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감독님 덕에 좋은 성적
주변의 달라진 관심과 반응
원동력 삼아 훈련 더욱 집중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 오를 것”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에서 새 기록들을 쓴 ‘여고생 사수’ 반효진(16)이 재학중인 대구체육고등학교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사격 공기소총 10m에서 대한민국 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획득한 반효진은 12일 재학중인 대구체육고등학교에 등교했다. 반효진은 등교 후 오전 9시께 대구체육고 필승관에서 열린 ‘제33회 파리올림픽 신기록 수립 및 우리나라 100번째 금메달 획득 기념 환영식’에 참석해 재학생과 교직원, 강은희 대구광역시 교육감 등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반효진은 파리 올림픽 메달획득과 관련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16세 10개월 18일(2007년 9월 20일생)에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최연소, 역대 올림픽 여자 사격 최연소 금메달이라는 새 기록들을 세웠다. 또한 지난 2003년 개교한 대구체육고 역사상 최초로 재학 중에 올림픽 메달을 따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번 대회 금메달로 여러 기록을 쓰게 된 반효진은 “메달을 따면서 여러 기록의 주인공이 됐는데, 저의 메달이 한국 하계 올림픽 사상 100번째 금메달이라는 점이 가장 뜻깊다”며 “학교에서 좋은 코치, 감독님들의 지도 하에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대구체육고 역사상 최초로 재학생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점도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초 혼성 종목에서 박하준과 팀을 이뤄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회 직전 파트너가 최대한으로 교체됐고, 전 파트너인 박하준이 금지현과 합을 맞춰 은메달을 따내는 것을 지켜봤다. 이에 아쉬운 마음이 들 수도 있었지만, 반효진은 동료들의 선전을 응원하고, 축하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컨디션 좋은 선수들 위주로 (혼성)팀이 재구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크게 괘념치 않았다”며 “(금)지현 언니의 컨디션이 좋은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뀐 동료 최대한의 실력도 출중해서 신뢰하면서 대회에 나설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파리에서 귀국한 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한 반효진은 파리에서의 영광은 한 켠으로 밀어두고, 눈 앞으로 다가온 전국체육대회 등 다음 스케줄에 맞춰 훈련을 재개한다. 대회 전까지 평범한 고교생이었던 그는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 주변의 반응과 관심에도 부담을 느끼기는 커녕 이를 원동력삼아 더욱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했다.
반효진은 “선수에게 관심이 뒤따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고 감사한 일”이라며 “나는 다른 선수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선수다. 이제 올림픽에서의 영광은 잊고 눈앞에 닥친 시합에만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겐 출전 자체가 목표인 올림픽 무대를 반효진은 10대의 나이로 첫 출전해 금메달까지 따내며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올림픽 연패는 물론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 계속 매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반효진은 “10년 뒤에도 20대인 만큼 오래 선수 생활을 이어가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며 “이제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달려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