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권수은 극단 큐(Que) 대표, “비전문가도 괜찮아”…함께 즐기는 예술환경 만든다
[나는 청년입니다] 권수은 극단 큐(Que) 대표, “비전문가도 괜찮아”…함께 즐기는 예술환경 만든다
  • 윤덕우
  • 승인 2024.07.0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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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성 요구되는 대형뮤지컬
예술과 경제논리가 만든 방식
‘예술’ 한 데 어울려 즐기는 것
영감 주고 받아 행복해지도록
사람 삶에 가까이 다가가야해
권수은-대표1
권수은 대표(사진 왼쪽)의 공연 모습. 권 대표는 뮤지컬· 연극·오페라 배우 겸 기획·연출가로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전파하고 있다.

◇공연시장 활력은 지방도시의 기회가 될 수 있어

2023년 공연 시장 규모는 영화 시장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시장의 급성장을 주도한 것은 주로 대중음악 콘서트와 뮤지컬이었다. 특히 뮤지컬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3년 총결산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 총매출액은 약 459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공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2%에 달했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표 가격 인상이 극장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반면, 공연 시장은 티켓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관람의 경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등장과 극장에서 내려간 후 IPTV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홀드백’ 기간이 짧아지면서,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할 이유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반면, 공연은 라이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방 도시들도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현장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대구광역시는 시대의 변화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2022년 청년예술인 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함과 동시에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뮤지컬, 연극, 오페라 배우로서, 기획·연출가로서, 예술문화를 전파하는 전문 강사로서 10년 넘게 활동해 온 권수은 대표(큐(Que))에게도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로컬에서는 따로 같이 버티는 힘 필요

공연예술단체 큐(Que)는 연극과 뮤지컬에 국한되지 않고 웹 뮤지컬과 같은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단체이다. 이 단체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시각 예술과 융합하여 미술관에서 공연하는 등 독특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체라고는 하지만 소속된 예술가들은 N명이다. 인력풀에는 30명 이상의 예술가를 보유하고 있으나, 일반적인 채용절차와 계약관계 등으로 엮인 관계는 아니다. 프로젝트 베이스로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저마다의 역량과 지역사회의 역량을 함께 키워 나가고 있는 프리랜서 예술가들의 집합체이다.

“공연예술단체 큐는 혼자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로컬의 예술가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인 저 역시 튼튼한 두 다리로 10년 넘게 버텨내고 있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아티스트이자 기획자인 권수은 대표의 삼십 대는 꿈을 찾아 헤매던 10대, 20대 때 겪은 좌충우돌의 결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입시공부만이 살길이라는 어른들의 조언에 따라 좋아하는 일의 반대 방향에서 목표 없는 노력을 계속했던 10대. 남들보다 늦게 입문한 노래와 춤을 통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전력질주 했던 20대. 그리고 그 시간들을 무기로 버텨내고 있는 30대의 삶은 서른세 살 권수은 대표에겐 또 다른 도전과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로컬의 뮤지컬은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고민해야 시너지 창출 가능

“저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가 그냥 좋았어요. 그런데 10대가 되자 제 춤과 노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해 주시는 분은 아무도 없었어요. 왜냐하면 문화예술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적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꼭 성공을 해야 하는지 늘 되묻고 싶었어요. 그리고 성공이 뭔지도 늘 궁금했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시킬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나간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었죠. 그것도 10대 후반 후반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말이죠.”

권수은 대표는 아티스트로서 지역의 가치를 크게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예술 공간으로서 대구경북이 품고 있는 다양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대 자본이 투자된 대형 뮤지컬이 아니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만한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예술과 경제논리의 선순환구조에서 만들어진 공연방식 중 하나가 대형 뮤지컬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는 스타성이 크게 요구되죠. 그런데 예술을 유명인들만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제가 꿈꾸는 문화예술은 이 분야에 대해 많이 공부한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한데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상황 그 자체예요. 이러한 상황이 많아진다면 새로운 영감을 얻어 자신의 분야에서 다르고 특별하게 성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공연을 보면서 감동을 주고받은 사람들은 삶을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어갈 거라는 믿음도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공연문화는 사는 곳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도록 사람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문화예술이 스며들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권 대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나 가치로움을 빛나게 해 줄 누군가를 만나지 못한 대구경북 지역의 숨겨진 자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지역자원들은 공연예술의 소재로서 다양하게 활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22년에는 직접 무대 공간을 디자인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설치예술을 하시는 지역의 작가님들의 전시장에서 공연을 함께 기획했죠. 이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어떠한 장르이든 지역의 예술가들은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전혀 다른 장르 간의 콜라보가 새로운 지지기반이 될 수 있을지는 미처 몰랐죠. 이때부터 저는 ‘권수은의 30대는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기획하는 기획자 이다’라고 정의하고 진지하게 미래를 그리게 된 것 같아요.”
 

대구·경북 숨겨진 자원 많아
공연 예술 소재로 활용 가능
2020년부터 작품 18건 연출
건강한 예술 생태계 조성 의지
선한 영향력 전파하고 싶어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 유일한 꿈

이십 대 초반이었던 2012년, 대구문화재단 ‘ShowChoir’ 단원으로 데뷔한 권수은 대표는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무대에서 역량을 쌓아 나갔다. 필자가 권수은 대표를 처음 알게 된 건 2021년이었던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방문한 영천의 한 시골마을에서 뮤지컬 배우는 ‘권수은’밖에 모르시던 할머니들의 대화를 듣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세계적인 거장이 찾아와도 뮤지컬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을 법한 할머니들의 대화 속에서 아티스트 권수은은 이미 대스타였다. 영천에서 나고 자란 권대표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지역 어른들에게 친근함으로 다가왔었던 것 같다. 그리고 권대표가 참여한 공연 및 전시에는 동시대를 살아온 지역민들만이 추억할 수 있는 기억들이 녹아 있었기 때문에 그 특별함은 배가 되었었던 것 같다.

“20대 후반이었던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연출·기획 일을 함께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때부터 3년 넘게 꾸준히 공연 및 전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엉뚱한 상상력을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속 나타나주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공연예술은 제가 혼자 잘한다고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에요.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실현 가능한 장르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한계거든요. 저는 예술가들이 이 한계를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돕는 일을 지속하고 싶어요. 어쩌면 아티스트인 제가 무대에 계속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유일한 꿈은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계를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예술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일 또한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권 대표는 지난 3년간 전시와 공연을 콜라보한 <예술산책: 별별사이>, 미디어 음악극 <유산게임>을 비롯하여 지난 18건 이상의 공연을 지역색을 담아 기획·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혼자라고 생각했던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뮤지컬과의 콜라보를 상상하며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졌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는 문화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각자의 장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이러한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건강한 예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제가 지방에서 예술을 하는 이유이자 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권 대표는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멈추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서는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 엮는 일도 자신의 소명인 것 같다고 말이다. 권수은 대표의 활동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한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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