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시·군 힘모아 정부 청원 제출 계획
郡 경제발전 발목 잡는 교통망 개선 박차
“주민 숙원 풀어 지방시대 기적 이룰 것”
영양군이 ‘육지속의 섬’이란 오명을 벗어나 희망찬 변화 행복한 영양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속도로 건설과 국도·지방도 확장 등 도로망 구축에 전력투구 중이다.
영양군은 지역만이 가진 특색을 살린 생태관광과 문화적인 발전, 정주여건 개선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지만 처참한 교통망은 오지 중에 오지, ‘육지 속의 섬’이라는 오명을 남겨주고 있다.
주민들의 위한 다양한 정책과 복지 향상으로 삶의 질은 높아졌다지만 4차로 없는 지자체, 고속도로와 철도가 없는 낙후 지역이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결국 남북 9축 고속도로 개통과 지역을 오가는 국도·지방도의 개량이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 군수는 “교통의 편의와 삶의 윤택함은 비례한다. 교통망이 갖춰지면 생존을 위협받는 노령의 환자를 위한 의료공백 해소는 물론 불편한 접근성으로 방문을 꺼렸던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끌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국가의 혈관인 도로망 구축과 빠른 이동은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요소들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로 국가가 지향하는 지역균형개발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국도 31호선·지방도 920호선 도로 확장
무창리~영덕 창수면 잇는 지방도 개통
농어촌 버스 노선·행복택시 운행 확대도
지역민 교통복지·郡 경제 활성화 한몫
지난 6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남북9축 고속도로 추진협의회 정기총회는 도로망이 연결되는 10개 시·군별로 각각 1천명씩 1만명의 서명을 받아 이른바 ‘고속도로 만인소(萬人疏)’ 청원을 정부에 제출할 것을 합의했다.
남북9축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사업 반영 및 예타 면제 등 조기 추진을 위한 동력 확보에 영양군이 제안한 한 수로 경제성의 논리보다 지역 균형 논리로 고속도로 건설계획사업이 추진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담겨있다.
현재 영양군에서는 민간이 주도해 고속도로 추진 서명운동과 더불어 이곳저곳에서 군민들의 염원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북9축 고속도로는 양구~인제~홍천~평창~정선~영월~봉화~영양~청송~영천 등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잇는 309.5㎞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14조8천870억원이 소요된다.
이 사업은 국토종합계획과 고속도로 건설계획 등 관련 국가 계획에는 반영돼 있었다.
그러나 장래 추진으로 분류돼 수십년째 진척이 없이 부진한 상태다.
당초 총 연장 406㎞(강원 양구~부산) 중 1969년 경북 영천에서 부산까지 96.5㎞ 구간을 개통한 이후 309.5㎞가 잔여 구간으로 있다.
1970년 개통된 경부고속도로는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묶으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다.
호남고속도로는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수도권 연결을 통한 호남지역 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또 88고속도로는 영·호남 교류의 시대를 여는 주역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고속도로가 지역개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고속도로가 개발되는 지역마다 경제와 문화, 관광 등 산업전반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이룰 때, 고속도로 없는 강원과 경북은 급속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아직도 오지와 두메산골로 불리는 영양군이 도시민들에게는 정감있게 들릴지 모르지만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낙후지역이자 소멸지역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영양지역 주민들은 “지역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지방시대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오지의 도로 교통망 개선은 필수적인 사안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 남북9축 고속도로가 준공되면 한강의 기적을 이은 지방시대의 기적을 이뤄낼 것이라며 조속한 추진을 기대했다.
◇남북9축 고속도로 추진협의회 결성
2023년 7월31일 정선군 하이원그랜드호텔에서 강원특별자치도와 경상북도를 잇는 남북9축 고속도로의 조기 추진을 위해 10개 시·군 자치단체가 참여한 남북9축고속도로 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강원도 정선·홍천·영월·평창·양구·인제 등 6개 군과 경북도 봉화·영양·청송군, 영천시 4개 시·군 등 총 10개 시·군 자치단체장들은 남북9축 고속도로 건설은 해당지역 발전을 앞당기고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최대 공동현안이라는데 뜻을 모았다.
협의회는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 건설 공동대응 협약서를 채택했다. 또 양구군~경북 영천시를 잇는 남북고속도로 경유 시·군의 상호교류와 지역주의 해소, 공동현안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특히 남북9축 고속도로가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다짐했다.
◇국도·지방도 개선
영양군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을 오가는 국도와 지방도 확장과 선형개량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영양군을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외부와의 연결 도로망 구축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국도 31호선 확장 공사, 지방도 920호선 도로개설 및 도로 확장 공사, 자라목재 터널건설공사 등을 추진했다.
지역 교통의 편의를 위해 영양전통시장에서 산촌문화누림터 간 연계도로와 군도 14건 및 농어촌도로 13건 등 관내 도로망을 구축해 군민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데 나섰다.
주민들의 발인 버스와 행복택시도 확대했다. 군민 교통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농어촌버스 노선을 2개 구간 신설했으며 행복택시의 운행지역을 18개 마을로 확대해 주민편의에 도움을 줬다.
◇영양 무창리~영덕군 창수면 지방도 개통
지난해 11월, 지방도 918호선 내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에서 영덕군 창수면 창수리를 연결하는 총연장 2.42㎞ 구간(터널 연장 1.05㎞)이 전면 개통됐다. 경북도가 2018년 4월 자라목재 터널 건설공사에 착공, 지난해까지 5년간 총 340억원을 투입해 개통한 것.
해당 구간이 뚫리면서 북부지역의 대표 교통오지인 영양군과 영덕군을 연결하는 해발 700m의 지방도 918호선 내 자라목재 고갯길을 이용하는 내륙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됐다.
지방도 918호선 내 자라목재 고갯길은 겨울철 눈으로 인해 교통이 자주 끊기고 사고가 잦아 영양~영덕 지역 간 교류의 장애로 남아 있던 구간이다.
군은 이를 통해 영양과 영덕 두 지역 간 교류 확대는 물론 겨울철 교통사고 예방에도 기여하고 특히 지역 균형개발 촉진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지역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한 곳을 어디든지 하루빨리 해결해 교통복지를 향상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춘기자 nan9056@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