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 의성 국가지질공원 이야기] <10> 아기공룡둘리가 천진난만하게 찍어놓은 만천리 발자국
['심쿵' 의성 국가지질공원 이야기] <10> 아기공룡둘리가 천진난만하게 찍어놓은 만천리 발자국
  • 김민주
  • 승인 2024.05.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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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이구아노돈’ 급할 땐 두 발, 평소엔 네 발로 걸었다
 
다시-보행렬
만천리 아기공룡발자국에는 아기 초식공룡인 이구아노돈이 걸어간 두 개의 보행렬이 발견된다. 두 발로 걷다가 네 발로 걷는 독특한 양상을 보여준다.
 

최적의 서식지
경상도에 백악기 호수 흔적
최대 지름 길이 250㎞ 달해
물 마시고 먹이 찾으러 몰려


◇중생대 백악기 한반도 지배자는 공룡이었다

자녀들을 양육하다보면 특정시기에 아이들이 유독 관심을 갖는 동물이 바로 공룡이다. 서너살만 되면 수많은 종류의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운다. 이름 뿐만이 아니다. 공룡들의 모습과 특징을 신기할 정도 알고 있다. 경이로울 따름이다.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공룡화석들이 무수하게 발견된 의성 국가지질공원은 그 옛날 공룡들의 놀이터였다. 공룡을 좋아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선명한 공룡발자국을 보여줄 수 있는 의성 국가지질공원 만큼 좋은 장소도 없을 것이다.

공룡은 지금부터 약 2억5천만 년 전에 지구상에 출현해 6천6백만 년 전에 멸종했다. 약 1억8천만 년 동안 생존한 셈이다. 세계적으로 공룡에 대한 기록은 중국 서진(西晉·265~316)의 상거의 ‘화양국지(華陽國志)’다. 이 책에 사천성(四川省) 우성에서 용골(龍骨)을 발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1676년 옥스퍼드셔 치핑노턴 근처의 콘월 석회석 채석장에서 메갈로사우루스(Megalosaurus)의 대퇴골을 발견했다. 옥스퍼드대학교 애쉬몰린 박물관의 최초 큐레이터였던 화학과 교수 로버트 플롯을 그곳 현장에 보냈다. 그는 전설의 타이탄과 유사한 거인의 대퇴골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1815년부터 1824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 윌리엄 버클랜드 교수는 메갈로사우루스의 화석 뼈를 많이 수집해 과학저널에 발표했다. 1841년에 영국 과학진흥협회 회의에서 고생물학자 리차드 오웬(Richard Owen)은 공포의 도마뱀이란 뜻의 ‘공룡(dinosaur)’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 “deinos”(무서운 또는 두려운)와 “sauros”(도마뱀 또는 파충류)에서 유래됐다. 오웬은 새로운 동물 그룹으로 분류한 고대 파충류를 설명하기 위해 이 이름을 선택했다. 초기에 이 단어는 과학적 글에서 공룡과 드래곤이라는 용어가 서로 바꿔 사용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공룡알, 공룡 뼈, 공룡발자국 등 공룡 화석산지가 많이 발견되어, 과거 동북아시아에 살았던 공룡들의 생태를 연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공룡화석은 1972년 경북대 양승영 교수가 경남 하동군 수문동 해안에서 발견한 공룡 알껍데기 화석이다. 공룡알 화석으로는 1997년 경남 하동군 금남면 수문리 해안, 1999년 전남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선소해안, 2000년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고정리 시화호 간척지에서 발견되었다. 공룡뼈는 1973년 1월 의성군 금성면 청로리에서 용각류(목 긴 초식공룡)의 왼쪽 상완골(上腕骨)의 윗부분을 발견함으로써 신호탄을 쐈다. 뒤이어 2004년 전남대팀이 전남 보성군 득량면 앞바다에서 갈비뼈와 머리뼈를 제외하고 나머지 뼈들이 온전히 붙은 상태로 발견했다. 2008년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방조제 주변을 청소하던 화성시 공무원이 뿔공룡의 엉덩이뼈와 꼬리뼈, 양쪽 아래 다리뼈 및 발뼈 등 하반신의 모든 뼈를 제자리에 있는 완전한 형태로 발견했다.

공룡발자국 화석은 경북에는 의성 제오리와 만천리, 청송 신성리, 경남에는 고성 덕명리, 진주 가진리, 남해 가인리, 전남에는 화순 서유리, 해남 우항리, 여수 낭도리, 충남에는 보령 학성리, 울산에는 천전리 등 많은 지역에서 발견된다. 발견된 지역의 공통점은 중생대 백악기 호수가 발달했다는 것인데, 아마 공룡들이 물을 마시러 모여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동식물의 먹이도 풍부했을 것이다. 중생대 백악기 호수 중 가장 거대했던 호수가 오늘날의 경상남북도 지역인 경상퇴적분지이다. 당시 이 호수의 규모는 큰 지름은 250km이며, 짧은 게 150km가 넘었다. 6천6백만 년 전에 공룡이 멸종되기까지 최적 서식지였다. 멸종원인은 아마 소행성과의 충돌, 10만 년간 화산 폭발, 기후변화 등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당시 이 호수의 규모는 동아시아에 위치한 캄보디아의 톤레삽 호수보다도 더 컸을 것이다.
 

만천리 저수지 옆 아기공룡발자국이 있는 곳
만천리 아기공룡발자국 화석산지에는 아기 초식공룡 발자국 외에도 다양한 공룡발자국이 찍혀있다.

발자국으로 ‘걸음걸이’ 파악
발 바꾸기 전 차렷자세로 정지
둥근 뒤꿈치·발바닥 패드 4개
아기공룡 평균 발길이 19~22㎝


◇만천리 아기 초식공룡의 독특한 걸음걸이

국내 국가지질공원 중에는 의성, 청송, 무등산에 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있고, 화성, 부산이 공룡알 산출지로 알려져 있다. 의성 국가지질공원에는 제오리, 만천리, 송내리, 남대천 등 공룡발자국 화석이 많은데, 이 중 만천리 아기공룡발자국 화석산지 현장은 만천리 산129-1번지에 위치한다. 제오리 공룡발자국과 마찬가지로 백악기 하양층군 사곡층에 속한다. 2022년에 국제학술지인 ‘히스토리컬 바이올로지(Historical Biology, 역사 생물학)’에 ‘한국의 의성지질공원 사곡층에서 산출된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들: 역사적·고생물학적 견해(Dinosaur tracksites from the Cretaceous Sagok Formation in the Uiseong Regional Geopark, South Korea: historical, palaeobiological perspectives)’가 소개됐다.

만천리 아기공룡발자국의 지질은 이암이 사암층을 얇게 덮은 형태로 짝을 이뤄 반복적으로 발달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곡물식빵 한 조각 위에 체다치즈 한 장을 반복적으로 올린 모습이다. 지금부터 1억년 전 공룡 발자국은 126개, 보행렬(걸어간 발자국) 8개가 210㎡의 면적에 7개의 화석층에서 확인되었다. 이 가운데 용각류는 발자국 68개 및 보행렬 1개, 수각류는 발자국 13개 및 보행렬 4개, 조각류는 발자국 45개 및 보행렬 3개이다. 만천리 공룡발자국 현장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의 크기를 측정해 봤다. 아기공룡 보행렬 하나의 평균 길이는 22cm, 나머지 하나의 평균 길이는 평균 19cm 정도였다. 이를 기준으로 H =4A(발자국 크기)이라는 관계식에 대입하면 아기공룡 한 마리는 0.88m, 나머지 한 마리는 0.76m로 환산된다. 이곳 아이공룡 발자국은 기존에 2008년 세계에서 가장 긴 아기용각류(목 긴 초식공룡) 발자국으로 보고되었다. 만천리 아기공룡 발자국에는 큰 용각류(목 긴 초식공룡) 발자국도 있다. 그래서 한동안 어미가 아이를 지키는 모습으로 스토리텔링을 해왔다.

그러나 가장 최근 연구결과, 조각류(초식공룡)인 소형 이구아노돈(Iguanodon)이 걸어가면서 남긴 보행렬로 밝혀졌다. 이 발자국은 캐리리이크니움(Caririchnium)으로 불린다. 캐리리이크니움은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보이며 크고 둥근 뒤꿈치와 3개의 짧은 발가락, 4개의 발바닥 패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성에서 최초 발견하여 국제학회에 발표하여 종명(種名)으로 ‘경수키미(Kyoungsookimi)’라고 하는 건 진주교육대 김경수 교수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발바닥 전체에 피부자국이 있는 공룡 발자국을 처음으로 발견한 성과가 있었다.

특히 이곳 만천리에서 캐리리이크니움은 빠르게 이동할 때는 두 발로 걷는다. 느리게 이동할 때는 네 발로 걷는다. 네 발로 바꾸기 전에 두 발을 모으고 잠시 차렷자세로 정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이다. 이밖에도 무척추동물의 생흔 화석인 스콜라이토스(Skolithos)를 비롯해 건열이 관찰되었다. 이런 연흔은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다. 현재는 약 30도 경사졌는데 이는 7천만 년 전 화산분출로 생성된 금성산 칼데라 함몰에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된다.

◇아기공룡둘리, 크롱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캐릭터

지난 토요일 tvN ‘놀라운 토요일’방송을 보고 있는데, ‘아기공룡둘리’와 ‘희동이’ 문제가 나왔다. 출연자들은 거기 나오는 아저씨가 ‘고길동’이라 당연히 ‘고희동’인줄 알았는데, ‘박희동’인 사실을 알고 놀랐다.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지금은 어른이 되었지만 1983년 3~4살 아들이 뛰어놀면서 불렸던‘아기공룡 둘리~’라는 노래 가사가 뇌리를 스친다. 또 2003년에 EBS에서 처음 방영돼 ‘아이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릴만큼 현재까지도 인기가 높은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보면, 비록 뽀로로는 펭귄 캐릭터지만 뽀로로가 키우는 아기공룡 캐릭터로 ‘크롱’이 나온다. 그 밖에도 ‘공룡메카드’라는 애니메이션에는 주인공이 ‘타이니소어’라는 작은 공룡들을 수집하고 배틀을 벌인다. ‘고고 다이노’, ‘다이노코어’, ‘헬로카봇’이라는 애니메이션들에는 공룡 로봇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처럼 공룡은 예전부터 아이들에게 매우 사랑받는 존재다.

만천리 아기공룡 화석산지 바로 앞에 2022년에 설치한 목재데크, 안내표지판 등 탐방시설을 설치했다. 지질명소에 관심이 있다면 인근 제오리의 공룡발자국도 탐방하길 권장하고, 조문국 사적지와 조문국 박물관을 들러봄도 바람직하다. 조문국박물관에는 만천리 아기공룡발자국 복제품도 전시되어 있고, 상상놀이터에 가서 공룡 관련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금성면 일대를 다니면서 눈을 크게 뜨고 다니자. 혹시나 우리가 새로운 공룡 뼈나 공룡발자국을 발견해 공룡연구역사를 새로이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지구상 공룡들은 중생대 백악기 말 대멸종

공룡의 출현과 멸종에 대해서는 지질역사 36억 년을 12개월‘우주달력’에 비유하면 12월 24일 공룡 출현과 12월 25일 공룡의 멸종이 있었다. 인류 출현은 12월 31일에 해당한다. 공룡의 종류는 1,500종 이상으로 확인되었다. 공룡은 중생대 대표생물로, 지질시대는 공룡을 기준으로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구분한다. 지구촌에 11번의 멸종사태가 발생했으나 그 가운데 규모가 큰 다섯 번의 생명체의 대멸종이 있었고, 공룡은 중생대 2억 500만 년 전 판게아의 분열로 인한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을 이겨내고, 6,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 대멸종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만천리 공룡을 소재로 공상과학소설(Sceince Fiction)을 써보는 상상을 했다.

‘만천리에서 발견된 아기공룡의 화석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이 화석에서 DNA를 추출하여 공룡을 복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룡의 DNA는 손상이 심했고, 복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이때, 국립자연사박물관의 공룡화석전문가 디노사우르스 팀장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용하여 화석의 단층촬영을 하는 것이었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321,129장의 단층촬영을 한 결과, 당시 금성산 화산 폭발 야간광경을 담은 사진을 발견했다. 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아기공룡이 화산 폭발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화산 폭발이 아기공룡의 DNA를 손상시켰다는 것도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이 사진을 바탕으로 아기공룡의 DNA를 복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기공룡의 DNA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공룡을 복제하는 것이었다. 과학자들은 복제 기술을 이용하여 아기공룡을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복제된 아기공룡은 건강하게 자라났고,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아기공룡은 만천리의 상징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아기공룡을 보기 위해 만천리를 찾았다. 그리고 이 아기공룡은 미래의 과학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소설을 써보는 것을 통해 과학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과학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상상해 볼 수 있다.
 

개울물까지도 볼 만한 ‘만천리’
2년 전 발자국 탐방시설 설치
인근 제오리서 지질명소 탐방
조문국박물관 발자국 모형 구경

◇만천리까지 오셨는데 이 모두를 두루 섭렵하시길!

만천리라는 지명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를 살펴봤다. “개울 물까지도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천천히 흐른다”고 해서 만천리(晩川里)다. 일설에서는 옆 동네 운곡리(雲谷里)에서 한 선비가 이곳으로 옮겨와서 처음 마을을 개척했는데 진작 동네를 열지 못하고 늦게(晩) 왔다(來)는 자책에서 ‘늦게 온 마을(晩來里)’라고 했다. 늦올마를 속칭 만내(마)라고도 했다. 그런데 순수한 우리말로 다시 한자로 내(來)를 개울(川)로 알고 ‘만천(晩川)’이라고 표기했다. 또 다른 전설은 의성 읍내에서 노년을 보내고자 함양박씨 의성 입향조 박지양이 관직명 만호(萬戶)에서 “만호장(萬戶長)께서 사시는 산천(山川)”을 줄여서 ‘만천(萬川)’을 세월이 흘러‘만천(晩川)’으로 쓰게 되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만천동(晩川洞)과 승방동(勝芳洞)을 합쳐 산운면 만천동으로 병합했다. 1934년 2월1일에 금성면에 편입해 만천동으로 했다. 1988년 5월1일에 동을 리로 변경함에 따라 만천리(晩川里)가 되었다.

만천리 북동쪽에 오토산(五土山)이 솟아 있다. 오토산 기슭에 여러 마을이 들어섰다. 동쪽에 사곡면, 서쪽엔 금성면 하리, 남쪽에는 금성면 제오리, 북쪽에 의성읍과 이웃하고 있다. 자연 마을로는 만천리에 졸수(卒壽, 90세) 고령자가 9명이나 살았다고 해서 ‘구로(九老)’라고 했다는 속설이 있다. 승방(勝芳)은 마을 개척할 때에 봄에는 꽃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푸른 숲과 향기로운 풀들이 꽃보다 낫다”는 감흥에서 동명을 ‘승방(勝芳)’이라고 했다. 승방리를 속음으로 승뱅이로 불렸다.
 

 
글=이대영 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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