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질 좋은 한국의료 파탄날까 걱정스럽다
[의료칼럼] 질 좋은 한국의료 파탄날까 걱정스럽다
  • 승인 2024.07.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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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대구시의사회 홍보본부장
정부가 의사가 부족해 필수의료가 무너진다며 의대 정원을 2천명 증원한다고 하니 전공의들은 반발해 사직계를 내고 병원을 이탈한 상태다.

전공의란 전문의가 되기 위해 5년 동안 교육받는 의사로 진료보다는 수련에 매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전문의도 아닌 수련중인 전공의가 사직한다고 병원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정부서는 의료 위기라 하니 아이러니하다. 이는 대학병원 의료진 상당수가 전공의이기 때문이다.

환자는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 중에서도 최고 명의에게 진료받으러 서울대병원에 가는데 막상 서울대병원 의사 중 무려 46%가 전공의이다. 반면 미국 메이요클리닉, 도쿄대 병원 등 해외 유수 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이제서야 정부는 “중증을 담당하는 대형 병원을 지금의 전공의 중심에서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근본적인 구조적 개혁 없이 현 의료체계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팽배하다.

현행법상 전공의는 주 80시간을 넘겨 일할 수 없게 돼 있지만, 현실은 입원실과 응급실을 지키며 야간 당직 포함 24시간 초과 근무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현실에서 전공의 1명을 전문의로 대체하려면 야간 당직 근무시간 포함 전문의를 2~4명을 더 채용해야 하며 지불해야 하는 인건비는 전문의 연봉이 전공의 연봉의 3~4배임을 고려하면 약 6~12배 더 필요하다.

즉 정부 말대로 전문의 위주 병원으로 개편하려면 충분한 재정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부는 필수의료 패키지를 발표하며 의대 증원과 함께 적정 보상도 해줄테니 전공의에게 돌아오라고 한다. 내막을 보면 재원 마련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니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필수의료의 아이콘인 이국종 교수마저 구체적 지원 없이 말만 번지르한 정부의 행태에 실망해 “보건복지부는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 의대생 늘린다고 소아과 하겠나”라고 말한다.

정부는 의대 증원이 의료개혁이라며 국민을 기만한다. 진짜 의료 개혁은 그것이 아니라 외국의 2.5배나 되는 의료 이용을 줄이고, 의사들이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적정 원가를 보상해주어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기영합주의 정치인은 4400만 유권자에게 다른 OECD 국가처럼 병원 덜 가고 건강 보험료 더 내야 한다고 진실을 말하기 싫어한다.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에게 싫은 소리는 하기 싫으니 과학적 근거도 없이 의대 2천명 증원이라는 선심성 정책을 밀어붙히다 의료파탄을 불러왔다.

싸고 좋은 것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의료는 예외였다. 한국 의료는 질 좋고 싼데다 거의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기로 유명했다.

정부가 초래한 의료 위기로 인해 질 좋고 저렴하기까지한 한국 의료가 파탄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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