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100% (RE 100)
세계 반도체 최대수요처 애플
2030년까지 ‘RE100’ 달성 목표
협력업체에 동참 요구 가능성
우리나라 기업들도 서둘러야
미국의 체스판에 한국은 ‘졸’
美, 국익 위해 한국 이용했지만
중국의 한국 보복에는 모른척
전 대통령 트럼프 “한국, 부자나라
◇재생에너지 확보가 미래 반도체 산업 승패의 관건
최근 일본은 대만과 공조를 통해 기존의 반도체 소재 및 기자재산업의 바탕에다가 구마모토현(熊本縣) 기쿠요마치(菊陽町)에 180조 원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가 제1 공장을 마무리하고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과 공동대응 차원에서 IBM과 2나노 반도체 생산을 위해 라피더스(Rapidus) 프로젝트를 구상해 추진하고 있다. 비교적 산업용수자원, 전기 및 고급인력이 풍부한 홋카이도(北海道)에 라피더스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마이크론(Micron)은 히로시마(廣島)에다가 HBM 공장을 건설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기술거점을 홋카이도(北海道)에 마련하도록 일본 정부는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건, i) 산업용수와 전기, ii) 일본에 매우 우호적이고 관대한 미국의 시장, iii) 아시아의 금융 도시 도쿄 자본시장(Tokyo Capital Market, iv) 세계 1위 파운드리(foundry) TSMC의 기술과 미국의 IBM을 통한 기존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v) 미국과 일본의 국익 차원에선 대중갈등으로 전쟁 위험(war risk)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과 대만에서 벗어나 위험회피(risk hedging)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K-반도체 밸리(K-Semiconductor Valley)”로 화성(華城), 안성(安城), 평택(平澤) 및 용인(龍仁)에 집중·배치하고 있다. 물, 전기, 사람이라는 “반도체 제조의 3대 요소(3 major elements of semiconductor manufacturing)”로 일본과 비교분석할 때에는 가장 큰 문제점은 전력공급이다. 반도체산업은 한마디로 “전기 먹는 하마(hippopotamus eating electricity)”다. 용인 클러스터(Cluster)가 2050년엔 10GW 전력을 소요(所要)하면서 수도권 전체의 25% 정도를 차지할 것이다. 이를 LNG 화력발전소 5개와 강원도(江原道)와 경북도(慶北道)의 석탄 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에서의 전력공급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최고 속도전 산업(speed warfare industry)인 반도체산업 사이 전쟁에서 송전선로(transmission line)를 적시에 구축할 수 있을지가 우리나라의 반도체산업의 성패 관건이다. 친환경·국제시장(eco-friendly international market)의 추세에 따른 ‘재생에너지 100%(RE100)’를 무시해 왔다. 이제는 뜻하지 않았던 치명적인 복병(伏兵)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최대수요처인 애플(Apple)은 2030년까지 RE100 달성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타이완의 TSMC는 2023년 현재 타이완 전체 7.2%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고, 2025년에 12%를 점할 예상이다. RE100에 2050년을 목표연도를 2040년에 달성할 계획이다. 현재 석탄, LNG 및 원자력발전(2025년 완전폐기)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해상풍력발전으로 대체할 복안이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지구촌 대기업의 제품구입에서 RE100을 교역조건으로 제시될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半導體産業)인 삼성과SK 하이닉스도 RE100을 더는 무시하거나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의 “거대한 체스판(Grand Chessboard)” 에 한국이란 졸(Pawn)!
1997년 미국 정치적 전략가(政治的 戰略家)였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 1928~ 2017)가 1997년에 쓴 ‘거대한 체스판(The Grand Chessbord)’이란 국제전략서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진 계기는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를 성주(星州)기지에 설치함으로써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한국은 미국의 거대한 체스판에 바둑 한 알에 불과하다.”고 말한 데에서다. 미국이 자신의 국익을 위해서 한국을 이용했음에도 중국이 한국에 보복한 것에 대해 모르는 척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에 강력한 저항을 미국의 총알받이인 한국에다가 개 잡듯이 들고 팼다. 한국의 특정기업(LG 그룹)을 표적으로 각종 경제보복과 한국의 관광문화에 한한령(限韓令)을 내렸다.
미국의 장기판(將棋板)에 외통수(checkmate)를 한국이 뒤집어쓰도록 했다. 한한령(限韓令)이란 외통수엔 어떤 수를 써서도 공격(죽음)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지금도 처해 있다.
미국은 극동아시아에 대한 외교, 군사, 경제, 문화 등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일본 정부에 정보를 제공하고 자문을 구해 왔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y of information)’을 이용해서 일본은 평상시에도 미국 호랑이의 위협을 등에 업고, 일본의 이득을 챙기는 호가호위(狐假虎威)를 한국에 옛 식민지 지배자로 여전히 갑질을 했다. 특히 6·25전쟁으로 우리나라가 정신도 못차리고 있을 때 일본은 대마도와 독도를 영토화할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를 낚아챘다. 즉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Treaty of San Francisco)’이란 국제조약에다가 일본영토로 못 박고 말았다. 36계 전략상 “불난 집에 도둑질하기”로 아무런 저항조차 받지 않고, 대마도(對馬島)를 너무 싱겁게 챙겼다.
오늘날까지도 미국의 거대한 체스판에 한국이란 하나의 졸(pawn)로 쓸 때는 반드시 일본으로부터 훈수를 받거나 대신 두도록 한다. 심지어 미·일의 합동작품이었던 1997년 외환위기(IMF)와 2019년 반도체 3대 품목 수출규제 등은 일본이 미국의 ‘거대한 체스판(TGC)’에 훈수를 직접 두어 한국을 외통수(checkmate)로 몰았다. 미국은 뒷전에서 점잖게 모르는 척 “손 안 대고 코 풀기(Blowing your nose without using your hands)”를 했다. 이렇게 미국이 일본에 한국을 맡기 건 아마도 1905년 7월 29일 체결했던 태프트·카쓰라 협약(Taft-Katsura agreemen)으로부터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즉 “미국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종주권(宗主權, 식민지 지배)을 확립하는 것이 러일전쟁의 논리적 귀결이고, 극동(極東)지역의 평화에 직접 공헌할 것으로 인정한다.” 는 약조가 그들에겐 지금도 유효하다.
그동안 미국 지도자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살펴보면, 1949년 8월 오웬 래티모어(Owen Lattimore, 1900~ 1989)가 미국 국무성의 위촉을 받아 작성한 남한 정책에 대한 보고서에선 “남한은 미국 이익과 정책에 있어 자산이 아니라 부채가 된다. 오늘 남한의 대한민국 정부가 어느 정도 영속할 것인지도 의문시된다. 따라서 미국은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에 따라 1950년 1월 12일에 미국 방어선에서 한국을 제외시키고자 국무성 장관 딘 애치슨(Dean Acheson, 1893~ 1971)은 미국의 극동아시아 군사적 방어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소위 애치슨 라인(Acheson Line)을 선포했다.
그뿐만 아니라 1962년 존 케네디(John Fitzgerald Kennedy, 1917~ 1963)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펄 벅(Pearl S. Buck, 1892~ 1973) 여사에게 “내 생각에는 동맹관계(同盟關係)라고 미군이 너무 퍼주는데, 그만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해야 할 것 같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요. 우리는 빠져나오고 대신에 옛날처럼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도록 해야 할 것 같소(let Japan take over Korea like in the old days).”라고 했다. 1980년 5·18사건이 발생하고 우리나라 국민이 쿠데타 군부 지도자들에게 순종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들은 어떤 지도자든지 따르는 들쥐와 같다.”고 한국인의 습성을 언급했던 존워컴(John Ewart Alfred Wickham, 1927~ 2017) 사령관의 말을 오늘까지도 우리나라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자주 인용해 왔다.
최근에 와서는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 혹은 대선 후보자)의 복안은 “한국은 부자나라인데 안보 무임승차(free rider)를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 자주적 방어(自主的 防禦)를 위해서 핵무장을 해야 할 것이다.”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글·그림 = 이대영 코리아미래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