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확연하게 다른 양당의 전당대회
[대구논단] 확연하게 다른 양당의 전당대회
  • 승인 2024.07.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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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박사
우리 정치권의 중심인 거대 양당이 전당대회를 개최하여 새로운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선출하는 일정에 돌입하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분규로 당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여 총선에 임하였으나 참패함에 따라, 비상대책위원장마저 책임을 지고 사임함으로 인해 공석이 된 당 대표를 비롯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전당대회이다. 반면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 대표의 임기 만료와 함께 새로운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이다.

따라서 양당의 전당대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4명의 후보가 당 대표에 경선에 나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1인 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당 대표가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연임이 나섬에 따라 경쟁자가 거의 없어 어떤 방식으로 선출하는 것이 모양새를 갖추는 것인가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4명의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경우는 과연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여당으로서 어떻게 거대 야당의 입법폭주에 대응하면서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여 앞으로 다가올 지방선거 승리와 차기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 모를 지경이라는 것이 세간의 중론이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자기들 편끼리도 못 잡아먹어 난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더라도 제대로 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고,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7·23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가 되어도 국민의힘은 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는 세평이 지배적이다. 언제 분열하고 언제 단합해야 할지를 모르고, 어디까지가 경쟁이고 어디서부터는 자해인지도 분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지난 대선과 총선을 겪으며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구설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에서조차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앞으로의 대야 투쟁과 국민의힘 신뢰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생각해보면 분명해진다. 오히려 이 논란은 앞으로 민주당이 호시탐탐 노리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추진에 있어 정부와 대여공격의 먹잇감만 제공해 줄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당대회 역시 당 대표 후보자들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상대방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앞으로 국민의힘이 나아갈 길이 험난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은 정반대이다.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의 각종 잡음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완전히 1인 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대표는 그동안 당의 관행을 무시하고 연임에 나서고 있다. 그 이유가 작년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묶어 신청된 구속 영장이 구속적부심에서 야당 대표라는 이유로 기각된 점을 고려할 때, 자신에게 닥친 각종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세간의 지적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총선에서 완전히 당권을 장악한 이 대표가 연임에 나섬에 따라 어느 누구도 당 대표 도전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전당대회 흥행에 고심하였다. 즉 1인 독재체제를 싫어하는 국민의 눈을 의식해 당 대표를 어떤 방식으로 선출할 것인가를 고심하였으나 다행히 김두관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최소한 경선의 모습은 갖추게 되었다.

정당의 전당대회는 각 정당으로서는 최고 축제의 장이다. 즉 정당의 주요 구성원들이 모여 당의 정책과 방향성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행사로, 이 자리에서는 주로 새로운 당 대표의 선출, 당의 주요 정책 방향 결정을 비롯하여 당의 운영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한다. 따라서 정당들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의 단합과 결속을 다지며, 당의 비전과 주요 정책을 공개하고 홍보하며, 새로운 지지자 확보를 통한 당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당 대표나 지도부 선출에서는 일반 국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군소정당을 제외한 거대 정당들의 전당대회를 보면 축제의 장이라고 볼 수 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각종 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당권을 쟁취하기 위한 이전투구를 벌이는 꼴사나운 모습과 승자의 편에 서서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차마 보기 힘든 충성 경쟁을 보이는 경우를 자주 보여주고 있다. 심한 경우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이 분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는 두 당의 후보자 모두가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어떤 비전과 정책으로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고, 정당의 가장 주된 목적인 정권쟁취를 이룩하겠다는 소견을 피력하는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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