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노년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
[대구복지논단] 노년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
  • 승인 2024.06.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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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함께하는마음재단 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
얼마 전 모 일간지 기자가 복지관을 찾아왔다. 첫 인터뷰에서 “내년 2025년이면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데 여기 노인복지관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라는 당돌한 질문을 받았다. 응답하기를 “5월 31일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리는 ‘중구어르신한마당’ 행사에 오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고 했다.

그날 행사를 스케치해 본다. 개회식 사회자는 70대 초반의 백발 남성 노인과 20대 초반의 여성 사회복지사이다. 즉 1·3세대인 할아버지와 손녀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식전 공연은 50명으로 구성된 시니어합창단의 멋진 하모니 합창, 개회 선언 또한 70대 초반의 여성 노인이 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노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도전 골든벨 퀴즈대회 ‘내가 왕이다’ 선발전 등이 이어졌다.

또한 한쪽에서는 노인들이 “골라 골라” 소리치며 물건을 파는 나눔장터가 열리고 있고, 시니어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태평살롱 부스에는 고객들로 북적북적 거린다. 공원 청정각 앞에서는 노인들이 한문 서예, 인문화, 캘리그래피 작품들을 나눠주고 청정각 안에서는 노인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는 스마트폰 과거시험이 열리고 있다. 이 대회는 스마트폰 전문 강사 노인이 문제를 내고 진행되고 있었다. 과거에 참여한 수험생 역시 노인들이다. 선화당 앞에서는 하모니카, 오카리나, 시니어 밴드의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 옆 인생사진관 부스에서는 남녀노소 선남선녀들이 화장을 하고 한복을 입은 채 한껏 뽐낸다. 특히 다문화 여성들이 자기 나라의 고유 전통 의상을 입고 다니는 모습이 우리 한복과 어울려 다문화사회임을 실감 나게 한 풍경 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분수대 앞에서는 동네 노인들 간에 신바람 윷놀이 대회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처럼 중구어르신한마당 행사는 노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각종 놀이에 참여하고, 먹고, 놀고, 같이 춤추고 노래하고, 재활용품도 커피도 팔고,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등 다채롭고 신바람 나는 노인 축제였다.

이 행사에서의 노인은 더 이상 돌봄 대상도, 시혜적 대상도 아니었다. 당당한 주체로서, 지역사회 한 구성원으로서 참여하고 즐기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에서 삶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아우라도 낄 수 있었다.

지난 5월 21일에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노년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 특별위원회 정책 제안을 최종 발표했다. 특위는 ‘노인의 역할과 세대 간 존중이 살아있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정례회의, 공론화 세미나, 부처 협의 등을 추진했으며, 지난 13일 열린 대통령 주재 국민통합위원회 12차 전체 회의 겸 2기 성과보고회에서 정책 제안을 보고했다. ‘건강하게 배우고, 함께 일하는 노년’이라는 주제로 △건강한 노년 △배우고 기여하는 노년 △함께 일하는 사회 △다세대 공존 사회 등 4개 분야 8개 정책 제안이 제시됐다. 이미 사회복지현장에서는 목이 터져라 외쳐왔고, 실천하고 있었음에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정부의 이러한 정책 제안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

‘긍정적 노년 인식 캠페인’이 사회운동적 차원으로 일어나야 한다.

몇 차례 언급되었지만, 2025년이면 우리나라도, 대구 지역사회도 노인인구가 20%를 상회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은 당당한 한 사회구성원이며 사회의 큰 인적자원이다. 따라서 노년에 부여된 사회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사회적 환경을 만들고, 미래 세대와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초고령사회에서 일어나는 노인 문제를 비롯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이 노년을 ‘부양의 대상’, ‘약자’ 등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동시에 노인 당사자 또한 주체로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인식 전환을 시키기 위한 한 방법으로 노인 당사자-자기 주도적 이미지로 다변화하기 위한 ‘긍정적 노년 인식 캠페인’이 사회운동적 차원에서 일어나야 한다. 국가적으로, 지역사회에서도, 언론 속에서도 노인 혐오·연령차별 요소를 없애고 긍정적 노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역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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