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구교육청 야영수련활동이 필요한 이유
[데스크칼럼] 대구교육청 야영수련활동이 필요한 이유
  • 승인 2024.05.2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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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부국장
지난 토요일(19일)고교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갔다.

졸업한 지 30여년이 지나 중년이 된 친구들을 만나 고교시절도 회상하며 추억에 잠겨 있는데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막내 아들과 함께 온 후배가 인사를 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후배는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도 자주 다니는 등 생활이 넉넉한 편이다. 통통해 보이는 후배 아들이 예의 바르게 두손모아 인사를 했다. 나도 모르게 초등학생에게 “학교생활은 재밌니. 초등학교 다니면서 가장 추억에 남는 거 있니”라고 물었다.

초등학교 6학년의 대답은 의외였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과외를 받고 있으니 친구들과 교류는 크게 없고 가장 추억에 남는 기억은 최근 다녀온 팔공산 수련원 1박2일 야영수련활동이었다고 했다. 설마 그럴까 싶어 왜냐고 되물었다. 대답에 또한번 놀랐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에 개별적으로 30분이상 같이 지낸적이 없어요.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 친구들이 그렇게 지내요. 1박2일간 같이 텐트도 치고 야영도 하니 친구들과 가까워 진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문득 10여년전 딸 바보로 소문난 친구가 생각이 났다. 이 친구는 딸을 위해서 술을 마시다가도 대리기사를 불러 학원앞에 가서 태워오곤 했다. 딸이 초등학교때는 차도를 건널때 위험하다며 학교 인근으로 이사를 갔고 중학교·고등학교 6년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직접 운전해 등교를 시켰다. 친구딸이 초등학교 6학년때인 2015년. 대구교육청은 학생들의 호연지기를 키워주고 유대감 형성을 위해 야영수련활동을 시작했다.

친구는 당시 교육감과도 인연이 있어 면담까지 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 1박2일 야영수련을 할수 있겠나? 버너로 밥을 짓는게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교육감은 야영체험을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이 자립심도 키워주고 친구들과 추억도 쌓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야영장에 버너가 아닌 인덕션을 사용할 경우 소형발전기나 전선을사용해야 돼 오히려 위험하다고 안심시키기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는 걱정이 돼 팔공산 수련원 인근 주차장에서 밤샘을 했다.

당시 학부모중 일부는 팔공산 수련원 인근에서 날밤을 새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친구는 아침이 돼서야 안심이 돼 집으로 돌아왔다. 딸은 낮 12시쯤 귀가했다고 한다. 친구는 딸을 보자마자 “야영체험하니 안 무섭더나. 친구들하고 같이 잘수 있겠더나” 등등 이것저것 물었다고 했다.

딸의 대답은 친구의 걱정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고 했다. 딸은 “친구들과 오랫동안 얘기할수 있어 좋았고 직접 밥도 짓고 캠프파이어도 하니 너무 좋았어. 한번더 가고 싶다”고..

1년이 지나서 친구는 비슷한 고민을 또 했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이 된 딸이 낙동강 수련원에 1박2일 야영수련활동을 해야 되서다. 강으로 간다고 하니 혹시 물에 빠질까. 텐트에서 잠은 제대로 잘까?등등. 팔공산수련원(산)도 걱정이였는데 낙동강수련원(강)까지. 친구는 걱정이 돼 달성군 낙동강 수련원 사전탐사까지 했다고 한다. 딸을 보내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과 달리 딸은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타는 모습, 친구들과 재밌게 지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냈다고 했다.

집에 돌아온 딸은 “팔공산 수련원도 재밌었는데 낙동강수련원도 엄청 재밌더라. 또 가고 싶다”고…. 이후 딸이 고교에 입학한 후에는 코로나가 발생해 수학여행도 가지 못하고 졸업을 했다고 한다.

친구는 딸이 대학에 입학한 후 첫 MT를 갈때 한말을 잊을 수 없다고 자주 얘기하곤 했다. “대학입학때 까지 친구집에서 한번도 자본적이 없고 수학여행도 못갔는데 초등학교, 중학교때 야영체험을 하지 않았으면 MT를 갈수 있었을까”라고.

대구교육청이 팔공산수련원 야영활동을 한 학생 만족도 조사결과 90% 이상이 만족한다고 응답한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수련원은 학생만족도가 94.81%에 달한다.

최근 팔공산 수련원에서 한 참가 학생이 조리하다가 옷에 불이 옮겨붙어 2~3도의 화상을 입는일이 발생했다. 대구교사노조와 일부 교사들은 이를 계기로 야영수련활동을 폐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높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자 대구교육청은 안전요원을 추가 투입(7명→15명)하고 취사 현장에 항시 배치하며, 방염 앞치마 등 안전용품 배부와 버너사용 안전교육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

교사들이 안전을 중요시하고 요구는 할수 있다. 하지만 교사들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학생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고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학생들에게 자립심과 추억을 쌓아줄수 있는 대구교육청의 야영수련활동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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