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바이든의 對중국 ‘슈퍼관세 조치’의 내용과 영향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바이든의 對중국 ‘슈퍼관세 조치’의 내용과 영향
  • 승인 2024.06.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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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금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저가 수출 등이 미국의 업계와 근로자들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핑계로 지난 5월 14일 대중국 수입 관세의 대폭 인상을 지시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슈퍼 301조’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무역 상대국이 불공정한 무역행위를 통해 미국에 피해를 주는 경우 대통령이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는 규정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일종의 보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슈퍼 301조’라고 불린다.

이번 관세 조치로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25%→100%·연내), 태양광 전지(25%→50%·연내), 주사기바늘(0.0%→50%·연내), 철강·알루미늄(0∼7.5%→25%·연내),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부품(7.5%→25%·연내), 반도체(25%→50%·2025년), 천연흑연 및 영구자석(0.0%→25%·2026년), 비전기차 배터리(7.5%→25%·2026년), 의료용장갑(7.5%→25%·2026년) 등에 대한 대중국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이들 품목 중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입각해 거액 보조금으로 그동안 생산 라인의 국내화를 진행해 온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료기기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거액의 보조금으로 국내화를 진행해 온 핵심 산업들의 투자 기반이 중국의 저가 제품에 피해받지 않도록 관세 장벽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이미 중국산은 기본 관세(2.5%)에 25%의 추가 관세를 더해 총 27.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이 그렇지 않아도 높은 상황에서 이번 100%의 관세 인상은 아예 중국산 전기차의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중국 고율 관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더 심화시킬 수도 있으며, 중국의 반발 강도에 따라 미·중 관계의 파장도 예고된다.

이번 관세 인상 품목들의 중국산 수입액은 대중국 총수입액의 4%인 180억 달러(약 24.65조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주요 관세 부과 대상인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에 거의 수출되고 있지 않다. 금년 1분기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전기차는 2,217대에 불과하고, 중국산 태양 전지의 미국 수출 비중도 총수출의 0.1% 미만에 불과하다. 그리고 반도체의 경우에는 인상된 관세(50%)가 대선이 끝난 내년(2025년)에 적용되며, 천연흑연 및 영구자석, 비전기차 배터리, 의료용장갑 등은 25%의 관세가 2026년에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 폭탄이 핵심 품목인 전기차, 배터리, 의료용품 등에는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의 이번 조치가 몇 가지 특정 분야에 한정되고, 경제 전반으로 확산한 것이 아닌 만큼 미국과 중국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한다. 즉, 이번 관세 조치는 대선 지지율 회복을 위해 그동안 트럼프의 지지층인 러스트벨트 등의 제조업 노동자들의 표심을 얻어 트럼프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관세 부과 조치로 미·중 갈등이 과거만큼 격화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관세 조치는 미국에서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반도체의 경우 우리는 ‘첨단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고, 중국은 저가의 ‘구형반도체(레거시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경우 관세율을 25% 인상하더라도 가격이 미국산 배터리의 절반 수준이라 한국 배터리업체들로서는 가격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철강의 경우도 우리는 이미 미국의 ‘철강 232조’에 따라 연간 263만 톤의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고 있어 대중국 관세 인상의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로 미국 시장 밖에서 중국 제품과 과당 경쟁에 맞닥뜨리거나 중국과의 공급망 연계로 인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중국의 맞대응으로 미·중간 무역경쟁이 격화하는 등 큰 틀에서의 상황 변화와 미국 대선 이후의 정책 변화 가능성 등 변수가 많아 한국의 유불리를 속단하긴 이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중국의 대응 및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국내 업계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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