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날개 먹거리와 일자리] 미국의 산업강대국 성장 그늘에 노예제도 있었다
[미래의 날개 먹거리와 일자리] 미국의 산업강대국 성장 그늘에 노예제도 있었다
  • 김종현
  • 승인 2024.06.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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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노예제가 생산적이라는 미국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강자 이익 확보 위해 ‘노예제도’
선사시대엔 부채노비·전쟁노비
새로운 용어로 지속적으로 생겨
소유주, 노예를 재산으로 생각
건강·복지 측면에서도 신경 써
백인 하층민보다 나은 삶 살아
현대판노예
현대판 노예는 여전히 국제적인 이슈로 남아있다. 그림 이대영

◇노예제(slavery)는 언제 생겼으며, 이젠 사라졌을까?

노예제는 자연적인 발생이라기보다 약육강식의 사회(society of the fittest)에서 강자가 자기들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제도다. 따라서 새로운 강자가 생겨나는 전쟁, 처벌 혹은 부채 등에서 노예가 생겨났다. 때로는 종족 말살과 같은 정책이나 정치체제에서도 생겨났다. 오늘날도 천부인권 차원에서는 노예제도가 사라진 게 아니라 새로운 용어로 변모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선사시대노예제도는 새로운 농경 생활이 정착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생겨남으로써 부채 노비(debt slave) 혹은 전쟁노비가 생겨났다. 지구상에 노예제도가 생겨난 건, 최초 문명이 출현할 때 BC 3500년까지 소급되는 메소포타미아 수메르(Sumer, Mesopotamia) 때 제도화되었다. 문헌상 기록은 BC 1754년 경 제정된 함무라비 법전(Code of Hammurabi)에 노예제도가 기록되어 있다.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의 고대 세계에는 널리 퍼져 있었다.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는 지중해와 유럽에서 수 세기에 걸쳐 종교전쟁을 벌이는 동안 서로를 포로로 잡아 노예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고조선 팔조법금 속칭 ‘기자팔조법금(箕子八條法禁)’에 기원을 둔 처벌노비(punishment slave)가 시작되었다. 삼국시대는 전쟁노비, 통일 신라시대는 부채노비, 고려시대는 부채노비와 처벌노비가 혼재했다. 조선시대는 양반제도 및 정책에 의해 신분노비(status slave)와 정책노비(policy slave)까지 가세했다. 1886년 2월5일 고종이 노비세습제 폐지를 공포했지만 지속해오다 1894년 갑오개혁 당시 입법기관인 군국기무처에서 결국 폐지 시켰다. 해방 이후 성노예 즉 여자정신대 혹은 종군위안부 처리문제로 한일간에 삐걱거림이 있었다. 지금도 공복 혹은 현대판 노예(modern slavery)라는 말이 있다.

◇천부인권보다 강대국의 경제적 논리가 우세

노예는 생명을 가진 인격체라는 생각보다 i) 전쟁 전리품이었다. ii) 가진 자에게는 말하는 작업 기계(speaking robot)였다. iii) 로마제국 및 근대 식민지제국에까지 국력은 노예(피식민지)의 피에서 나왔다. iv) 대영제국에서는 노예무역에 있어서 고가의 상품이었다. v) 일본제국에서는 한국의 여성을 군인들의 성욕을 해결하는 도구였다. vi) 아직도 노예를 생산수단으로 생각해 생산에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많다.

미국 코넬대학교 역사학 교수이며 저술가인 에드워드 밥티스트(Edward E. Baptist, 1970년생)는 2006년에 쓴 ‘미국 노예 역사의 새로운 연구’라는 저서에서 “식민지경제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업강대국으로 미국이 성장하는 데 (노예제도가) 큰 도움이 되었다. 18세기 말부터 남북전쟁이 시작됐을 때까지 존재했던 목화노예제도는 완전히 현대적인 사업이었으며 이윤 극대화에 혁신적이었다.”고 주장했다.

199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미국 역사경제학자인 로버트 윌리엄 포겔(Robert William Fogel, 1926~ 2013)도 1974년 ‘십자가의 시간 : 미국 흑인 노예 경제학’ 이란 책에서 “노예제도는 노예소유주에게 이익이 된다. 그 이유는 그들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농장생산을 합리적으로 조직했다. 규모의 경제로 보면 노동단위생산량이 남부농장이 북부농장보다 높았다. 노예가 그들이 생산한 소득의 90%를 받았다거나 북부의 자유로운 공장 노동자보다도 더 잘 먹었고 일을 덜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예제도는 정치적으로는 부도덕하기는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생산적이었다. 노예소유주들은 노예를 재산으로 생각했고, 그만큼 건강, 복지 측면에서도 신경을 썼다. 백인 하층민보다 나은 삶을 살았고, 정치적으로 불법화되지 않았다면 노예제는 자연적으로 소멸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현대판노예제는 은닉과 무관심에 일촉즉발 상태

현대판 노예제란? 지난 2011년부터 미국 CNN에서 ‘현대판 노예제도 마무리’라는 구호로 ‘자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구촌을 누비면서 현대판 노예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노예제도는 옛날 일이 아니다.”라고 결론지었다. CNN이 자체적으로 내린 노예제란 “한 개인이 폭력 혹은 폭력의 위협을 바탕으로 다른 개인을 완벽히 통제하고, 경제적으로 착취하며, 대가지불은 고사하고, 벗어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봤다. 과거에는 통념상 받아들였지만 오늘날에는 불법이 통념화가 되었다는 사실 이외는 전혀 달라짐이 없다. 오히려 은닉되고 무관심 속에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포화상태로 일촉즉발 상태가 되었다. 과거는 노예무역 혹은 노예매매라고 했지만, 오늘날은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소년병(child soldiers), 아동 성매매(child prostitution), 아동 강제노동(forced child labor), 강제결혼(forced marriage) 등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본래 모습을 감추거나 무관심하게 덮어버리고 있다.

현대판 노예제의 대명사는 인신매매다. 2000년 11월15일 유엔총회에서 의결된 ‘UN 인신매매 방지 의정서(The UN Protocol against Trafficking in Persons)’에서 용어정의를 보면 “착취를 목적으로 위협 혹은 폭력, 강제, 납치, 사기, 기만, 권력의 남용, 취약한 지위의 이용, 타인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 사람의 동의를 위한 대가지불, 개인을 모집, 이송, 운송, 은닉 또는 인수하는 행위”다

2017년 세계노예지수(World Slavery Index)에 따르면, 대략 4,000만 명이 현대판 노예로 살고 있다. 인신매매를 숨기려고 해 확실한 수치는 잡히지 않는다. 대략 1천만 명이 넘는 어린아이들이 신음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매년 1천500억 달러 정도의 현대판 노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판 노예사건은 자질구레한 건 제외하더라도, 2014년 신안염전 노예사건만으로도 충분히 지구촌에 한국식 현대판 노예제도를 보여줬다. 2014년 3월에 신안군 신의도 소재 염전에 직업소개를 해준다면서 지적장애인을 약취, 유괴해 감금했다. 피해자들을 강제노동에 종사시키는 과정에 i) 섬 주민과 ii) 인근 공무원들까지 합심해 범죄에 가담했거나 은폐한 정황이 드러냈다. 2015년 11월 15일 영국지상파방송이 심층 보도(Unreported World)하여 지구촌에 알렸다.

2016년 7월 신안 ‘새우잡이어선’ 섬 노예사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2018년 장애인 납치 및 불법 노동 사건도 있었다. 2021년 노동 착취사건, 2022년 주한미국대사관의 인신매매사건 조사가 있었다. 이렇게 하여 우리나라는 2023년 국가 수준의 인신매매 방지 2등급 유지 및 정부 처벌강화를 약속했다. 약속이 무색하게도 2023년 ‘주 7일, 월 202만원 염전 구인’ 논란이 이어졌다. 이주노동자들의 노임 문제와 근로자 복지분야에서 일촉즉발 상태에 놓여있다.
 

 
글= 김도상 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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