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서지원 작가 'La Mar'
[대구갤러리] 서지원 작가 'La Mar'
  • 승인 2024.06.1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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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 작

'터무니없는 일을 당해도 마치 축제에 참가한 것처럼 즐길 것. 미지의 세계와 해양, 인간과 산들을 기대하며 인생을 지켜볼 것. 어느 날 친구가 나에게 네잎클로버와 함께 자신이 읽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의 한 구절을 적어 선물처럼 주었다. 나는 이 문구를 주제로 작업을 시작했다. 나의 작업의 테마는 'La Mar(라마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소설속 노인(산티아고)이 바다를 부를 때 사용하는 단어다. 라마르는 바다를 여성형으로 지칭하는 스페인어인데, 바다를 시련도 주나 풍요도 주는 존재로 보며 어머니를 부르듯 다정하게 부르는 말이다. (이런 점은 반대로 바다를 남성형 표현인 'El Mar (엘마르)' 라고 부르며 이겨야 할 대상, 경쟁상대,투쟁장소로 보는 것과는 다르다) 이는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인생도 불행도 주나 행복도 주기에 우리도 인생을 살아갈 때 소설 속 노인처럼 터무니없는 일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생길지언정 무너지지 않으면서 풍자와 해학을 통해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 상황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작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작업 방식은 마블링 물감과 먹을 사용한다. 종이 위에 물을 웅덩이처럼 고이게 한 뒤, 먹물을 떨어트려 건조시킨다. 그리고 마블링 물감을 사용해 다양하게 우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순간들을 종이 위에 찍고, 그 순간들 중 서로 조화롭고 아름다운 부분들을 선택하여 꼴라주 기법으로 재구성한다. 통제되지 않는 삶 속에서 아름다움과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로 그 문장을 담고 있다. 작품의 구성에 있어서는 동양 산수화 구성을 참고한다. 'La Mar' 작품의 경우, 동양 산수화 중 가운데 중심이 되는 산이 있고 양옆에 보좌를 하는 낮은 산을 넣어, 그 사이 폭포 혹은 시냇물이 흐르는 '화북산수'의 구성방식을 빌려왔다. 가운데 절벽을 넣고 양옆에 파도치는 모습을 보좌하듯이 넣고 푸른 배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바다처럼 보이게끔 시도했다. 도장과 텍스트를 넣은 작품들도 있는데, 동양회화의 도장을 하나의 구성처럼 보고 그 조형적 형태를 새로운 이미를 만들고자 했다. 텍스트 또한 동양회화에서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은데, 회화의 조형적인 구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서의 의미임에 착안해 '노인과바다' 책에서 글귀를 잘라와 꼴라주하는 방식으로 그 작품의 의미를 나타내보고자 했다. 나의 전공이 한국화인 만큼 현대적인 작업을 하는 동시에 동양회화의 특징과 재료들을 잘 사용하고 녹여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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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 작가
※서지원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한국화)를 졸업했다. 대구예술발전소, 비움갤러리 등에서 전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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