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구경북 통합 문턱이 높다
[데스크칼럼] 대구경북 통합 문턱이 높다
  • 승인 2024.06.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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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현 부국장
가까운 산이라도 가려는 사람에게 가장 높고 건너기 힘든 것은 문턱이다. 게으르고 마냥 피곤하다는 이유로 휴일에 집에서 꼼짝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문턱만 넘으면 산 정상까지 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산을 얘기할 때 자주 나오는 우스개 말이지만 음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메가시티 통합이 문턱을 넘으려 하고 있다. 아니 이미 수장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이 합을 맞춰 실무작업에 들어갔고 대통령과 정부도 적극 지원 방침을 밝혔으니 문턱은 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문턱만 넘으면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은 꾸준한 발걸음과 땀방울, 의지만 있으면 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대구·경북 통합은 지난 달 홍 시장이 느닷없이 제안하고 이를 전부터 생각하고 준비해 온 이 지사가 두팔 벌려 환영하면서 시동이 걸렸다. 지금의 기초-광역-국가 3단계 행정체계를 국가와 바로 연결하는 2단계로 바꿔 서울에 이어 국내 2위의 거대 도시로 만들자는 것이다. 마산·창원·진해시와 청주시·청원군 통합과는 차원이 다른 첫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이라는 메가톤급 이슈다. 이를 다른 지역도 눈여겨보고 있다.

면적은 대구가 군위군 편입으로 1천499㎢로 늘어났고 경북은 1만8천424㎢로 줄었지만 합치면 1만9천923㎢로 웬만한 나라와 맞먹는 크기다. 경북은 대구에 군위군(614㎢)을 떼주고도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다. 휴전선 이남 강원도 면적이 1만6천830㎢로 그 다음이다. 인구도 대구 237만2천명, 경북 254만8천명으로 492만명, 지역내 총생산은 180조원에 가까운 거대경제권을 가진 지역이 된다.

서울로 대변되는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서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을 막고 전국이 골고루 잘 살고 혜택이 돌아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웅대한 목표가 대구·경북 통합의 전제요 강력한 명분이다. 여기에는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또다른 문턱이 기다리고 있다. 통합의 당위성과 지원을 약속한 정부로부터 얼마나 권한과 재량권을 가져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지사는 미국의 주 정부와 같이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광범위한 수준의 권한을 강조하고 있다. 홍 시장도 제안 당시부터 미 연방제 수준의 통합 대구직할시를 거론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와 특별법 제정 등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는 건 당연하다.

로드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 모두가 공감하는 절차와 당위성, 통합 행정체계는 물론 드넒은 지역의 어느 한 곳도 소외되지 않는 치밀한 지원과 발전 방안이 마련되고 실현돼야 한다.

홍 시장은 벌써부터 안동에 북부청사, 포항에 남부청사를 둬 각 부시장이 관리하고 부시장은 4명까지 늘려 차관급으로 격상해 서울시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구상까지 마쳤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조율 과정에서 더 큰 것을 얻으려면 타협과 양보의 협상력도 필요하다.

벌써 경북 북부지역에는 통합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일부 국회의원들과 도의원들까지 이 지사의 간곡한 협조 당부에도 각자 셈법으로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국가적 이익보다는 당장 눈앞의 자리에 연연해 반대 여론을 부추기는 위선자들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통합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시도민을 설득해야 하는 작업에 지속적이고 끈질기게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대구·경북 통합은 한마디로 서울과 수도권을 빼고는 모두 지방이라는 차별적인 인식에 맞서는 것이다. 국토의 10%밖에 되지 않는 지역에 절반이 넘는 인구가 살면서 돈과 자원을 빨아들이는 망국적인 기형구조로 국민 전체가 신음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주거, 교통, 교육, 문화 등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려 오히려 더 사람을 끌어들이면서 균형발전을 외치는 모순된 정책으로는 답이 없다.

근시안적 사고로는 절대 해결이 안되는 비균형발전과 저출산, 인구소멸 문제를 수도권과 맞먹는 거대 경제권이라는 더 큰 틀에서 해결하고 지방에서도 충분히 잘 살수 있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자는 것이 대구·경북 통합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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