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최악인데 정치 싸움만…여야 모두 싫다”
“민생 최악인데 정치 싸움만…여야 모두 싫다”
  • 이기동
  • 승인 2024.09.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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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의원들이 전하는 추석 민심
“IMF·코로나 때보다 어려운데
특검·탄핵으로 날새는 줄 몰라
야당도 문제지만 여권도 무능”
“의대 증원 문제 너무 오래 끌어
적극적인 해결 노력 보여달라”
“이재명 사건 빨리 처리” 주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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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에서 귀경열차에 오른 가족이 배웅 나온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22대 국회가 민생은 외면한 채 정쟁에만 몰두하면서 역대 최악의 ‘난장판 국회’라는 비난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럼에도 거대 양당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겨달라는 국민들의 바램을 무시하고, 추석이 끝나자마자 쟁점 법안을 두고 지루한 공방을 이어갈 태세다.

특히 추석 민심을 두고 여당은 “민생을 위한 국회를 만들어도 부족한 마당에, 야당은 또다시 정쟁 국회를 준비하고 있다”(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고 비판했고, 야당은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해 심리적 정권교체가 시작된 초입국면”(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라고 주장하며 경기 침체와 정국 혼란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구경북(TK)지역민의 추석 ‘밥상 민심’ 최대 화두는 ‘민생’과 ‘의대 정원’, ‘특검·탄핵’ 등이었다. 특히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네 탓 내 탓’만 하면서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 의 행태에 TK지역을 방문한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주만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추석 연휴 기간 지역구를 둘러본 주호영 국회 부의장(6선·수성갑)은 본지 통화에서 “반 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의료개혁(의대 정원)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는 주문과 함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왜 못잡아 넣고 이러고 앉았노?”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4선, 서구)은 “의료공백 사태에 대해 미복귀 전공의들, 특히 정부 대응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소상공 자영업자들의 내수부진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했다.

윤재옥(4선·달서을) 의원은 “먹고 살기 어려운데 정치권은 특검·탄핵으로 날새는지 모른다. 정신좀 차려라”라는 질책을, 강대식(재선, 동구을)의원은 “당정 간 이견은 줄이고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빨리 빨리 정책을 펴달라”는 요구와 “이재명 사건 빨리 처리해라” 등의 주문이 잇따랐다고 말했다.

송언석(3선, 김천)의원은 “민생 이슈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김천의 경우 샤인머스켓 가격 폭락에 따른 영향 등), 정치 이슈로는 이재명 구속 얘기가 제일 많았다”며 “의료대란 이슈는 체감하기 어려웠지만, 의사 수 확대 등 의료개혁 문제는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정재(3선, 포항 북구)의원은 “폭염과 경기침체로 재래시장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정치 잘해서 국민들 마음 좀 편안하게 해달라”는 말도 많았다고 했다.

김승수(재선, 북구을) 의원은 “체감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빈 점포가 자꾸 늘고 골목상권이 다 죽어간다는 하소연이 다수였다”며 “의사 증원 문제도 너무 오래 끌고 있어 가족이 아플까봐 걱정이 된다는 우려와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보여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핵심 지지층조차 실망이 크고 기대와 지지를 접었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은석(초선, 동구갑) 의원은 “너무 장사가 안된다, 제발 경제 좀 살려달라”는 상인들의 하소연과 함께 “민주당의 억지주장에는 국민의힘이 제대로 대응해라”는 당부가 많았다고 했다.

특히 권영진(재선, 달서병) 의원은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삶은 IMF나 코로나 때 보다 더 어렵다”며 “그런데도 정치권은 민생은 돌보지 않고 정치 싸움만 하고 있다. 여야 모두 꼴 보기 싫다”는 질책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또 “특검이다 탄핵이다 하면서 사사건건 발목잡는 야당도 문제지만 정부 여당이 너무 못하는 것 같다”는 지적에 이어 “야당을 상대하는데는 너무 무기력하고 민생 경제를 챙기는데는 너무 무능한 것 같다. 거야를 상대로 힘을 합쳐도 안될 판에 당정이 갈등하고 내부 총질이나 하는 모습 때문에 지지자들 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의정갈등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당부와 “의대 증원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하는 방식이 너무 급하고 경직돼 있다. 2천명이라는 숫자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못마땅해도 의사들과 대화하고 설득하면서 좀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 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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