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새 지도 그리는 이철우 도지사에 듣다 “APEC 정상회의 통해 한국문화의 정수 세계에 알릴 것”
경북의 새 지도 그리는 이철우 도지사에 듣다 “APEC 정상회의 통해 한국문화의 정수 세계에 알릴 것”
  • 김상만
  • 승인 2024.09.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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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남녀 자연스런 만남 지원
40% 이상 매칭 성공률 기록
청년들 월세·전세 이자 지원
내년 도내 전역서 ‘안전 돌봄’
저출생 전쟁서 추세 반전 각오
道-경주시 APEC 준비단 가동
국제행사에 적합한 품격 준비
2026년까지 10조 ‘투자펀드’
‘4차산업 시대’ 부가가치 창출
이철우-경북도지사인터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모든 도정의 최우선 목표점은 도민의 행복한 삶을 견인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혁신하고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의 미래를 위해 모든 공직자들이 한번 더 생각하고, 한발 더 일찍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사고와 행동의 경북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도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이 지사는 2024년 들어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하고 ‘아이키우기 좋은’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경북의 위상을 더 높일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해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본지 창간일을 맞아 경북의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는 이 지사를 만났다.

-경북이 앞장서서 저출생 극복 선도모델을 만들고 있는데,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뭔가.

△저출생 문제의 근본 원인은 너도나도 수도로 몰리는 수도권 집중화와 늦은 사회 진출과 비정상적인 경쟁을 유발하는 교육 제도에 있다. 저출생은 국가 구조 틀의 변화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외하고라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

몇 가지를 고르자면 우선 청춘 남녀의 절반 이상이 미혼인 상황에서 이들을 만나게 해주는 일이다. 한 인식조사 결과 10명 중 8명이 ‘좋은 상대가 없어 미혼’이라고 답한 점과 도내 90년대생 남녀 출생성비가 130대 100이란 심각한 성비 불균형인 상황도 충분히 고려했다.

청춘동아리, 솔로마을 등 자연스런 만남을 지원하는 매칭 프로그램을 빠르게 진행했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1기 청춘동아리는 44%(25쌍 중 11쌍), 솔로마을은 46%(13쌍 중 6쌍)의 매칭률을 보였다. 만남 이후 결혼의 가장 큰 벽은 ‘주거’로 청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주거 대책으로, 이자 지원을 꼽았다.

경북도는 월세와 전세 이자를 지원해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시군 곳곳에 700호의 매입임대주택과 도청 신도시에 돌봄 특화 공공임대 주택 756호를 지으며 공공 인프라 공급도 확대키로 했다.

결혼 후 출산을 주저하는 데는 ‘돌봄’이 큰 걱정거리였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을 개인의 부담과 희생으로 둘 것이 아니라 나라가 책임지고 키워야 한다.

경북이 디자인한 공동체돌봄인 ‘K-보듬’을 통해 온 동네가 함께 아이를 돌봐야 한다.

내 집 가까이, 아파트 1층에서 안전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5개 시군, 42개소에 시범 운영 후 내년 도내 전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특히 경북도가 제안해 정부 대책에 담긴 ‘융합 돌봄 특구(돌봄규제자유특구)’가 중요하다. 단 이런 국가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으로의 광범위한 권한과 재량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출생과 전쟁을 이끌며 가장 선봉에 있는 경북도가 테스트베드를 자처하고 나섰다. 절박함으로 저출생 전쟁에 사활을 건 경북에서 추세 반전이 되도록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다.

-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유치했다. 준비상황과 중요한 과제는.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는 50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열망과 국민의 뜨거운 성원으로 함께 이뤄낸 결실이다.

국민들은 인구 25만명의 소도시에서도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꿈과 경주가 다시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꿈을 응원해 주셨다.

이제 성공적인 개최로 보답할 차례다.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놀라운 경제발전상과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경주 주변으로 포항과 구미, 울산, 창원까지 이어지는 산업도시는 전자, 자동차, 기계, 제철 등 대한민국 산업화 신화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특히 경주는 신라 천년고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이자 한반도 문화유산의 보고로 대한민국 5천년 역사를 세계 속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문화의 정수를 전 세계에 알리고 다시 한번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도약할 기회를 만들도록 준비하겠다.

경북도는 경주시와 APEC 정상회의 준비지원TF단을 구성해 7월8일부터 경주에서 합동 근무에 들어갔다. 9월에는 행정안전부 승인 후 정식 조직으로 APEC 준비단이 공식 출범한다.

APEC 정상회의는 21개 국가정상들이 경주에 방문하기 때문에 대형 국제행사에 적합한 품격을 갖춘 도시환경 조성이 제일 시급하다.

우선 제1·2차 정상회의장으로 지정된 HICO(경주화백컨벤션센터)의 시설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취재기자단 편의시설과 국제 방송 통신장비로 구축된 국제미디어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보문단지 내 주요 호텔과 리조트의 정상용 스위트룸(PRS) 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국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 종사자들의 숙박과 의전 서비스 교육, 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매머드급 대형 국제행사인 만큼 세계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역대 가장 성공적인 개최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민간투자 활성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성과와 향후 계획은.

△올해 도정운영 방향의 한 축은 민간투자 활성화다. ‘투자펀드’를 새로운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민간과 공공이 함께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 2026년까지 10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앙정부가 새로운 정책 모델로 도입한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활용하고 자체 펀드인 ‘경북 민간투자 활성화 펀드’도 1천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펀드 프로젝트는 공공의 마중물 자금에 민간의 투자금을 더하고 부족한 사업비는 금융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민간자본만으로 추진하기에는 사업성이 부족한 부분을 공익이 요구되는 부분에 재정사업을 추가로 투입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호텔 운영을 예로 들면 공공에서 워케이션센터로 지정해 매년 일정 기간을 사용해 준다면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져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지역활성화투자펀드 1호 프로젝트로 ‘구미 국가산단 근로자 임대주택 사업’을 출범시켰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40년 이상 된 아파트에 기업 임직원들이 거주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500실 규모의 최신식 오피스텔을 건립한다.

당초 150억원 수준으로 계획된 사업을 정책 펀드와 결합해 1천239억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중점적으로 투자할 4대 분야는 문화관광, 의료복지, 농산업, 산업인프라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문화와 관광이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이 될 것이고 특히 2030년 공항시대가 본격화되면 물류·서비스업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머무르고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군마다 특색있는 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민간과 협력해 가고 있다. 포항, 영덕, 울진 등 국·공유지에 오션뷰 고급 호텔을 건립해 동해안을 휴양벨트로 만들고,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산림휴양리조트 조성, 대도시권 비즈니스호텔 등을 추진한다.

지난 5월 서울 여의도에서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금융사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열었다. 경북의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 방향과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소개하였는데 참여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민간투자 활성화를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 7월 조직을 개편해 ‘민자활성화과’를 신설했다. 자금 확보를 위해 자체 펀드인 ‘경북 민간투자활성화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도 정책목표를 내세우며 도민의 ‘행복’을 줄곧 강조했다. 어떤 의미인지.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저출생, 고령화, 지방소멸로 신음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한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하는데 위기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모든 원인은 수도권 집중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국토의 12%밖에 안 되는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고 교육과 일자리가 몰려있다.

청년들은 서울로 향했고 높은 집값과 교육비에 허덕이며 아이 낳는 것은 물론 결혼까지도 포기하는 실정이다.

반면 지방은 고령화로 생기를 잃고 소멸마저 걱정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국가 운영의 패러다임을 확 바꿔야 한다. 지방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대한민국 어디에 살더라도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국가도 존립할 수 있고 지방도 살아날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간은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고 먹고·놀고·즐기며 아이 낳고 기르는 게 ‘행복’이 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유목민이 아닌 지방 정주시대 실현을 위한 정책들을 더욱 발굴하고 실행해 창의적인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

공공이 확실히 책임지는 지역 의료, 교육 혁신, 일자리 창출 등으로 살기 좋고 행복한 지방시대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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