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 온라인 강의·콘텐츠 제작…예비 청년 농업인 위해 달린다
[나는 청년입니다] 김수정 그린에이션 대표, 온라인 강의·콘텐츠 제작…예비 청년 농업인 위해 달린다
  • 윤덕우
  • 승인 2024.06.1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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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농업 특성화 고교 교사
인사이트 지속 제공 필요성 인식
농업교육의 사명감 안고 의성行
다시-카메라앞에서김수정대표
김수정 대표가 유튜브 방송(지구본 연구소)에 출연해 관련 전문가들과 스마트팜과 농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농촌과 농업이 낯선 청년세대

농업을 혁신적으로 이끌 인재가 부족하다고 해서 청년들에게 농촌에서의 삶을 권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도시에서 성장한 청년세대에게 농촌과 농업은 다소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농업을 혁신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작물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농업 기술에 대한 지식과 애정까지도 요구되기 때문에 농업 분야 인재 양성과 발굴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간과한다면 농촌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가 또 다른 국가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르고 명확한 해결책이 요구된다.

경북 의성의 작은 시골 마을에는 농촌과 농업이 낯선 청년세대에게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농업을 매개로 세대와 세대,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이으며 하루하루 당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김수정 대표(37세)가 있다. 김 대표의 발걸음에는 농업 인재 양성과 발굴을 위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의원면직 중등교사

농업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11년간 학생들에게 농업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온 김수정 대표는 전직 중등교사이다.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더 큰 꿈을 위해 교단을 떠났다. 김 대표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필자의 첫 질문은 “왜?”였다. 다소 괴짜스럽고 혁신적인 청년들을 무수히 만나며 그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해 거침없이 ‘리스펙!’을 외쳤던 필자마저도 김 대표의 의원면직이라는 선택에 대해서는 ‘왜?’라는 질문부터 하게 되었다.

“저는 11년 동안 교사로 일하면서 교사라는 직업이 제 천직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천직으로 여겼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이었어요. 결심을 실행에 옮기게 된 계기는 발상의 전환 때문이었죠. 반드시 학교가 아니더라도 농업 교육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농업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반드시 학교 선생님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떤 일 자체가 좋다면 타이틀이나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더 큰 가능성을 고민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수정 대표의 농업에 대한 진정성, 학생들을 가르쳐온 열정은 국가대표급의 ‘찐’이었다. 교사가 된 이후 김 대표의 삶은 농업교육에 대한 사명감으로 가득했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꿈과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진정한 농업인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 진정성은 농업 관련 전문자격증 취득을 돕는 전문서적 출판(유기농업기능사, 종자기능사 등)과 온라인 무료 교육 자료 제작 및 배포(영상 자료 등) 등의 활동으로 이어졌다.

“학교를 졸업하게 될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지속적인 인사이트와 동료라고 생각했어요. 교육콘텐츠를 만들어서 확산시켜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단순한 계기였죠.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농업 분야의 동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학생들이 졸업하더라도 친근하게 공부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그 단순한 생각과 발 빠른 실행의 노력이 제 커리어 방향을 바꿔 놓게 될지는 미처 몰랐죠”

밭에 농약 살포 장면을 교육하기 위해 영상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 김수정 대표.
밭에 농약 살포 장면을 교육하기 위해 영상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 김수정 대표.

 

유기농업기능사 등 서적 출판
교육 영상 제작·배포, 농지 관리
청년 멘토 커뮤니티·SNS 활동


◇괴짜 농업교사, 농업을 배우려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 관계를 꿈꾸다

필자가 관찰한 김수정 대표의 일상은 ‘힙(hip)’함, ‘갓생(God+生)’ 등의 신조어로도 표현되지 않을 만큼 알차고 특별했다. 한 개의 단어로 설명될 수 없는 다양한 정체성을 전문성 있게 그려나가고 있었다. 어찌 보면 전문성을 앞세운 N잡러에 가까웠다. 하는 일들이 정말 많았고, 매력적이었다.

“새벽에는 1천 평 규모의 밭을 관리합니다. 아직까지 전문적인 농사기술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죠. 내년부터는 농사 규모를 조금 더 키워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창업 고도화를 위해서 농업컨설팅을 적극적으로 받고, 농업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농업분야 전문자격증 취득과정, 농업기업가정신 등), 청년 멘토 커뮤니티(아산나눔재단, 마이크로소프트 협업프로그램 등) 활동, SNS관리, 전문도서 집필 등의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퇴사 이후에는 제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하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있거든요. 궁극적으로 앞으로는 온라인 농촌융복합 사업을 실천하며 우리나라의 농업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김 대표 앞에 펼쳐진 수많은 과업들은 특정 대상에 치우치지 않고 농업교육을 실천해 나가기 위한 제반과정으로 보였다. 필자가 만난 수많은 N잡러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설명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말한다. 김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필자는 그 이유를 ‘직업’이라는 개념을 특정 경제활동 방식 정도로 인식하는 구시대적 고정관념이 우리사회 깊숙이 녹아 있는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의 N잡러들이 이것을 허무는 과정에서 수고로움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설명을 어려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하면 농업교사와 농업인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현재 자신의 포지션은 그 중간쯤 어딘가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업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N잡러로서의 애환이 느껴졌다.

“처음 교단에 서게 됐을 때 가르친 학생들 중에는 어엿한 농업인으로 성장한 친구들이 많아요. 이 친구들이야 말로 농업분야의 진정한 인재들이죠. 지금은 사제지간이라기보다는 농업 분야에서 함께 성장을 꿈꾸는 파트너에 가깝습니다. 사실 다른 산업에 비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 세대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정말 소수죠. 농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목적과 목표의식은 분명한데, 교사이기 때문에 제 역할을 경계 지어야 하는 상황들이 늘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삶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교육전문가 영역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농업교육을 실천해 나가고 있는 김수정 대표는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질보다는 양이다.’라는 저마다의 논리로 교육철학을 어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독창적인 교육철학과 농업 인재양성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바쁘게 살아야 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나면 새롭게 배워나가야 할 세상이 끊임없이 펼쳐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값진 시간이 될 수 있는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질은 양에서 기인되는 측면도 없지 않아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농업 인재 양성도 같은 논리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질 높은 교육을 경험한다면, 더 많은 농업 인재의 탄생도 가능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농업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실행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분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가 전달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예비·선배 농업인 가교 역할
최신 데이터 기반 교육 실천
온라인 농촌융복합 사업 목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실천하는 삶

“시대를 막론하고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는 비결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지난 시간을 잘 기록하고 탐구해서 새롭게 시작될 농사에서는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는 것이 관건인 거죠. 기후변화 때문에 노지 농사에서는 이 과정이 더 중요해졌다고 봅니다. 모든 농업인이 스마트팜을 할 수는 없잖아요. 21세기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끊임없이 온고이지신(※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을 실천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거죠.”

‘꽃수정’이라는 닉네임으로 「꽃수정의 농업공부(https://www.youtube.com/@Agricultureschool)」 채널을 운영하며 농업인으로서 쌓아나가고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디한 농업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김수정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역 내 청년농업인 뿐만 아니라 선배 농업인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교단에 있을 땐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이웃이죠. 저는 지금 제 현재의 위치에서 농업인으로서, 농업교사로서 계속 성장을 위해 지역사회에 더 깊이 녹아들고 싶어요. 동시에 온라인에서 만난 청년(예비)농업인들과의 교류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입니다.”

“청년 농업인들 중에는 특별한 재능과 역량을 보유하고 계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저는 농촌에서의 제 활동들이 이분들의 역량을 잇는데도 어떠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사회시스템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김수정 대표의 사례는 현재보다 더 큰 도약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을 주고 있다. 김 대표의 열정은 농촌과 농업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 더 많은 청년들이 농업에 관심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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