계 인구의 10%가 감염되었고, WHO는 비공식 사망자가 무려 1천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우울감을 경험했고 악화한 정신건강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햇볕 쬐기와 각종 운동으로 우울감을 해소하고 긍정적 사고, 안정감 행복감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또 하나, 올봄 가장 반가운 소식은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하는 수출이 7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기록한 것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한다. 반도체는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했고,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해 역대 최대액을 경신했다는 것이다. 4대 IT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컴퓨터·무선통신기기도 두 달째 플러스를 기록했다. 바이오·의료,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 주력 제품 중 절반이 넘는 8개 품목의 수출도 두 자릿수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2024년 경제성장률을 2023년의 1.4%보다 크게 높은 2.2%로 전망했다. 수출의 호조로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월 전망보다 0.4%포인트 높여 2.6%로 전망했다. 수출에서 큰 호조를 보이는 반도체 경기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도 내수는 여전히 부진해 우리 국민이 실질적으로 경제성장률 상승을 체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수출에 비해 내수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취업자 수의 증가 폭 또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경제계에서는 수출의 빠른 회복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터널에서 하루속히 탈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과 내수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다만, 수출 호조세가 소득 증가로 이어지면 내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수 회복이 지체되는 주요 원인은 고금리·고물가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지적된다. 향후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 긴축 기조가 전환되면 내수 회복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물가도 점차 안정세를 보여서 올해 말에는 그동안 거칠게 불었던 고물가의 바람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바람의 실체는 공기다. 부는 바람은 단순한 공기의 움직임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람’이란 단어는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의미심장하고 오묘한 사정들을 잘도 그려낸다. 엉뚱하거나 허황한 짓을 꾀하는 것은 바람을 잡는 일이다. 바람은 피우기도 한단다. 그런데 봄바람은 그 의미가 아주 특별하다. 그것은 소망이며 간절함이다. 봄바람은 그러한 ‘바람(기대)’을 가능하게 해주는 묘약이다. 김범룡은 1985년에 발표한 ‘바람 바람 바람’이란 노래에서 ‘사랑하는 이’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노래했다.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날 울려놓고 가는 바람.”

모든 생명체가 봄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 소생한다. 우리의 마음과 몸, 그리고 우리 경제도 소생되어 희망을 한껏 노래하는 계절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춘풍은 생명의 원동력이다. 봄바람은 생명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근원이다. 그래서 봄의 향연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봄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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