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책임소재 밝혀져”
尹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책임소재 밝혀져”
  • 이기동
  • 승인 2024.07.0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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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재가
韓 총리 “수사 범위 더 넓어져
거야 특검안 등 단독 강행 처리
정부 거부권 악순환 종결돼야”
미국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순직 해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모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사건을 해병대수사단이 조사해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다시 한번 순직 해병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앞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 경위를 수사해 온 경북경찰청은 전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직권남용·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송치(무혐의)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게 해병대원 특검법안에 대해 두 번째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건의하는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지난 21대 국회 당시 (1차) 특검법안 재의 요구에 대해 “여야 간 합의 또는 정부 수용을 전제로 도입돼야 할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됐고, 내용적으로도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으며,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법안을 국회가 재추진한다면, 문제가 제기된 사항을 수정,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야당은 오히려 위헌성을 한층 더 가중시킨 (2차) 법안을 또다시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특히 “기존의 문제점들에 더해, ‘기한 내 미임명 시 임명 간주 규정’을 추가시켰고, 특검이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형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며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 기간 등도 과도하게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새 법안에는 1차 특검법안보다도 야당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1차 특검법안은 대한변호사협회가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이 이 가운데 2명을 골라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하지만 새 법안은 대한변협의 추천 단계 없이 처음부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특검 후보를 1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대통령은 이 중에서 1명을 골라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3일 내에 하지 않으면 후보 2명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자동 임명된다.

새 법안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뿐 아니라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사령부, 경북지방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의 은폐, 무마, 회유, 사건 조작 등 직무유기·직권남용 등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출국·귀국·사임 과정의 불법행위 등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해, 1차 특검법안보다 수사 범위가 더 넓다.

이 외에도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도 수사할 수 있어 특검이 수사 범위를 계속 확대해갈 수 있고, 특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대상도 모두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는 법안이 돌아오는 대로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재표결 시기는 국회의장이 정한다. 재의결에서 법안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대통령은 법안을 다시 거부할 수 없고 법률로 공포해야 한다. 부결되면 법안은 폐기된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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