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어둠 속 환하게 빛나는 반딧불이…지상의 별을 마주하다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어둠 속 환하게 빛나는 반딧불이…지상의 별을 마주하다
  • 채영택
  • 승인 2024.09.19 21: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염과 함께한 여름 이야기
무주반딧불 축제
어둠 속 한 두마리 보이더니
이내 수십마리 반딧불이 등장
관광객 모두 탄성·감동의 시간
사진1
대구도시농부의 텃밭에서 자라는 수박. 마스크에 수박을 담은 아이디어가 예술품처럼 보인다.
 
사진2
대구도시농업시민협의회의 김성수 대표(가운데)가 도시농부들의 텃밭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행복을 위한 축제 이야기

무주반딧불 축제에 다녀왔다. 1997년에 시작하여 벌써 28회나 되었단다. 세월이 참 빠르다. 생태관광 박사학위 논문에 사용할 설문지를 위해 2002년 반딧불 축제에 다녀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여 년 지났다.

올해 축제는 9일간 열렸는데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였다. 반딧불이라는 단일 곤충을 주제로 하여 오랫동안 해온 축제라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축제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전북지사, 국회의원, 교육감부터 군의회의장까지 총출동하여 인사하였다. 무주반딧불축제가 24억원의 예산을 들인 무주군의 대표축제이고 사람들이 많이 오니 그렇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내가 본 20년 전과 수년 전 갔을 때는 반딧불이가 많지 않았다. 올해는 어떻는가 싶어 반딧불이 신비탐사에 참여한 한국관광공사 본부장을 지낸 서울에서 온 방문객에게 물어보니 9월 1일에 15마리를 보았단다. 며칠 뒤 대구에서 3번이니 간 후배의 아는 사람은 40마리 정도 보았단다. 무주 반딧불축제는 오랜 기간 동안 지역농산물과 생태관광을 접목한 성공 사례 중 하나로 의미가 있다.

5년 전에 우포늪에서 반딧불이를 200 마리 이상을 보았다. 하나하나 세어가면서 보았는데 200마리까지는 같이 간 해설사분과 같이 헤아렸다. 우포늪 생태해설사와 함께 우포늪생태관 밑의 우포늪 입구부터 대대제방으로 가며 직접 세어보아 그 기억이 새롭다.

작년의 반딧불이와 별자리 체험 축제에서는 대대제방의 자전거 길 끝나는 쪽에서부터 생태관 방향으로 약 300 미터 정도 걸어갔다. 처음에 한 마리가, 다음에 두 마리가 보이니 참가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반딧불이 30여 마리와 별자리들을 보았다. 도심의 환한 불빛에 익숙한 사람들은 어둠에서 잔뜩 겁먹은 얼굴로 긴장하다가 탄성과 감동의 시간이 이어졌다.

반딧불이를 본 후 별자리 보기 경력이 30여 년이나 된 전재하 전문가가 우포늪의 대대제방에서 별자리 보기 체험을 안내했다. 천체 망원경 없이 별자리 앱을 보여주면서 별쪽으로 휴대폰을 올리니 선명하게 별들이 보였다. 너무도 신기하고 멋졌다. 행사가 끝난 뒤 많은 참여자들이 반딧불이를 또 보고 싶다고, 내년에 또 오고 싶다고 하였다.

올해는 좀 더 크게 많은 시간을 갖고 하게 되었다. 서울에 있는 친구 김태준이가 동기들을 대표하여 현수막 비용을 보내왔다. 9월 7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인 9월 8일 아침까지의 1박2일로 계획했다. 7일의 오후 4시부터 5시까지의 한 시간은 함께하는 방문객의 시간으로. 서로 인사를 하면서 생태와 함께 해온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했다. 순천시에서 전영국 흑두루미 창작자이자 춤꾼, 김성수 대구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 오승건 입문학 창시자. 노거수 전문가인 임종택 박사와 지인들, 어린 장애자들의 생태적 삶을 위해 학교를 운영하시는 정옥남 이사장님, 전재하 별과 비움 전문가 부부, 박종권 차 전문가 그리고 나의 생태춤 등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한 분야에서 최소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가들이다. 그러니 어찌 자신만의 내공이 없겠는가.

식사 후 저녁 6시부터는 반딧불이가 나오는 대대제방으로 가서 우포에 대해 소개하고 걷는다. 저녁 7시 넘어 반딧불이와 별자리를 보는 프로그램이다

밤의 멋진 시간을 보낸 다음 날 새벽에는 우포늪 명소 걷기, 아침 식사 후 조선시대 만들어진 주매리 마을의 관호재와 우포 관련한 호를 가진 진사인 노호은공 비석 등 마을의 우포 흔적 알기 체험, 산토끼노래학교가 만들어진 이방초등학교와 1만평 성씨 고가, 그리고 소설 ‘성춘향이와 이도령’의 이몽룡 아버지 집인 부용정 등도 방문하는 계획을 했다.

문제가 생겼다. 9월 6일, 7일, 그리고 8일의 3일간에 걸쳐 비가 계속 왔다. 6일에 통영에 갔다가 오는 길에 폭우를 만나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3일간 옴을 알게 되었다. 저녁에 올해는 날씨 관계로 못한다고 연락을 했다. 준비된 현수막, 팜플렛 그리고 빌린 2개의 방도 취소했다. 방값은 주인이 친절해서 전액 환불을 받았다.

며칠 지난 9월 10일에 심재헌 박사가 경북 영양반딧불이생태공원의 김경호 박사를 소개해줘 반딧불이에 대해 배웠다. 창녕 우포늪은 무주나 영양보다 더 남쪽이라 두 곳 보다 더 늦게 반딧불이가 나타난단다. 반딧불이가 나타나는 시간은 저녁 7시 30분에서 저녁 8시 30분의 1시간인데,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10분까지의 40분이 반딧불이를 확실히 볼 수 있는 중요한 골든타임이라 하였다. 수십 년 경력의 반딧불이 전문가만이 알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정보였다.

반딧불이 숫자에 민감한 나에게 오승건 입문학 창시자가 멋진 말을 했다. “숫자가 많던 적던 문제가 아니다. 적으면 적은 대로 보고 그 의미를 생각하면 되지 않겠냐고” 그렇다. 숫자보다는 자연과 함께함에 가치와 의미를 두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자연은 누구도 차별 않고 안아준다. 태양도 바람도 우리와 함께한다. 자연에 감사하며 같이 함께 행복해하며 멋진 우포행복축제를 만들어 가고 싶다.

도시농부 춤
농부들 동작 40여개 분석 후
춤으로 만들어 사람들에 발표
건강과 즐거움 ‘두토끼’ 잡아

◇도시농부의 춤

도시농업을 하는 시민들의 모임인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의 김충기 공동대표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전경희 교육팀장 등 일행이 대구에 온다고 하여 만났다. 작년에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만든 텃밭 활동지를 보면서 감탄하였기에 꼭 만나보고 싶었다. 텃밭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담은 책이었는데 멋져서 전 팀장에게 도서출판박람회에 출품하기를 제안하니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였다. 한국에서만 보여주기 아까우니 주요 부분이라도 영문판으로 요약본을 만들기를 제안했다. 국내 박람회에서는 도시농부들의 활동이 담긴 영상과 춤 보여주기를 권했다.

손님들과 함께 대구도시농업시민협의회 김성수 대표와 회원들이 운영하는 멋진 도시농업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감탄하였다. 작은 수박이 마스크 위에 올라와 있는 장면을 보고는 와우 하고 감탄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누가 했는지는 모르나 예술작품이었다.

대구도시농업시민협의회 회원들의 마지막 텃밭에서 춤인사, 감동의 소리 지르기, 나무춤 등의 셍태춤을 일행에게 보여주고 즐겁게 같이 춤을 추었다. 인터뷰를 마친 김충기 대표가 생태춤도 좋지만, 전국에 50여 도시농부 단체가 있다며 도시농부 춤 개발을 요청했다. 재미있을 것 같아 그러자고 했다.

도시농부 전국대회는 동지인 12월 20일경에 열린다. 동지 즈음에 도시농부들의 일이 끝나서 겨울에 한다. 그날 모여서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발표 등을 하면서 동지애를 불태운다. 영광스럽게도 전국대회에서 도시농부 춤을 발표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도시농부 일행을 만나 다음날에 도시농부의 농사 활동을 분석했다. 농사짓기 전 활동, 농사짓기 그리고 농사 후의 활동으로 크게 나누어 분석되었고, 동작들을 적어보니 40여 개나 되었다. 어느 모임에 가니 참 먹는 것도 있다며 조언을 해주었다.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주는 춤은 가까이에 있다. 나의 일상을 적어보고 느린 동작으로 하다가 빠르게 해보자. 나도 여러분도 창시자가 될 수 있다.

 

노용호<한국생태관광연구원장·경영학박사>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등록일 : 2023.03.17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