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양측 ‘공동의 적’으로
‘前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 구성
일각 “갈등 소화, 일시적” 전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개월 만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 민주당 내부 결집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에 자연스레 이목이 쏠렸다.
이 대표는 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배우자 권양숙 여사를 만난 후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을 찾았다.
지난달 이 대표의 대표직 연임 직후 계획됐던 방문이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한 차례 연기되는 사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국의 주요 이슈로 자리 잡았다.
역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사이 오래된 갈등이 완화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왔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친문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아킬레스건이었지만 검찰이 양측의 공동의 적이 되자 되레 등을 모아 결집하게 된 모양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떠오르자마자 ‘전(前)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를 구성해 당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9일 첫 회의를 앞둔 대책위에는 친명계 좌장 격인 3선의 김영진 의원이 위원장으로, 친문계 황희·윤건영·김영배 의원과 친명계 한민수·박지혜 의원 등 10여 명이 참여한다.
또한 그는 최근 일부 강성 지지층이 문 전 대통령 탈당 요구 집회를 예고하자 당 대변인을 통해 우려를 표하면서 결집 시그널을 직접 보내기도 했다.
이는 야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동시에 내부 분란까지 잠재우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갈등 소화의 분위기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새어 나온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양측 간 골이 워낙 깊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강병원, 박광온, 박용진 전 의원 등이 주축인 ‘초일회’와 이 대표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활동 재개까지 얽히면서 비명계의 세력 결집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김도하기자 formatow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