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희망이 안 보인다
[데스크칼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희망이 안 보인다
  • 승인 2024.07.09 21: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환 부국장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사한 후보들간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비전은 없고 비방만 난무하다. 당연히 희망은 찾아볼 수 없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당대회를 개최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한다. 현재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상 원외), 그리고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4명이다. 제22대 총선 참패 후 3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새 대표 선출 선거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반영해 쇄신 방향을 논하고 정책과 비전 경쟁을 해야 마땅하다. 또한 새롭게 선출되는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여소야대의 정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하는 막중한 책무가 따른다.

하지만 전당대회 양상을 지켜보면 여권 전체가 총선 참패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되레 출마후보는 물론 친윤과 친한으로 나뉘어진 인사들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선거판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렇다보니 초등학교 반장 선거만도 못하다는 말이 나온다. 누가 담임 선생님(대통령)과 친하고, 잘 지낼 수 있느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다가 이제는 사모님(영부인)까지 등장시키니 말이다.

전당대회가 임박해진 상황에서 불거진,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읽씹(읽고 무시)’했다는 논란을 두고 친윤과 친한간의 갈등양상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다른 당권 주자들과 친윤계는 이번 논란을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과 연계해 “해당 행위”라고 비판하는 등 조리돌림하듯이 일제히 날선 공세를 퍼붙고 있다. 친윤 성향의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연판장을 돌려 한 후보의 사퇴를 촉구할 움직임을 보인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친윤계에선 한 후보를 겨냥한 윤리위 제소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한 후보는 지난 7일 일부 원외 인사들이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추진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가 임박해지면서 판세를 뒤집어보려는 사실상 자해극이나 다름없는 일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문제는 당대표 합동연설회와 TV 토론이 본격화하면서 후보 간 비방전이 더 노골화되고 있다. 실제로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도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와 관련한 후보들간의 진실공방이 벌어져 갈등이 더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처럼 후보들이 당 쇄신 방안이나 비전 제시는 내팽개친 채 ‘배신자’ 프레임에 이어 ‘문자’ 논란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여권 내분의 장으로 전락하게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108명이 모인 소셜미디어 단체대화방에선 “국민께 부끄럽고 당원께 면목 없는 전대 과정”, “이쯤이면 경쟁이 아닌 자해”라는 내용의 글까지 게시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더 뚜렷해지고 있는 당내 친윤·친한의 계파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다음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까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니 누가 당 대표가 되든지 간에 전당대회 이후가 더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만 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정당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겨도 될까라는 의구심마저 들것 같다.

대통령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당권을 놓고 이전투구가 여당에서 벌어지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오는 2027년 3월 차기 대선 등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레임덕’ 없이 국정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은 2년 남짓이다. 더구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권력을 틀어쥔 어려운 상황이다. 당 대표 후보들은 여권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하루빨리 졸렬한 싸움을 멈추고 국민 다수의 공감을 얻는 정책과 비전 제시를 통해 신뢰회복에 매진해야한다.

지금과 같은 진흙탕 싸움의 선거전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정권 재창출은 물 건너 간다. 이번 전당대회가 분열의 씨앗이 될 경우에 공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등록일 : 2023.03.17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