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갤러리] ATLANTIS
[대구 갤러리] ATLANTIS
  • 승인 2024.05.0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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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현 작 ATLANTIS
 
 
인물사진-권주현
권주현
작가
오래 전 우리는 모두 아틀란티스에 살았었다. 그 옛날 우리에겐 모두 이상이란 행복 그리고, 삶이란 모험이 있었다. 비이상적인 현실에 길들여지지 않으려 떼를 써봤고, 울어도 보고, 때론 싸워보기도 했으나 어느덧 우리의 삶은 꺽여버렸고 이젠 이뤄지지 않는 바램과 꿈에 점점 무감각해졌다. 결국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처럼 이젠 형체, 기억 그리고 흔적조차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에겐 아틀란티스에 대한 이야기는 허무맹랑한 얘기가 됐고, 비웃음조차 살수없는 철부지의 꿈같은 이야기가 되었다. 이상은 행복이 아니게 됐고 삶은 모험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나 내 작업실의 작은 한 켠에선 깊게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이 다시 부유한다. 수장되었던 내 비현실적 이상과 환상이 가득했던 기억과 열망, 나만의 이상향이 다시 부유한다. 그저 동굴 속 환상이든 허상이든 그것은 이제 중요치가 않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던 아틀란티스는 분명히 내 기억에 존재한다. 그렇게 나만의 아틀란티스를 향해 나의 작업세계를 가로질러 한걸음씩 나아간다

나의 작업은 심미성과 공감성이 배제되어 있다. 오직 나의 일상의 경험에서 근간해 내 피부로 느낀 강렬한 감정에서 나의 작업은 비롯된다. 특히 내가 외면하고 싶었던 수치심 절망감 불안감 등의 진실된 감정을 불시에 마주할 때면 진흙 속에서 보석을 하나 발견한 듯하다. 그런 거부할 수 없는 인상적 순간의 형태와 색깔 질감을 뚝 떼어다 작업실로 끌고 오려 시도한다. 흐릿하고 불분명했던 감정의 응어리가 하나의 시각적 오브젝트로 구현되는 순간 마치 몸속의 암덩어리가 하나 적출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수술’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선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을 관찰해서는 목적된 적출의 과정에 이를 수 없고 통찰력 있게 대상을 해부하여 시간을 두고 힘겹게 관찰해야 했다. 마치 이런 과정들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닌 ‘해야만 하는 걸 하는’ 것으로 철저히 기능적인 역할로서 작업에 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분명한 효과의 기능성이 지속되어 극한으로 갈수 있다면 그것 또한 새로운 개념의 심미성일 것이고 더 나아가 새로운 공감성으로의 확장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렇듯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작업물을 통해 공공의 공간에서 늘어놓는 가운데 최소한의 양심으로써 나는 기필코 당신이 예전에 본 적 없던 것만을 보여주리라하는 단순한 조건을 하나 걸고 덤덤히 작업을 지속하고 싶다. 마침 천만다행히도 인생의 수 많은 잠식과 태풍들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한 명의 창작자라는 것이 나를 안도하게 한다.

※ 권주현 작가는 영남대 디자인 미술대학 입체미술과를 졸업했다. 웃는얼굴아트센터, 현대시티 아울렛 등에서 2회의 개인전과 대구 두리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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