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한반도 핵 재배치의 필요성: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의 모색
[윤덕우 칼럼] 한반도 핵 재배치의 필요성: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의 모색
  • 승인 2024.06.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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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올들어서만 수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최근에는 전국 곳곳에 오물폭탄을 투하하는 사건도 연달아 발생했다. 오물이었기에 망정이지, 세균 같은 물질이었더라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즉 핵우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 미 의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공화당 내에서는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최근 국방 예산을 550억 달러 증액하면서, 그 일환으로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고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핵무기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위커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상황에서 외교적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새로운 억제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짐 리시 의원도 아시아에서의 확장억제가 약하다고 평가하며 전술핵 재배치를 제안했다.

이들의 발언은 국방부와 국무부의 정책을 감독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군사위와 외교위의 공화당 최고위 인사라는 점에서,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 만약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차지할 경우, 이러한 주장이 실제 정책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술핵 재배치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2017년 10월 워싱턴 당국을 방문해 야당 대표로서 전술핵 재배치를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8월 16일 의원총회에서 북핵에 맞서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했으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 입장이었다.

북한의 핵 역량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북한은 올들어서도 수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과의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면서,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2022 국방전략(NDS)이 북한 등의 위협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위커 의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역량을 갖추며 예상을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새로운 침략자의 축”(New Axis of Aggressors)이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과 동맹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안보 환경의 변화는 미국과 동맹의 군사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은 전술핵무기 재배치가 항상 논의 테이블 위에 있으며, 상황이 악화되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전술핵 재배치가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우크라이나는 부다페스트 안전보장각서를 믿고 핵무기를 포기했으나,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그 협정이 무용지물이 됐다. 이는 국제 협정을 통한 안보 보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교훈을 주며,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한반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보다 강력한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가 오히려 북한을 자극할 수 있으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핵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강력한 억제력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협력하여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며,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은 현재의 안보 환경을 고려할 때 매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선택지로 평가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더욱 강력하고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술핵 재배치는 현 시점에서 필수적인 조치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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