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밑빠진 독에 물붓기
[의료칼럼] 밑빠진 독에 물붓기
  • 승인 2024.06.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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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화 교
김원화 칠곡경북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인들은 좌절감을 느끼고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요약해보자면,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의료 사회에서는 필수 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최근에는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 같은 키워드로 필수 의료 공백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이슈화되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이라는 과감한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은 휴학과 사직을 결정했고, 최근에는 많은 의료진들도 파업을 추진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기대 수익 감소를 우려해 반발한다고 여기지만, 실제 이유는 그들이 필수 의료를 충실히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인들이 바라보는 의대정원 증원은 조선시대 설화인 “콩쥐팥쥐” 이야기에 나오는 대표적인 속담, “밑빠진 독에 물붓기”임을 현장에서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아과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볼 때 2000년과 비교하여 15세 미만 소아의 수는 같은 기간 40%가 감소한 반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수는 3000여 명에서 6000여 명으로 약 2배가량 증가하였다.

그럼 ‘소아과 오프런’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소아 진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료의 대가는 턱없이 적은 반면, 감수해야 할 대가, 즉 소송 위험 및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각자의 삶과 미래에 더 큰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가산금 정책이전에 2023년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초진 진찰료는 17,320원이었다.

정책가산금도 1만원 이하여서 (1살 미만 7000원, 1살 이상 6살 미만3500원) 가산금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1살 이상인 경우는 2만원 남짓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른 동물병원의 초진 진찰료의 평균 비용은 10,840원이고, 이는 정해져 있지 않아, 최저 비용은 3,000원 최고 비용은 75,000원이다.

물론 모든 직업인들이 그렇듯이 수가만으로 진료를 포기하는 의사는 없다.

최근에 많이 불거져 나오는 소송위험은 의료인들의 법적 안전을 위협하는 큰 문제이다.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건수는 연평균 700건이 넘고 이는 영국의 580배에에 달한다.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의료배상 책임보험제도를 통해 의료 분쟁에 대해 국가가 큰 역할을 지원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의료인들의 개인 책임으로 남아 있다.

이렇듯 정부와 의료진 모두가 간절하게 추구하는 필수 의료의 개선은 의료인들이 필수의료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안전한 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점을 먼저 고려해야 가능할 수 있다. 즉, 밑이 빠지지 않은 독이어야 충분히 물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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