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겨웠던 지난날,
금호강 벤치에 앉아 낡은 시집을 펼쳤다
신경림의 ‘갈대’였다, 내 마음도 따라서 흔들렸다
그 시인이 떠났다는 소식이 강물처럼
또 내 감정을 적셨다
강변의 갈대는 흔들리며 살아있었던 거다
금호강 물소리가 갈대의 목소리를 전해왔다
“너도 살아야 한다고.”
이제 시인 신경림이 가고 없더라도
내 삶은 시집이 되어
강물을 따라 흐르리라
◇전기웅= 2016년 계간 ‘서정문학’으로 등단. 대구문인협회, 형상시학회 회원. 시집 「촛대 바위」,와 근작 시집 「바이크, 불멸의 사랑」이 있음.
<해설> 전기웅 시인의 시집 『 바이크, 불멸의 사랑』 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죽음을 생각하다가 우연히 신경림 시인의 시집을 만나게 되어 그날 이후 시를 생에 희망 열쇠라고 생각하고 혼신 다해, 시를 쓰는 시인의 고백 중 하나가 이 시이다. 이번에 세상에 나오는 시집 속의 시들은 현재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여러 생활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그려놓고 있다. 소외되고 버려진 물건들을 수리 보수하기도 해서 새벽 번개시장을 통해 팔기도 하는 시인은, 노점의 시인이기도 하면서 시와 오토바이(바이크)를 사랑하는 독특한 일상의 장면들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 안 가본 새로운 길을 독자들에게 낮고 겸손한 자세로 알려주고 있는 시인이다.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